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딱 맞아떨어지는 직업을 찾길 원한다. 그러한 고민은 구직자들 앞에 서야 했던 직업상담 초창기의 나의 고민이기도 했다. 내담자들이 찾아와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그런 직업을 찾고 싶어 하는데 그런 직업을 찾아주지 못하는 내가 무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적성과 흥미에 딱 맞아떨어지는 직업을 찾아주는 검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바람으로 다양한 진로, 직업, 성격검사들을 배웠다. 그렇게 오랫동안 다양한 검사를 공부하면서 느꼈던 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완벽한 검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만약 완벽한 검사가 존재한다면 오히려 잿빛 미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검사로 인간의 운명을 정하고 인간의 자유의지마저 꺾어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릴 때 꿈이 있던 친구들도 현실의 벽에 부딪혀 절망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대, 사관생도, 교사, 의사, 변호사나 판검사가 되고 싶었으나 성적이나 여러 조건들이 부족해 절망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그런데 정말 자신이 꿈꾸는 직업을 가지지 못했기에 우리는 그 일을 할 수 없는 것일까? 물론 일의 외양만 보면 우리가 꿈꾸던 직업을 가지지 못할 수도 있다. 의대를 졸업해 의사가 되어야만 의료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의 속성을 이해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나 자신이 꿈꾸는 일을 하고 싶다면 왜 그 일을 하고 싶은지 먼저 그 이유부터 찾아봐야 한다.
왜 의사가 되고 싶은지, 왜 교사가 되고 싶은 지, 왜 경찰이 되고 싶은지, 왜 공무원이 되고 싶은지 자신의 욕구와 욕망을 들여다봐야 한다.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 아플 때 병원에서 친절하게 대해준 의사 선생님이 고마웠다, 멋져 보였다, 아픈 사람을 치 유해주고 싶었다, 사람들에게 건강을 지키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돈을 많이 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등등’의 근본적 동기부터 찾아봐야 한다. 그런 다음 그 일을 수행할 다른 방법은 없는지 찾아봐야 한다. 만일 아픈 사람을 치유하고, 건강을 지키도록 도와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면 아 픈 사람을 치유할 다른 방법을 모색해보는 것이다. 아픈 사람을 직접적으로, 즉시 치료할 수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에게 적절한 운동치료법을 제시한다든지, 음식으로 식단조절을 해준다든지, 마음 프로그램으로 정신건강을 회복하도록 도와준다든지 하는 방법들이 있겠다.
예를 들어 현대인들은 손목, 허리, 어깨, 목 등의 근육통증을 많이 호소하는데 이런 통증들을 미리 예방해서 수술까지 가는 문제상황이 벌어 지지 않도록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그런 행위를 통칭해서 ‘예방의학’이라고 한다. 실제로도 예방의학은 한 개인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도 크게 도 움이 될 뿐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도 매우 유용한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내 이야기를 해보자면 나의 어린 시절의 꿈은 가수였는데 다시 태어 난다면 꼭 가수가 되고 싶을 정도다. 좀 오버스럽게 말하자면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팔아서라도 바꾸고 싶은 재능이다. 그 정도로 간절히 원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가수를 할 실력과 적성이 없다는 점이다. 음치에 박치에 몸치다. 그러니 지금 상황으로는 아무리 내가 열심히 노력하고 간절히 원하고 바란다고 해서 이뤄질 수 있는 꿈이 아니다.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도 꿈꾸는 직업을 가지지 못하거나 그 분야에서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나 같은 경우에는 노래를 좋아하긴 했지만 가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속에는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다,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존경을 받는다,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완벽하게 몰입해서 노래 부르 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게 생각되었다’ 등의 이유가 있었다. 그러다 강의를 하면서부터 강사라는 직업 역시도 가수와 비슷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사라는 직업의 속성은 앞서 말한 가수가 되고 싶은 이유 와도 거의 비슷하지 않은가. 물론 강사로서의 역량이 부족한 점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가수처럼 완전히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었기에 성실하고 꾸준한 자세로 강사로서의 역량을 채워나갈 수 있었다.
그런 식으로 여러분들도 여러분의 꿈인 교사, 판검사, 경찰, 모델, 배우, 연예인 등의 직업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적용해볼 수 있겠다.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Q 보수가 적더라도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은 무엇인가?
Q 만약 어떤 제약 조건에도 상관없이 할 수만 있다면 꼭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