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교육은 인문중심, 학문중심의 입시제도와 입시 교육 풍토가 만연되어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고, 대학 진학 이외의 방법으로 인생의 진로를 개척하는 것은 실패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풍토는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는 시기를 늦추게 하고, 재교육 비용을 증가시키며,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아지게 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또한, 역사적 전통으로 보아 사회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에 대한 인식문제가 있다. 즉 인문교양교육과 실제적 직업기술 교육의 대립적 구조는 고대사회 이래의 사회구조인 지배계급으로서 귀족과 피지배계급으로서 생산자 집단 간의 대립적 구조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많은 나라들이 형식적으로는 민주제도를 받아들이고 있지만, 귀족적 신분사회의 구조를 반영하는 교육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업교육과 직업훈련 등은 서민층 자녀들에게 특정한 기능을 숙달시켜 취업하게 하는 교육으로 인식되고 있다.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의 학문적 정립을 통한 새로운 패러다임은 어떠한가? 학문으로서의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이란 산업 및 직업에 관련된 원리와 방법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을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학문적 기초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의 일반적 토대는 철학, 심리학, 사회학, 교육학, 경제학 등의 순수학문으로부터 가져오고, 전문적인 내용은 농학, 경영학, 가정학, 보건학, 기술학 등의 응용학문으로부터 가져온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에 대한 학문적 체계화가 미진하였던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주된 이유는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이 시대적으로 산업 및 직업의 필요에 의하여 이루어지다보니 학문적 발전에 큰 관심을 갖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의 분야가 전통적으로 내용 영역인 산업분야(예, 공업분야, 경영분야, 기술분야, 농업분야 등) 중심의 연구가 이루어져왔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효율적인 인력개발을 위해서는 학문적 기초를 다진 후에,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여기서는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의 일반적 토대인 철학, 심리학, 사회학, 교육학, 경제학 관점에서 어떠한 논점을 지니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철학적 관점이다.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의 철학적 기저는 지식론을 중심으로 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와 존재론을 중심으로 한 “어떻게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와 가치론을 중심으로한 “어떠한 의의를 지니고 있는가“ 관점에서 논의될 수 있다. 지식론 중심의 내재적 문제인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사회변화에 따라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초점을 두고 어떤 기본개념과 기능을 가르쳐야 하고, 교양교육을 접목한 전문교육을 가르쳐야 하며, 일부 소수만을 위한 교육에서 탈피하여, 다수의 대중을 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실천과학적인 지식을 습득하여 새로운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주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존재론 중심의 외재적 문제는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이 효과를 얻기 위해서 단순히 교육내용이나 도구만이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구조, 즉 교사, 교육시설, 교육 및 사회체제, 교육이념, 교육에 대한 사회의 기대나 통념과 관계된다. 가치론을 중심으로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은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잠재능력을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경험을 제공하며, 여러 가지 기능의 획득과 그의 실제적 적용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둘째, 심리학적 관점이다. 심리학은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학문적인 기초가 될 수 있는데, 사람들이 자신의 직업을 적절하게 선택하고 관련된 지식과 능력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개인의 적성, 흥미, 지능, 가치관 등에 대한 기초적인 자료를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이 좀 더 자신의 직업생활에 만족할 수 있도록 직무만족과 관련된 다양한 요인들을 구명하고, 자신이 맡은 직무를 잘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능력을 구명하며, 이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는 심리학적인 기초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직업이 빈번하게 바뀌고 직종의 생성과 소멸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이런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직업기초능력이 모든 직업인에게 강조되고 있다. 모든 직업인에게 필요한 기초능력으로는 의사소통능력, 외국어 의사소통능력, 수리능력, 문제해결능력, 정보소양능력, 대인관계능력, 문화이해능력 등이 있고, 직업윤리는 일에 대한 습관, 가치관, 태도를 지칭하는 능력으로서, 직장생활을 유지하거나 인간관계 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의 방향 및 구체적인 전략을 구상함에 있어 이러한 심리적인 요인들과 이로 인해 나타나는 직무만족, 직업적응 등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반영이 필요하다.
