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직업] '로봇 윤리학자',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상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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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직업] '로봇 윤리학자', 로봇과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상상하다
  • 김현택 기자
  • 승인 2021.11.04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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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의 발전에 따라 로봇의 가능성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과거 Sci-Fi 픽션에서나 등장할법한 ‘스마트 팩토리’가 현실화되어 생산 공정에서 인간의 손을 빌리지 않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전기차 생산 기업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다. 미국, 중국, 독일 등에 건설된 기가팩토리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등 부품 생산, 완제품 조립을 시작했다.

테슬라는 공정 전 과정을 로봇 자동화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출처 : 유튜브 ‘Tesla'
테슬라는 공정 전 과정을 로봇 자동화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출처 : 유튜브 ‘Tesla'

과거에는 완제품 조립에 오퍼레이터, 엔지니어 등 공학적 지식을 갖춘 사람의 손이 필요했다면, 테슬라는 미세 공정까지 수행할 수 있는 로봇를 도입하여 최대한 인간의 개입 없이 제품을 제조한다는 목표를 실현하는 중이다. 산업 현장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은 우리의 삶에 매우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아마존의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2족 보행 로봇’ 등 산업용 로봇과 달리 영화나 소설 속에서나 나올법한 가정용·인간형 로봇들이 등장했다.

아마존은 지난 9월, 자사의 음성인식 기술 알렉사를 도입한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를 공개했다. / 출처 : 아마존 공식 홈페이지

로봇이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일각에서는 로봇이 가져올 부정적인 요인에 주목하고 있다. 로봇이 인간에게 적대적인 자아를 가지거나 명령을 잘못 이해하여 인간에게 위해를 끼치는 '공상과학' 같은 우려부터, 로봇 도입에 따른 노동자 대량 실직 같은 문제들이 미래의 위협요인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로봇의 부정적 요인에 대해 윤리적인 판단 기준을 세우고, 향후 로봇 기술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로봇 윤리학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로봇 윤리학자가 하는 일

로봇 윤리학자는 로봇기술의 발달과 사용, 동작 및 제어 등 로봇에 대한 기본적인 윤리 원칙을 구성, 제안하는 일을 한다. 그러므로 로봇 윤리학자는 단순히 공학적 지식만을 갖추는 것이 아닌, 철학·역사학·법학 등 인문-사회 관련 학문에 대한 높은 이해가 필수적이다.

가령, 로봇의 행위에 의해 인적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그 피해의 원인이 로봇의 공학적 설계 오류인지, 조작 오류인지, 로봇의 존재 자체에서 기인하는 문제인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 로봇 윤리학자는 공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융복합'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로봇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분석하는 것 외에도 로봇 윤리학자는 로봇 도입에 따른 사회 전반에 대한 구조적 문제도 조망한다. 로봇의 높은 생산 효율성에 따라 실직하는 기존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산업용 로봇에 '로봇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로봇 윤리학자와 조세학자의 협업을 통해 나온 창의적인 주장이다.

로봇 윤리학자의 현황과 비전

로봇 윤리학자가 필요하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로봇 윤리학·로봇 심리학·로봇 사회학 등 인접 학문의 등장하고 있다. 로봇 윤리학은 융복합 학문으로서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갖춰야 하므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의 수는 적은 편이다. 향후 4차 산업혁명의 진행도에 따라 로봇의 도입이 사회 전 범위로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로봇 관련 법률이나 제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로봇 윤리학자의 역할은 계속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좌측)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우측) 디트로이드 비컴 휴먼 / 출처 : 네이버 영화, 공식 홈페이지
1968년 상영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부터 2018년 발매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까지 로봇 윤리를 주제로 한 창작물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 출처 : 네이버 영화(좌), 공식 홈페이지(우)

또한, 저명한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이 제작한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나 최근 인간과 유사한 인공지능을 가진 안드로이드를 주인공으로 높은 작품성을 보여준 비디오 게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등 로봇 윤리를 다루는 SF 픽션이 인기를 끌고 있다. 따라서 로봇 윤리학자는 대학이나 학계에서 활동하는 것을 넘어 대중매체에서 올바른 로봇 윤리에 대해 자문, 강론하는 역할도 꾸준히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윤리학자가 되는 법

로봇 윤리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로봇 공학을 전공한 뒤 인문학 분야에 대한 이해를 높이거나, 반대로 윤리학·법학 등 인문학 분야의 전공자로 활동하다가 로봇 공학을 공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깊고 폭넓은 지식을 보유해야 하며, 사회에 공신력 있는 주장을 펼쳐야 하므로 높은 수준의 학력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례로 최근 로봇 윤리학자로 하버드 대학 로스쿨에서 로봇 윤리 과정을 담당하고, TED에서 로봇 윤리를 주제로 강연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MIT의 학자 '케이트 달링'은 경제학 및 법학을 전공한 뒤 로봇 관련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방향으로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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