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는 '적'인가 '동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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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는 '적'인가 '동료'인가"
  • 김연정 기자
  • 승인 2019.08.13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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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네 맘 다 알아' 송은천 작가가 말하는 밀레니얼 세대

69년생 김미정씨는 새로 들어온 94년생 신입사원 때문에 당황하게 된다. 입사 기념으로 점심을 사겠다고 하니 “혼자 먹겠습니다!”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를 하는 게 아닌가. 이게 말로만 듣던 밀레니얼 세대의 모습인가 싶었다. 갈등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출퇴근 시간문제, 대면 소통을 꺼려하는 것, 개인주의 등등 부딪히는 게 한둘이 아니었다. 이쯤 되면 밀레니얼 세대와 소위 말하는 꼰대들은 ‘적대적 관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는 분명 기성세대들과 같은 세상을 살고 있는 ‘동료’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을 찾고자 얼마 전 <밀레니얼, 네 맘 다 알아>를 출간한 송은천 작가를 만나봤다.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월급보다 중요한 것은 칼퇴! 워라밸!

 

 

상사와 부하직원, 특히 꼰대들과 밀레니얼 세대 간에 가장 많이 부딪히는 것 중에 하나는 출퇴근 시간문제일 것이다. 정해진 기본은 9시 출근, 6시 퇴근. 그러나 우리의 많은 기성세대들은 20~30분 먼저 출근해 업무를 준비하고 퇴근시간인 6시를 지나 30분 정도 업무를 마무리하는 게 관례였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들에게 월급보다 중요한 것은 정시출근과 칼퇴! 그리고 워라밸이다.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소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밀레니얼, 네 맘 다 알아>의 송은천 작가는 합리적으로 밀레니얼 세대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한다. “‘출근하면 우리 모두 워밍업이 필요합니다. 커피도 준비하고 몸도 좀 풀고, 업무 시간이 되면 본 업무를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10분 정도 일찍 오면 어떨까요?’ 이렇게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왜 일찍 나와야 하는지에 대한 타당한 이유’와 ‘우리 모두’이다. “‘무조건 일찍 나와!’라는 태도는 반발을 살 수밖에 없다. 우리는 한 팀이고 돈독한 팀워크를 위해서라는 마음으로 진정성을 실어 얘기를 해야 한다.”라고 송작가는 말한다.

 

왜 밀레니얼 세대를 말하는가!

 

 

밀레니얼 세대가 화두다. 기업의 앞날은 이들을 얼마나 아느냐에 달렸다고도 하고언론이며 기업의 간부들은 밀레니얼 세대 공략하기에 나섰다. 밀레니얼(millennials) 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말까지 태어난 사람들을 일컫는 표현으로, 20세기에 태어나 21세기에 어른이 된 세대를 일컫는다. 20세기 후반 경제를 이끌었던 베이비부머 세대와 386세대의 자녀들로 나이는 20~35세에 해당된다.

송은천 작가가 <밀레니얼, 네 맘 다 알아>를 집필하게 된 계기도 회사 동료 팀장과 ‘요즘 신입사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이다. 동료는 입사할 때만 해도 참 괜찮았던 친구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런 친구들이 보이지 않고 태도나 인상에 문제가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얘기를 하다 보니 문득 소위 말하는 ‘요즘 것들’ ‘요즘 세대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기성세대들을 기암하게 만든다는 밀레니얼 세대들! 이들을 알아야 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멀지 않은 미래에 관리자가 되고, 팀장이 되어 조직의 핵심 인력으로 성장해 우리나라의 10년 이후를 책임질 세대들이기 때문이다.

 

기성세대 ‘투두리스트’ VS 밀레니얼 세대 ‘버킷리스트’

 

출판 기념회에서 사인하는 송은천 작가
출판 기념회에서 사인하는 송은천 작가

 

그렇다면 기성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들은 무엇이 달라서 이토록 대립을 하는 것일까. 가장 큰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바로 ‘미래를 중시하느냐’와 ‘현재를 중시하느냐’이다.

