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국가역량체계(Korean Qualifications Framework, 이하 KQF)가 마련되었다. 하지만, 현재의 KQF는 산업현장에서 작동하기 어렵다. KQF를 위한 사전 단계로서 산업수준에서의 통합적이고 구체적인 상호인정의 틀이 필요하다. 즉, 능력중심사회의 정의를 학력이나 학벌 등의 특정한 요소로 국한하지 않고 교육훈련, 자격 및 현장경력 등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개인의 능력을 인정하는 국가역량체계(NQF)를 구축함으로써 실현되는 일이다.
하지만 산업별로 능력에 대한 개념 및 수준 등의 차이로 인하여 NQF 구축을 위해서 많은 애로사항이 발생되었다. 이로써 정부에서 산업 분야별로 개인이 교육·훈련·자격 등을 통해 학습하고 취득한 다양한 능력을 상호연계하여 인정하기 위한 체계인 SQF(Sectoral Qualification Framework)구축을 우선 실시하였다(고용노동부·한국산업인력공단, 2019). 즉,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 사회 구현을 위해 정부에서는 ‘13년부터 국가역량체계(NQF) 구축 추진하였으며, 산업의 특수성·다양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산업차원에서 SQF를 우선적으로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업종별 사례를 통해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이렇게 구축된 SQF를 통해 NQF를 완성해나간다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학력 중심의 인력양성 체계를 탈피, 교육훈련·자격·경력 등 다양한 개인의 역량이 산업현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인정기준이 필요하며, 산업별역량체계(SQF)를 통해 현장에서 통용되는 직무와 능력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의 평생에 걸친 고용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직업능력개발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기업 수요 맞춤형 인력양성을 위한 인프라역할 및 산업현장 직무 기반의 ‘산업현장 맞춤형 인력양성’ 및 ‘직무역량중심 노동시장 구현’의 핵심 기제로 활용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왜 산업별역량체계(SQF)가 필요할까?
산업 발전 및 노동시장 유연화로 전통적인 사람 중심 인사관리에서 직무중심의 노동시장으로의 전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직무 중심의 노동시장은 직무능력, 직무가치, 직무성과 등 직무와 연계된 요소를 중심으로 채용·평가·배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공정성과 객관성이 높다. 반면에, 사람 중심의 인사관리는 성별, 학력, 근속 등 편견이 개입될 수 있는 요소 중심으로 인사관리가 이루어지므로 합리성과 공정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개인이 보유한 역량을 직무에 기반하여 평가 및 인정받을 수 있는 기제가 미흡하여 직무능력에 대한 평가가 주로 학위 중심으로 작동되었다. 이로 인한 과다한 사교육, 대학 졸업자 실업률 증가, 직무 미스매치 및 재교육 등 학위 중심의 개인능력평가로 인한 노동시장 문제해결의 필요성이 증가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2000년 초반에 논의를 시작으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은 교육, 훈련, 자격, 인사관리에 활용되며, 근로자의 역량관리와 기업 지출비용 감소, 블라인드채용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확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직무 중심의 노동시장 구현을 위해서는 산업현장에서 통용되는 직무 및 요건, 역량에 대한 분석을 통한 객관적 정보 인프라가 필요하다. 노동시장의 직무표준화는 단일 기업의 노력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우며, 산업 차원에서 존재하는 직무표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즉, 산업 내 존재하는 표준직무를 파악하고, 그 직무에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분석하여, 이를 어떻게 습득·평가할지 고려해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산업별역량체계(SQF : Sectoral Qualification Framework)로서, 기업은 산업내 표준직무와 기업 내 직무를 비교하여 인력채용과 배치에 활용될 수 있다. 또한, 개인의 능력을 표현하는 기제(자격, 교육·훈련, 경력 등)들이 학위와 동등한 수준임을 인정할 수 있게 된다. NCS와 SQF의 관계를 쉽게 설명하자만, NCS가 요리의 재료라면, SQF는 완성된 요리라고 비유할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 SQF는 2013년 ITSQF(정보기술분야) 시범 개발을 시작으로 21년까지 31개 분야를 개발하였지만, 매년 소규모로 SQF를 개발하고 있어 활성화가 미흡한 실정이다. 우리나라가 미래 사회 변화 대비 직무중심 노동시장 구축을 위해서는 전 산업 대상 SQF를 신속히 개발하여 체계화된 산업현장 직무 정보를 통해 미스매치의 확인 및 이를 기준으로 NCS의 개발·개선, 자격 개발·개선, 직업훈련과정 운영과 경력개발 및 인사관리 등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직무중심 인사관리를 위해서는 산업 내 어떠한 직무가 존재하는지 파악하고, 그 직무에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분석하여, 이를 어떻게 습득하고 평가할지 고려하여야 한다. 이들 각각에 대한 산업차원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직무맵, 직무역량체계, 역량인정방안이다.