셋째, 사회학적 관점이다.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의 사회학적 기초는 일의 형태를 주된 관심으로 연구하는 산업사회학과의 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학과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됨에 따라 산업구조도 계속 변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직업의 생성과 소멸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 체제와 내용, 방법 등도 계속 바뀌고 있다. 인구 증가율이 감소되고 65세 이상의 노령 인구는 증가되면서 연령별에 따른 생산활동 인구 구조가 변화되고 있다. 한편 국민들의 고등교육에 대한 높은 교육열과 직업이 점점 더 수준높은 지식과 기술을 요구하고 있어 고등교육에서의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은 더 강화되고 있다. 아울러 노령 인구의 증가에 따라 이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직업들이 계속 생성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인력개발도 강조되고 있다. 국민들의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직업 선택 기준도 변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보수가 주된 선택 기준이었으나 지금은 보수, 각종 후생복지제도, 적성과 소질, 작업환경, 승진기회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 역시 이와 같은 사회적 요인을 더욱 고려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교육학적 관점이다. 교육학적 관점에서, 스킬 개발(workforcedevelopment)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가 ‘인간’과 ‘교육’이라고 볼 때,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에 적용되는 교육학의 대표적인 세 분야는 기업교육, 성인교육, 학교교육으로써, 이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을 휴머니즘의 회복과 인간성의 재생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단편적인 기술과 지식의 습득과 활용을 강조하는 훈련 패러다임에서 학습자가 중심이 되는 학습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강조됨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은 학습중심적 패러다임이라는 큰 전제하에 개개인의 개별성과 자주성이 인정되고, 학습자 개개인에게로 학습의 중심이 옮겨지며, 그들의 관심, 배경, 삶과 연결되는 학습을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학습자들과이 지속적인 대화, 의사소통, 상호작용 등의 네트워킹에 참여하여 서로 지식을 공유하고, 나아가 새로운 지식을 창출·활용할 수 있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학습자, 그들의 학습을 도와줄 수 있는 학습촉진자로서의 관리자, 개방적·참여적·해방적 학습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경제학적 관점이다. 경제학은 사회의 필요를 충족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가용한 인적, 자연, 자본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밝혀주는 학문이다. 한편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은 인간이 사회의 생산적 구성원으로서 희소한 자연자원과 자본을 현명하게 사용하고 사회활동에 적극적이면서도 효율적으로 활동하며 참여할 수 있는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위의 두 개념을 비교해보면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과 경제학은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그 활용에 대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그 관계가 밀접함을 알 수 있다.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의 경제적 가치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스킬 개발
(workforce development)을 통해서 양성된 인력의 공급 과잉 여부와 직업교육에 투자된 교육비의 효과에 대해 타당성을 논리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스킬 개발 문제는 과거와는 그 주안점이 매우 달라지고 있다. 즉, 과거에는 평균 숙련도의 향상에 초첨을 두었다면 미래는 AI 등 더높은 지식과 정보 그 자체의 높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스킬개발 및 디지털 관련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섯째, 문화인류학적 관점이다. 인류학은 인간을 물질적인 실체로서 그 자체를 연구하고 또한 인간이 가지고 있는 행위적인 특성을 연구하는 분야이다. 이러한 인류학의 분야 중 문화인류학은 인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의 하나인 문화를 통해 오늘날의 인간을 이해하고 미래사회의 새로운 인간성을 정립하고자 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이라는 용어는 인간의 효용성을 염두에 두고 사용되는 것이며, 인간사회에서는 그 사회에 특정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경우가 좋을 수가 있기 때문에 문화인류학은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에 하나의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사회에 바람직한 인간의 특성은 시대적인 환경에 따라 상대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대 봉건사회에서 필요한 사람과 오늘날 디지털 전환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은 개인적인 도덕율에 있어서나 사회에서 개인들이 가지는 기능에 있어서 요구되는 바가 다를 수 있는 것이다. 문화인류학은 스킬 개발(workforce development)에 대한 직접적인 연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인류와 문화에 대한 많은 정보와 그 분석적인 연구를 통해 미래사회에 대한 예견을 가능하게 하고, 그러한 사회환경에 적절한 인간의 행위규범으로서의 문화가 어떠한 모습일 수 있으며,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문화체제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를 설명할 수 있다. 특히, 인력(workforce)이란 사회발전의 원동력이며, 사회안정의 축을 형성하는 인간집단과 그 집단이 가지고 있는 품성적 자질을 말하는 것이고, 개발(development)이라는 것은 품성적인 자질의 새로운 모델을 창조하고, 이러한 자질들이 개인의 행위규범으로서 가능한 많이 수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회에서 보편성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