송은천 작가는 그것을 해야 할 일을 적은 목록 즉, ‘투두리스트(to-do list)’를 중시하느냐와 죽음을 앞둔 사람이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 즉, ‘버킷리스트(bucket list)’를 중시하느냐로 나눈다. 내일이 있다고 믿는, 미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성세대들은 ‘투두리스트’를, 내일은 없고 현재의 행복과 자기만족이 중요하다고 믿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버킷리스트’를 선택한다.

현재의 삶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이러한 성향은 보험 가입률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기준 밀레니얼 세대인 30대는 10년 전인 2008년 30대에 비해 보험 가입률이 9.4% 포인트 낮고, 같은 밀레니얼 세대인 20대는 2008년 20대에 비해서 보험 가입률이 10.2%포인트 낮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젊은 세대의 보험가입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들도 소통을 원한다. 단지 방식이 다를 뿐!

 

후배들이 책 출간 기념으로 보내 온 축하메세지
후배들이 책 출간 기념으로 보내 온 축하메세지

 

기성세대들이 밀레니얼 세대들을 대할 때 힘들고 이해할 수 없는 점 중에 하나는 바로 이들의 개인주의 성향이다. 밀레니얼 세대 중에는 점심시간에 함께 어울려 밥을 먹지 않고 요가와 같은 개인운동을 하거나 자기계발을 하는 이들이 많다. 밥을 먹으며 친분을 쌓고 그것을 통해 팀워크가 생긴다고 생각하는 기성세대들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들은 팀워크는 SNS관계망을 통해 얼마든지 구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밀레니얼 세대들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를 통해 정보를 얻는데,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하며 검증된 양질의 정보를 얻고 있다. 그리고 나와 취향과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과 쉽게 교류하는 개방성도 보인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볼 때 이들도 타인과의 소통을 원하고 그 교류를 통해 가치 창출을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들, 분석이 아닌 공감할 대상

 

송은천 작가
송은천 작가

 

기업과 정치인들 사이에서 밀레니얼 세대 공부하기 열풍이 불고 있다. 앞으로 나라와 경제의 주체가 될 이들을 잘 알아야 소위 말하는 돈이 된다는 것! 그러나 1번부터 10번까지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나열하여 달달 외운다고 해서 이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들도 사람이고 사람은 몇 개의 단어로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지 않나.

송은천 작가가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 강조하는 점은 밀레니얼 세대의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공감하는 것이다. 일례로 점심시간의 대화를 예를 들어보자. “00씨, 주말에 뭐 했어? 요즘 젊은 친구들은 뭐하고 노나?”라고 묻는다면 이미 당신은 꼰대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개인의 사생활을 너무 캐묻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00씨는 주말에 뭐했어”라고 묻는 대신에 “지난 주말에 나는 알라딘을 봤는데 극장이 만석이더라. 00씨는 그 영화 봤어? 주말에 뭐 했어요?라고 나를 먼저 오픈하는 대화 방식은 어떨까.

송은천 작가는 말한다. “소통은 간단하다. 차이는 인정하고 교집합을 찾아 이를 통해 친밀감을 쌓는 것이다. 서로의 장점을 교환하며 나를 먼저 오픈한다면 소통의 문은 열려 있다.”

 

밀레니얼 세대도 기성세대가 된다!

 

출판 기념회 기념 사진
출판 기념회 기념 사진

 

그러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도깨비 같은 별종 세대라는 표현을 밀레니얼 세대에게만 하지는 않았다. X세대, N세대가 등장할 때도 우리 사회는 충격적이라는 말을 했다. 밀레니얼 세대 뒤에는 Z세대가 있고 그 뒤로 계속해서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것이다. 그때마다 우리는 ‘이번 애들은 좀 달라’라는 말을 할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기성세대들이 그들을 삐딱한 시선으로 보는 게 아니라 이전의 경험을 잘 살려 그들의 눈높이에서 보아주는 것이 아닐까. 송은천 작가는 말한다. “세대 간의 원활한 소통이 이어질 때 개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넘어 인류의 발전은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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