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의견을 내는 구성원을 멀리하라 [유경철의 인재경영](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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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의견을 내는 구성원을 멀리하라 [유경철의 인재경영](101)
  • 뉴스앤잡
  • 승인 2024.09.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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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신사업 프로젝트를 맡은 오 팀장은 회의를 소집해 프로젝트의 방향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제시하고, 팀원들에게 의견을 구하고자 한다.

오 팀장 :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사업과는 달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회사 차원에서의 과감한 투자와 팀원들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 선임 : 맞습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필요가 있긴 하지만, 조직의 미래를 위해서는 팀장님 의견처럼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합니다.

이 주임 : 그렇습니다. 리스크는 있지만, 충분한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실현할 역량도 있습니다.

차 선임 : 저도 팀장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오 팀장은 자신의 생각을 제시하고 팀원들의 의견을 구했지만, 팀원들의 의견이 모두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만 확인했다. 이후 더 이상 토론을 진행하지 않고, 다음 회의 때까지 구체적으로 신사업 아이디어를 두 개씩 생각해 오기로 하고 회의를 마쳤다.

 

[HBR 리더십 솔루션] 리더의 반향실 효과를 이겨내는 방법

리더는 직급이 올라갈수록 자신의 생각에 확신이 생기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반향실 효과(echo chamber effect)’라고 하는데, 자신과 비슷한 생각이나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내 생각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게 된다. 이 경우 모두가 리더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다른 아이디어나 부정적 피드백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처럼 가능한 모든 옵션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보다 만장일치를 유지하고 갈등을 피하는데 더 관심을 가지게 되면 ‘집단순응사고(groupthink)’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면 리더는 자신의 생각에 동조하는 구성원들만 좋아하게 되고, 반대 의견을 가진 구성원들은 멀리하게 된다. 두려움 없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을 형성하기도 어려워진다.

세계적인 리더십 코치 디나 스미스(Dina Smith)는 이러한 반향실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5가지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다.

1) 피드백과 아이디어를 계속 요청하라

리더는 구성원들의 피드백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들어야 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경청하고 구성원들이 의견을 내게 만들어야 한다. 특히 리더와 다른 의견을 가진 구성원들의 생각을 독려하고 부정적인 피드백은 더 감사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피드백을 듣고 개선하는 모습을 리더가 보인다면 구성원들도 기꺼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2) 호기심을 가지고 경청한다

1대1 대화를 자주 갖는다. 주기적으로 대화를 나누게 되면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솔직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때에는 화가 나는 충동을 억눌러야 한다. 사람들은 자기가 옳다고 믿는 생각은 잘 바꾸려 하지 않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과 다른 말을 듣게 되면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나와 다른 생각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생각을 더 깊게 들어보는 것이 좋다.

“어떻게 그런 결론에 이르게 되었나요?”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어요?”

3) 네, 그리고

대화할 때 상대방이 ‘아니요’ ‘하지만’ ‘그러나’ ‘글쎄요’와 같은 말을 하게 되면 나의 말이 무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대신에 ‘네, 그리고’라고 말하면 구성원들은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면서 아이디어를 더 진전시켜 나갈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을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4) 마지막에 말하라

회의를 할 때는 가장 마지막에 말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중간에 질문을 할 수도 있지만 일단은 계속 듣기만 한다. 마지막에 이야기할 즈음이면 구성원의 이야기를 다 들은 상황이기 때문에 그것을 고려하여 나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처음 생각과는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5) 다른 관점을 위한 악마의 변호인을 만들어라

구성원들이 의견을 내지 않는다면 다른 부서의 구성원을 초대해 ‘악마의 변호인(devil’s advocate)’ 역할을 맡겨본다. 사실에 기반한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게 되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반박하는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나눌 수 있다.

 

[리더십 인사이트]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끌리게 되어있다. 리더 역시 자신의 결정에 호의적이고 잘 따라주는 구성원에게 호감을 가진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리더십은 무너지게 된다. 리더의 생각과 의사결정이 무조건 옳지 않기 때문에 다른 생각과 피드백을 받아야만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리더는 구성원들의 생각을 최대한 경청해야 한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리더와 다른 생각은 없는지를 살피고, 때로는 부정적인 피드백까지 기꺼이 듣고 필요하다면 수용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리더의 언행일치이다. 말로는 구성원의 이야기를 잘 듣고 수용하겠다고 하면서 결국 답정너처럼 행동한다면 구성원들은 리더를 신뢰하지 않는다. 리더는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변화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들었다면 리더는 솔선수범해서 언행일치를 보여야 한다.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 그래야만 구성원들은 리더를 따른다. 언행일치가 지켜지지 않는 리더는 리더십에 실패하게 되어있다.

스위스 철학박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롤프 도벨리(Rolf Dobelli)는 “리더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찾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은 우리의 사고를 왜곡하고, 편향된 결론을 내리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리더가 반향실 효과와 집단순응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구성원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 고통을 감내하는 변화를 감당해야 한다. 누구나 부정적인 피드백은 힘들다. 그러나 이런 고통을 이겨내야만 진정성 있는 리더로 거듭날 수 있다. 흔히 ‘아부하는 직원들은 멀리하고 직설적으로 옳은 말을 솔직하게 피드백해 주는 구성원들을 가까이 하라’는 말처럼, 순간은 힘들지만 결국 성과를 극대화하는 것은 리더의 고통이 수반된 언행일치 행동으로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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