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첩하고 유연한 애자일 조직 만들기
[Case Study]
박 팀장은 조직에서 새로운 도전과 시도를 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규사업을 위한 TFT에도 수차례 발탁되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냈다. 박 팀장도 자신이 프로젝트 과제를 잘해 내는 역량이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박 팀장에게 새로운 프로젝트를 주었다. 6개월 내로 애자일 (agile) 조직에 대해 교육하고 전파하라는 CEO의 지시였다. 박 팀장은 수많은 TFT를 경험했지만, 애자일 조직을 도입하는 것은 생소한 분야였다. 박 팀장은 애자일 조직을 잘 만들 수 있을까?
[HBR 리더십 솔루션]
애자일 조직을 만드는 6가지 원칙
IMD 비즈니스스쿨의 혁신 및 전략 교수 마이클 웨이드(Michael Wade), 아밋 조시(Amit Joshi)와 연구원 엘리자베스 테라치노(Elizabeth A. Teracino)는 2020년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에어비앤비의 성공 사례와 캘리포니아피자키친의 실패 사례를 비교했다.
에어비앤비의 성공에는 크게 3가지 특징이 있었다. 첫째,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민첩(nimble)했다. 둘째, 큰 충격을 흡수하고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robust)했다. 셋째, 경쟁 기업들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회복탄력적(resilient)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에어비앤비는 숙박과 숙박 사이의 하룻밤은 예약을 받지 않고 소독과 방역을 철저히 했다. 또 고객이 편하게 취소할 수 있도록 예약 정책을 완화했다. 그리고 자가격리를 위한 장기 체류를 장려하고 숙소 내 체류기간이 길어지자 인터넷 속도를 높였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에어비앤비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반대로 캘리포니아피자키친은 팬데믹으로 인해 이동 제한 명령이 내려진 후 배달 서비스를 핵심 사업으로 빠르게 전환하지 못해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수년간 누적된 적자와 높은 부채비율로 인해 추가로 자본 조달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2020년 11월에 파산신청을 했다.
이외에도 마이클 웨이드 연구팀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애자일(민첩한) 조직을 만드는 6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1) 완벽함보다 속도를 우선하라
중국의 춘절(설날)에는 항상 영화관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는 대부분의 극장이 문을 닫았고, 영화사는 잇따라 개봉을 연기했다. 중국의 춘절 연휴에 극장가는 일제히 봉쇄됐지만, 당시 최대 기대작이었던 중국 환시미디어그룹의 <로스트 인 러시아>는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와 손잡고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개봉으로 전략을 바꿔 인기몰이를 했다. 발빠른 움직임으로 온라인에서 6억 회 이상 노출되는 좋은 결과를 냈다.
2) 계획보다 유연성을 우선하라
팬데믹 기간 동안 콴타스항공은 5개년 전략 계획을 과감히 포기하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는 비행’이라는 오래된 아이디어를 끄집어냈다. 이 상품은 출시 10분 만에 매진되며 콴타스항공 역사상 가장 빨리 팔린 프로모션이 되었다.
3) 최적화보다 다각화를 우선하라
인도의 최대 배달 스타트업 스위기는 팬데믹 기간에 레스토랑 중심의 고객을 확대해서, 길거리 음식점 3만 6,000개를 추가하여 코로나19 이전 실적의 90%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4) 위계질서보다 권한 부여를 우선하라
선도적인 글로벌 동물약품 회사 조에티스는 팬데믹 상황에서 글로벌 45개국 법인장들에게 신제품 출시 시점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이로써 주인의식이 높아지고 데이터에 의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다.
5) 책임 전가보다 학습을 우선하라
인도의 중견 글로벌 IT 회사인 이밸류서브는 코로나19 당시 3,000명의 직원에게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회사는 팬데믹 기간 동안 구성원들이 학습과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보상과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반대로 업무 어젠다를 확인하는 전화를 금지했다. 이를 통해 구성원과 고객 모두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6) 리소스 종속성보다 모듈화를 우선하라
미국 미식축구 팬들이 경기장으로 음식을 배달시킬 때 사용하는 파라노이드팬(Paranoid Fan) 앱 역시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경기가 없어 사용자가 줄어들었다. 이때 앱 개발사 대표는 뉴욕시 푸드뱅크의 긴 대기줄을 보고 앱의 매핑과 배달 기술을 재구성하여 넵준(Nepjun)이라는 새로운 앱을 출시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애자일 조직을 만드는 6가지 원칙은 전략적 민첩성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월트디즈니는 팬데믹 기간에 영화관, 테마파크, 소매점의 폐쇄로 큰 손실을 보았지만 빠르게 대응했다. 테마파크를 제한적으로 개방해 비용을 최대한 절약했다. 또 디즈니플러스 스트리밍 서비스로 신속하게 사업을 집중하면서 9,000만 명 이상의 유료 가입자를 유치하고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를 훨씬 초과했다.
[리더십 인사이트]
박 팀장은 우선 애자일에 대한 정확한 개념부터 정리해 팀장 직급 이상의 리더들을 교육했다. 애자일은 과거의 워터폴(waterfall) 방식처럼 임원들이 지시한 과제를 부서마다 쪼개서 처리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전달했다.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규모로 구성된 사람들이 유연하고 지속적으로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애자일 조직이다. 수직적인 소통 방식이 아니라 수평적인 조직 구조에서 고객 중심의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박 팀장은 준비된 팀부터 애자일 조직을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 최고경영자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처음에는 어색하더라도 우선 시행해 나가면서 유연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애자일 팀은 ‘고객이 요구하는 니즈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가?’에 중점을 두고 의사결정을 했다. 과거에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임원이 했다면 애자일 조직에서는 팀장도 결정할 수 있도록 확대했다.
또한 고객을 상대로 성과를 낸 사례를 다른 팀도 학습할 수 있도록 공유했다. 평가기간을 3개월 단위로 짧게 설정하고 리뷰를 통해 다시 재빠르게 시장에 대응했다. 그 결과 회사 전체가 서서히 애자일 조직으로 전환되었고, 6개월이 지나면서 각각의 팀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애자일 조직으로 움직였다. 박 팀장은 우수한 팀의 사례를 확대 전파하고 교육하기 위한 계획을 추가했다.
미국의 비즈니스 잡지 <포브스>에서 ‘애자일 방법론을 적용하기 위한 필독서’로 선정한 《조직을 민첩하고 유연하게 바꾸는 애자일 전략(Doing Agile Right)》에서는 애자일을 지속적인 학습과 가치 전달에 초점을 맞춘 사고방식이라고 했다. 즉, 애자일은 한 번에 완벽하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학습이 필요하고,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생각과 행동이라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