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토론의 힘, 생각의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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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토론의 힘, 생각의 격
  • 박주현 기자
  • 승인 2022.12.15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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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갈등은 그 양상이 더 심해지는 듯하다. 많은 정보를 SNS를 통해 얻는 세태는 이러한 대립을 심화한다. ‘SNS 알고리즘’에 의해 자기와 같은 생각을 담은 콘텐츠만 더 자주 접하게 되고, 다른 관점은 접할 기회가 현저히 줄어드는 현상은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다. 그러나 마주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립을 넘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나와 다른 생각에 귀 기울이고 그 근거를 이해하는 일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선택을 하려면 양쪽 얘기를 다 들어본 후 논리적으로 내 생각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논설위원으로서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자기주장을 정리하는 법을 보여준 허원순 기자는, 이 책에서 주요 시사이슈 70개를 골라 찬성·반대 양쪽의 근거 자료를 모두 풍부하게 담고,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관점을 제시했다. ‘사설을 잘 쓰기 위해 해당 아젠다의 핵심 요소와 찬반 양쪽의 입장을 적확하게 파악해야만 했다, 그러기 위해 매일 훈련을 해왔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는 일부러 다른 생각에 귀 기울이는 훈련을 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 훈련 과정을 오롯이 보여주는 이 책은, 매일 접하는 수많은 문제 속에서 어떤 가치를 선택해야 할지 갈등하는 사회인들에게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는 교양서가 될 것이다. 또한 논술에 대비하는 고등학생, 취업 면접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는 더 탄탄한 생각의 힘을 선사하는 실용서가 될 것이다.

매일 수많은 가치가 충돌하는 사회,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경쟁 대 규제, 고용 대 노동, 성장 대 복지… 첨예한 이슈들의 답을 찾아가는 찬반토론

1부 ‘가치의 충돌’에서는 시사이슈 전반을 다채롭게 다룬다. 카카오 ‘먹통 사고’, 이태원 참사 등 최신 뉴스부터 안락사, 촉법소년 연령 조정, 난민 수용, 수업자료의 저작권, 지하철 무임승차, 수술실 CCTV 설치 등 꾸준히 논쟁거리가 되어온 주제들에 대해 짚어보며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치들이 부딪치는 양상과 찬반양론 각각의 근거를 소개한다.


2부 ‘경쟁과 규제’에서는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과 정부의 개입 및 규제가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정부가 코로나19로 발생한 피해를 보전해주기 위해 중소 사업자의 대출 신용도를 낮추지 말라고 은행에 요구하고, 자영업자들을 위해 상가임대료 통제안을 내놓았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부의 쌀 의무 매입, 분양가 상한제 등 긴 시간 논란이 되어온 이슈들도 다룬다.


3부 ‘고용과 노동’에서는 최저임금 1만 원 인상, 주 4일 근로제, 정년연장 등 일터에서 논의되는 주제들에 관한 찬반양론을 소개한다. 새롭게 시행된 가사근로자법과 공기업 노동이사제, 강화되고 있는 기업의 채용 건강검진,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고령자 계속고용제도까지 폭넓게 다루며 좀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한 합의점을 모색한다.


4부 ‘성장과 복지’에서는 정해진 답이 없는 ‘분배와 격차 해소’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구직난에 시달린 지 오래인 2030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가지 현금 지원 정책과 결혼 유도를 위한 청년 주택 정책, 취약 계층 빚 탕감 정책에 대한 찬반양론을 제시하는 한편, 법인세와 부동산 관련 세금 등 각종 세금 정책에 대해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들도 다룬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일관되게 찬반 양쪽 주장의 근거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마지막 ‘생각하기’ 단계에서는 각 주장을 현실에 대입했을 때 고려해야 할 점들을 지적한다. 이러한 3단계를 거치면 조금씩 해법이 보이기 시작한다. 70개의 지적 토론을 차분히 좇아온 독자라면 누구나 자기 생각을 주체적으로 다듬어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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