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공감의 책임자’ [유경철의 인재경영](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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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공감의 책임자’ [유경철의 인재경영](104)
  • 뉴스앤잡
  • 승인 2024.10.3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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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박 팀장은 논리적으로 명확하고 빠르게 해결책을 찾는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어느 날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대리가 박 팀장을 찾아왔다.

이 대리 : 팀장님,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보고서를 검토 중이던 박 팀장은 모니터를 보면서 대답했다.

박 팀장 : 네, 듣고 있어요. 이야기하세요.

이 대리 : 이번 프로젝트 일정이 너무 촉박합니다. 회사의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보니 수반되는 작업이 상당합니다. 그래서 전에도 말씀을 드렸었는데….

박 팀장 : 그 얘기는 이미 했잖아요. 일정은 결정된 것이니 일정표대로 진행하기로요.

이 대리 : 제가 어떻게든 기한 내에 해보려고 야근도 하고 주말에도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도저히 현실적으로 어려운 ….

박 팀장 : 다들 힘들죠. 그럼 이 대리의 일을 내가 해야 하나요? 기한은 정해져 있고, 이 대리가 담당자 아닌가요?

이 대리 : 아, 네.

 

[HBR 리더십 솔루션] 4단계 공감의 접근법

‘공감’은 인격과 감정이 있는 사람들을 돌보고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리더십 역량이다. 타인의 입장과 관점을 생각하고 이해하는 공감 능력은 구성원들과의 신뢰를 효과적으로 형성할 수 있게 해준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구성원들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 프레젠테이션 코치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조엘 슈워츠버그(Joel Schwartzberg)는 공감의 4가지 접근법을 제시한다.

1) 경청(Listening)

상대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이해와 공감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다. 이는 ‘상황에 대해 듣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리더는 구성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문제상황을 이미 안다는 생각이 들거나 해결의 아이디어가 떠오를 수 있지만 너무 빨리 답을 하지 말아야 한다. 입은 닫고 눈은 크게 떠야 경청이 가능하다.

2) 인정(Acknowledgement)

리더가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 않더라도, 문제상황에 대해 구성원이 받는 영향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공감의 전달이 된다. ‘불안을 이해한다’ ‘힘든 시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와 같이 리더가 인정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자.

3) 염려(Care)

인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구성원의 어려움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는 등의 진정한 염려를 보여주면 공감이 더 잘 드러난다. “저는 여러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번아웃이 크게 걱정됩니다”처럼 말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상대방도 관심으로 화답하며 공감이 양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4) 행동(Action)

행동을 공감의 반응이라고 여기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일 수 있지만, 리더는 문제에 대한 행동이나 해결방안을 제안하면서 공감을 표현할 수 있다. 행동까지 이어진다면 리더가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

 

[리더십 인사이트]

박 팀장은 이 대리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의 4가지 접근법에 따라 대화를 시도할 수 있다.

먼저 박 팀장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이 대리를 향해 몸을 돌려 앉아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해야 한다. 명료함과 효율을 중요하게 여기는 리더일수록 듣는 기다림의 순간을 견디지 못하고, 당장에 치고 들어가 날카로운 판단과 해결책의 한마디를 던져주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열정적인 침묵이 진정한 경청일 수 있다. 리더가 입을 닫아야 구성원들이 말할 수 있고, 그래야 비로소 소리가 들린다.

다음으로 ‘인정’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문제해결보다 이 대리가 프로젝트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대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 그 자체를 외면하지 않고 인정해 주는 것이다.

“이 대리가 타이트한 일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점을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이어서 인정을 넘어 이 대리의 상황에 대한 ‘진정한 염려’를 표현한다.

“이 대리가 야근까지 하면서 기한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니 너무 고생이 많겠어요. 저도 참 안타깝네요.”

이렇게 공감을 표한 후, 리더가 관련된 ‘행동’을 취하겠다는 의사표현을 한다.

“기한 조정이나 인력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이번 팀 회의에서 논의해 봅시다.”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 중인 B팀과 협의해서 가능한 지원책을 확인해 볼게요.”

구성원이 용기를 내어 이야기를 꺼냈을 때 리더는 이에 대해 인정하고 공감을 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만’ 등의 부정적인 말로 응하면 신뢰가 깨지고, 이러한 반응이 쌓이면 구성원은 무슨 이야기를 해도 소용없다고 느끼며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물론 구성원의 모든 어려움과 요구를 전부 받아들이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구성원에게 관심을 보이고 잘 살펴보고 있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평소 사실에 기반한 판단만 하던 리더라면 이러한 인정과 공감의 표현이 어색할 수 있다. 그러나 공감은 구성원을 이끌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며, 구체적인 언어와 행동으로 표현되어야만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구성원의 입장에서 리더가 자신을 인정하고 지지한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공감이다. 리더는 ‘공감책임자’이고, CEO는 ‘최고공감책임자(Chief Empathy Officer)’라고 할 수 있다. 더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나의 공감적 소통의 수준도 그에 걸맞은지 점검하고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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