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이전, 대한민국의 인터넷뱅킹 시스템 이용자들은 공인인증서와 각종 보안 프로그램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러나 디지털/ICT 기술의 발전에 따라 스마트폰이 등장함과 동시에 지문, 홍채 등 생체인식으로 대표되는 각종 금융보안 기술이 적용되면서 금융 소비자의 편의성은 크게 높아졌다.

한편으로 편의성이 높아진 만큼 '금융보안에 취약점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정부가 주도하여 복잡한 암호 알고리즘을 개발한 결과물이 공인인증서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민간 주도의 핀테크 금융 서비스보다 보안성이 뛰어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

이러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도입된 수많은 보안기술 중 최근 화제가 되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적용된 것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이름 그대로 수많은 데이터를 각각 ‘블록(Block)’의 형태로 분산 저장하여 연결(Chain)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블록을 형성할 때 수많은 컴퓨터에 각자 동시에 저장하므로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분산된 데이터를 일괄 삭제 및 수정하거나 해킹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 블록체인의 핵심 원리다.

뛰어난 보안성을 입증한 블록체인 기술은 암호화폐나 금융권 외에도 수많은 개인정보를 다뤄야 하는 의료, 자동차, 물류 업계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따라서 블록체인 기술을 다루는 기술자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기술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인 “블록체인 전문가”의 구체적인 업무는 무엇이며 블록체인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과 지식을 갖춰야 할까?

블록체인 전문가가 하는 일

블록체인 기술의 근간이 암호화폐에서 시작된 것이므로 블록체인 전문가는 우선 암호화폐의 개발 능력 및 소프트웨어 설계, 개발, 유지관리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지식과 역량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각 분야, 산업에 적용하는 것이 블록체인 전문가의 업무다.

블록체인 전문가는 특히 금융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금융사는 외부의 해킹을 막기 위하여 상당한 보안 관련 예산을 사용해만 했다. 이러한 금융권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기존의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은 높이는 성과를 낼 수 있게 되었다. 금융 분야 외에도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뤄야 하는 의료,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여 질병이나 GPS정보 등 개인의 사생활 침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블록체인 전문가의 현황과 비전

블록체인 전문가는 구체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 암호학자, 정보 보호 전문가 등의 직업을 가진다. 한편, 블록체인 기술은 IT 기술을 내포하고 있는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접목할 수 있으므로 블록체인 전문가 또한 전 산업군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최근 NFT(대체 불가능 토큰)를 통해 문화예술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제조, 유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아직 기술적 미성숙 단계에 있는 상황이므로 향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으며 블록체인 기술을 탄생케 한 암호화폐가 각국의 규제에 주춤하는 등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은 단점이다.

블록체인 전문가가 되는 방법

블록체인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컴퓨터공학, 소프트웨어공학, 정보보호학, 수학(암호학) 등을 전공하는 것이 유리하다. 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하는 역할을 맡아야 하므로 경영학, 금융학, 산업공학, 경제학 등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기본적으로는 대학이나 민간 교육기관에서 블록체인 관련 교육을 진행하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블록체인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융합적인 지식이 필요하고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 분야다. 따라서 블록체인 전문가는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하여 계속해서 최신기술의 유행이나 흐름을 공부하고 관련 기술을 습득해야만 한다.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것을 논리적, 합리적으로 탐구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며 도전적이고 리더십 있는 인재에게 어울리는 직업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