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과 인격권 그리고 인권감수성 [박준우의 인재경영](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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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과 인격권 그리고 인권감수성 [박준우의 인재경영](29)
  • 뉴스앤잡
  • 승인 2024.05.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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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노무사로써 최근 가장 많은 활동 중의 하나가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일이다. 자문을 맡고 있는 기업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자문과 교육을 하거나 직접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의뢰받아 조사하기도 한다. 조사 결과에 대한 심의위원회 위원이나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 징계 등을 당한 피신고인의 징계 결과에 대한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대리하기도 하고, 피해자에 대한 상담과 노동청 진정이나 사내 신고 등을 도와주기도 한다.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예방교육, 관련 규정 작성, 발생시 조치에 대한 자문, 피해자나 피신고인에 대한 상담, 사건 대리, 조사 수행, 각종 위원회 위원으로 심의나 의결을 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한다.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일을 하다보면 가장 안타까운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의 부족이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을 법률용어로는 ‘인격권’이라고 한다. 인격권은 권리의 주체와 분리할 수 없는 것으로 생명, 신체, 건강, 자유, 명예, 정조, 성명, 초상, 사생활 등 인격적 이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인격권과 관련하여 명시적으로 규정한 조항은 없으나, 법 이론과 법원의 판례를 통해 인격에 관한 권리를 중요한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있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이 일반적 인격권으로 이해되고 있다. 또한 민법 제751조 1항에서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로 규정하여 인격권의 보호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인격권은 일반적 인격권과 개별적 인격권으로 구분된다. 

개별적 인격권에는 기본적으로 생명, 신체, 건강, 자유 등에 관한 권리가 있다. 이외에도 자신의 인격적 품위와 사회적인 평가를 훼손당하지 않을 권리인 명예권, 타인에 의해 자신의 성명이 부당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성명권, 자신의 얼굴이나 모습이 타인에 의하여 사용되지 않을 권리인 초상권, 개인의 사적인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사생활권 등이 있다.([네이버 지식백과](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타인에 대한 존중, 예의 등이 추상적이라면 보호받는 인격권의 내용을 보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보호받아야 되는 것이고, 어떤 것들이 침해받아서는 안되는 것인지 알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은 바로 이러한 인격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러한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보니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개는 본질을 간과한 것이 많다.

괴롭힘의 피해자라고 신고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격권을 침해당한 것이 아님에도 단순히 불쾌하다고 기분 나쁘다고 맘에 들지 않는다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신고를 줄이려면 직장 내 괴롭힘이 인격권 침해에 대한 것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이해시켜야 할 것이다. 소중한 개인의 권리이기에 그 행사 역시 소중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신고의 오용이나 남용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 내 괴롭힘이 도입되면서 이러한 인격권 보호 취지와 필요성, 이를 위한 인권감수성 제고 등이 소홀하게 다뤄진 부분이 있다. 그러다보니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오해도 많아지고 오용과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어 심지어는 폐지론이 대두되기도 한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특성상 조직 구성원인 직원의 노동권, 노동인권, 인격권의 보호는 필수적이다.

그런 점에서 직장내 괴롭힘 제도가 원래 취지와 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인권감수성을 높이고 인격권 보호의 필요성을 충분히 교육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은 경영진과 관리자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우리 조상님들의 속담이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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