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종이 건반”, 숨은 창의성 돋보이는 길 [강이순의 피아노와 역량 개발](2)
상태바
한강 작가의 “종이 건반”, 숨은 창의성 돋보이는 길 [강이순의 피아노와 역량 개발](2)
  • 뉴스앤잡
  • 승인 2024.12.12 0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이순 소장(피아노 손가락 독립 연구소)은 20여 년 동안 피아노를 가르치며, SNS를 통해 피아노 교육 전문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피아노 좋아하세요?’가 있으며, 현재 서울에서 피아노 교습소를 운영 중이다.
강이순 소장
(피아노 손가락 독립 연구소)

2024년 10월 10일. 한국 여성 최초로 한강 작가가 노벨 평화 문학상을 받았다. 가냘프고 미세한 울림을 가진 그녀가 어릴 때 부모님을 가장 힘들게 했던 사건이 있다. 피아노를 배우게 해 달라고 조른 것이다. 그녀는 집안 형편상 꿈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문구점으로 달려가 10원짜리 “종이 건반”을 샀다. 책상에 네 귀퉁이로 압정을 붙여놓았다. 당시 어린아이 한강은 “고개를 까닥거리며 신나게 건반을 두드렸다”라고 말했다. 피아노라는 악기가 무엇이길래, 이토록 좋아했고 피아노를 배우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혔을까?

김현경 음악 연구소 소장은 철학자 슈타이너가 “인간의 감각을 12개”로 분류했다고 한다. 그녀는 피아노 교육을 중심으로 “12가지 감각”에 대해 설명했다. 12개의 “감각은 사용할수록 더욱 섬세”하고 “그 섬세해진 감각은 세상의 어떤 일도 이루어 낼 재능의 원천”이 된다고 말했다. 즉, “12가지 감각”을 사용하는 것은 잠재력을 개발시키고, 숨어있는 창의성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현대기업 환경에서는 창의성에 대한 용어 3가지를 설명했다. “캠프, 라이언, 송”이다. 캠프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물체의 3차원 모델을 생성하고 시뮬레이션하는 데 사용"된다. 라이언은 “조직의 리더십 및 의사 결정 능력을 지칭하며, 조직 내에서의 효율적인 의사소통과 목표 달성을 위해 필수적”이다. 송은 “음악이나 시 등의 예술 작품을 만들 때 사용되는 용어로 작품의 감성을 전달하고 듣는 이에게 듣는이로 하여금 깊은 감정”을 느끼게 한다. 캠프는 “엔지니어”, 라이언은 “리더”, 송은 “아티스트들”을 상징한다.

한강 작가의 종이 건반은 위의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첫째, 건반을 두드리듯, 꿈을 스스로 펼쳤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도구 삼아 직접 시각화하는 현상은 꿈을 찾아가는 최고의 “엔지니어”다. 둘째, 소리를 상상하듯, 머릿속에서 생각을 그렸다. 자신이 머릿속으로 그려낸 소리가 어떤 울림으로 표현될지 상상해 내는 것은 “리더십”의 행위와도 같다. 셋째, 한 곡을 완성하듯, 꿈 일부분을 완성했다. 작품을 써 내려가듯 자신의 인생을 표현하는 것은 “아티스트”의 예술적 가치를 지닌다.

오케스트라를 위한 대작품인 “심포니(Sympony)” 형식에서는 서로 다른 악기가 등장하며, 각기 다른 박자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처럼 우리가 함께 모여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결과물로 보이지 않아도 언젠가는 창의가 불러오는 성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은 멀리 봐야 한다. 아직 다 완성된 게 아니다. 지금 누구보다 멋지고, 훌륭한 인재가 되어가는 적절한 시기라고 자신에게 말해준다면 얼마나 근사하고 멋진 일일까?

가는 길 가던 대로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면 숨은 창의성이 돋보이는 인재 개발형 시대에 분명 큰 사람이 될 수 있다. 한강 작가의 소리 나지 않는 종이 건반의 아픔과 고통이 훗날, 화려한 축사로 이어지듯이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