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포럼자리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게 된 처음 보는 사람과 명함을 건네며 인사를 했다. 그는 뒷주머니에서 영수증으로 불룩한 지갑을 꺼내어 여기저기를 뒤적거리더니 “아이쿠, 이런. 제가 명함 가져오는 것을 깜박했네요. 지갑에 몇 개 있는 줄 알았는데 없네요. 죄송합니다. 다음에 만날 때 드리겠습니다.” 라며 첫인사를 말로 대신했다.
포럼이 끝나고 자리를 뜨는데 또 다른 처음 보는 사람이 다가와 인사를 하더니 명함을 한 장 달라고 했다. 명함을 건네주고 상대의 명함을 받으려 하니 “죄송합니다, 가져온 명함이 다 떨어져 서요, 다음에 준비해서 드리겠습니다.” 하고 떠났다.
두 사람 모두 명함 대신 어디에 누구라고 자기소개를 했지만, 사람들로 북적대는 공간에서 이야기를 정확히 알아듣고 기억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지금 그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새롭게 만나게 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명함을 주고 받는 것은 직장인들의 기본 인사 매너이다. 이 때 명함을 준비하지 못했거나, 가져온 명함이 떨어져서 없다고 인사를 대신하는 것은 최악의 매너이다. 스스로는 별 일 아닌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그것만으로 그 사람은 자기 소개 하나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준비성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고 만다.
며칠 전 대기업 디자인 상무로 회사를 옮겨간 지인을 우연히 사우나에서 만났다. 오랜만에 보는 것이라 너무 반가워 서로의 근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연락처를 주고 받기 위해 탈의실로 나와 가운만 걸친 채 어색하지만 아주 정중하게 명함을 교환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어제 만나서 반가웠다며 자주 보자는 메일을 서로 주고받았다.
성공하는 남자는 결코 자신의 명함을 각종 영수증 사이에서 꺼내 들지 않는다. 셔츠 앞 주머니 속이나 다른 사람들의 명함 사이에서 구겨진 명함을 찾아 손으로 펴며 자신의 명함을 건네지도 않는다. 깨끗하고 심플한 명함지갑을 꺼내 구김 없이 반듯한 명함을 건네며 깍듯하고 공손하게 인사한다.
당신의 명함은 언제 어디서나 가장 깨끗하고 깔끔한 상태로 당신과 함께 있어야 한다. 미팅 전, 모임에 가기 전, 만나게 될 사람의 수를 미리 예상하여 충분한 명함을 가지고 가는 준비성을 가져라. 명함은 첫만남에서 자신을 소개하고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명함이 없다는 것은 당신을 소개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럴 때는 차라리 인사를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의 인사는 아무도 반가워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항상 명함을 준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