산업별역량체계(SQF: Sectoral Qualification Framework)는 이를 다 포함하는 개념으로. ①직무맵 : 산업분야별로 현장에서 통용되는 직무를 도출하여 표준화하고, ②직무역량체계 : 직무수행에 필요한 능력을 구조화한 것으로, ③역량인정방안 :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등을 토대로 교육훈련-학위-자격-경력을 연계하여 활용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직무맵은 산업분야별 직무분석의 결과로 산업분야 내 존재하는 직무를 도출하고 수준범위를 설정한 것이다. 직무중심의 인사관리(기업 컨설팅 등)를 위해 전산업 표준직무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직무맵을 통해 나오는 결과는 산업범위(sector)와 표준직무이다. 이렇게 개발된 직무맵은 직무기반 인사관리가 필요한 전산업(NCS개발 영역과 유사)에 활용될 수 있다.
둘째, 개발된 직무맵에 각 수준별 직무(직무맵이 가로축과 세로축이 교차되는 셀)는 직무역량체계이다. 이는 해당 산업의 직무별·수준별 요구역량이 정의된 체계를 의미한다. 직무역량체계를 통해 개발되는 결과는 직무별 수준범위와 직무수준별 요구역량을 정의할 수 있다. 이 역시 직무기반인사관리가 필요한 전산업(NCS 개발 영역과 유사) 표준직무에 따라 요구되는 능력을 파악하여, NCS개발·개선 필요성도 파악할 수 있고, 직무기술서를 통해 기업에 활용할 수 있다.
셋째, 역량인정방안은 직무역량체계를 토대로, 학위, 자격, 직업훈련 이수결과, 현장경력 등을 연계한 것(※ 품질이 보증된 학위, 직업훈련, 자격만이 SQF에 포함)이다. 그간 ‘학사+3년’ 형태의 표기는 활용의 효용성이 낮아 현실과 괴리되어 있고, 교육훈련, 자격인증 주체 및 권한이 미흡한 실정이었다. 따라서 역량인정방안을 통해 교육훈련, 자격요건서 등 기존 직무맵과 직무역량체계를 각 산업특성 및 교육훈련 특성에 따라 맥락화를 실시하고, 인증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 직무수준별 역량인정방안에 따라 학위-자격-교육훈련-경험 등의 다양한 역량인정의 연계가 필요한 부분에 대하여 요구되는 능력을 습득할 수 있도록 가이드하고, 습득한 능력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다. 즉, 훈련과정이나 자격을 설계하고, 훈련과정과 자격을 이수한 결과에 대해서는 인증을 하며, 기업에서는 채용에 활용될 수 있다.
이와 같이 개발된 SQF를 활용하여 직무분석, 훈련·자격개편, 대학교육 인정 및 직무·임금 기준 등 산업 내 통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였다. 최근 훈련시장 및 기업 HRD에서 요구된 스킬셋(Skillsset)의 의미가 SQF의 직무역량체계에서 제시하는 필수능력단위의 조합과 비슷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