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면접관의 등장 [윤영돈의 AI채용](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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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면접관의 등장 [윤영돈의 AI채용](1)
  • 뉴스앤잡
  • 승인 2023.09.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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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사람을 뽑는다고 그게 말이 돼?”

한국에서도 이제 AI 채용 트렌드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AI 채용’이란 말 그대로 채용전형에 AI(Ar 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이다. 간단하게 지원자의 자기소개서 검토 등에 사용되던 AI 시스템은 면접으로까지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첫 번째, AI를 통해 지원자의 적합성을 측정한다.
최근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채용 분야에서 AI는 ‘역량평가(76.5%)’와 ‘화상면접(29.4%)’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 대면 면접 단계로 가기 전에 후보자가 회사에 적합한지 알아보는 기초 단계이다. 
회사마다 방법은 다양하지만, AI 면접은 미세한 표정과 음성 등 면접 대상자의 언행 특성을 AI가 포착해 소통 능력 항목별로 지수화해 평가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컴퓨터에 장착된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비대면 형식으로 치러지는데 응시자 표정, 얼굴색 변화, 음성의 높낮이, 답변 속도, 자주 쓰는 단어 등 외면적 요소와 계획, 호감도, 조직 적합, 열정 등 내면적 요소를 AI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분석해 평가한다. 텍스트 데이터를 벡터로 변환하는 ‘텍스트 인식’, 음성 신호의 특징을 추출하는 ‘음성 인식’, 이미지에서 얼굴을 검출해 표정을 분석하는 ‘이미지 인식’ 등 다양한 AI 기술이 적용돼있다. 
AI가 인간과 비슷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는 이는 많지만, 올바른 고용을 위한 선택지로 활용되고 후보자의 상대적 적합성을 측정하는 방식이 데이터 축적에 따라 나날이 지능화, 고도화되고 있어 잠재력이 매우 크다.


두 번째, 자동화된 스크리닝 소프트웨어로 지원자를 걸러낸다. 
채용담당자가 많은 지원서를 처리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AI 채용 소프트웨어는 자동화된 스크리닝을 통해 많은 지원서 중에서 가장 적합한 후보를 식별한다. 이러한 소프트웨어는 이력서, 지원서 및 소셜미디어 프로필과 같은 다양한 소스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적합성을 결정하는 데 사용된다. ‘AI 지원자 추적 시스템(Applicant Tracking System, ATS)’을 통한 이력서 구문 분석을 거쳐 데이터를 추출하여 적합한 자격, 경험 및 순위를 적절하게 지정하여 고유한 프로필을 만드는 일이다. 소위 서류심사를 AI에게 맡기는 것인데, 자격에 못 미치는 사람을 1차로 걸러내는 것만으로도 인사담당자의 단순 노동을 줄여줄 수 있다. 
AI는 1명의 자기소개서를 평가하는 데 평균 3초, 1만 명을 분석하는 데 단 8시간을 소요한다. 인사담당자가 처리하려면 10명을 투입해도 하루 8시간씩 꼬박 일주일이 걸리는 분량이다. 국내 기업에서도 이와 관련한 다양한 사례가 있다. 
롯데그룹의 IT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www.ldcc.co.kr)은 최근 3년 안에 입사한 직원 가운데 높은 성과를 올린 사람들의 자기소개서와 업무 평가 등을 분석해 AI에게 딥러닝(심층 학습)을 시켰다. AI는 학습한 내용과 자기소개서를 비교해 새로운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 적합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을 부각해 인사담당자에게 제시한다. 상반기 채용에서 필요 인재 부합도, 직무적합도, 자기소개서 표절 여부 등 세 가지 영역에서 AI를 활용했으며 하반기에는 AI 채용을 전 계열사로 확대했다. 공채 서류전형을 주관한 롯데 관계자는 “필요 인재 부합도에서 고득점을 얻은 지원자가 직무면접에서도 좋은 평가 를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AI를 활용해 보니 지난해 10여 일 걸리던 자기소개서 검토 시간이 8시간으로 줄어들었다”며 “인사담당자의 주관적 판단을 최소화하고 같은 기준과 잣대로 평가해 공정성과 객관적 신뢰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사담당자들은 이를 서류전형 합격 여부를 판단하는 데 참고한다. AI는 다른 사람의 것을 표절한 자기소개서도 걸러낸다. 똑같은 단어가 겹친 문장의 경우 AI는 온라인이나 SNS에 올라와 있는 각종 자기소개서, 연구 논문, 지원자가 졸업한 학교 선배들의 자기소개서와 비교 분석해 표절률이 몇 퍼센트인지 산출한다. 현재 CJ그룹, 한국전력, 고려대 등이 자기소개서 분석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세 번째, 방대한 지원자의 데이터 기반 채용으로 공정성을 확보한다.
데이터는 방대할수록 미래의 후보자를 가려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데이터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사용될 때, 인간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로 제한한다면 말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7년부터 시작된 유니레버(www.unilever.co.kr)의 채용 과정인 신경과학 게임이다. 이 게임은 집중력, 기억력, 위험과의 관계, 감정 등 다양한 특성을 테스트한다. 이를테면, 위험을 테스트하는 게임은 응시자에게 가능한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는 3분의 시간을 준다. 펌프를 클릭하면 풍선이 5센트씩 부풀어 오른다. 사용자는 언제든지 수금을 할 수 있지만, 풍선이 터지면 돈을 받지 못한다.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 안전하게 적은 돈을 가져가는 사람과,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모험적인 성향의 사람을 나누는 것이다. 
유니레버는 다양한 방식의 게임을 제안하고 그 결과를 데이터로 확보하여 미래의 새로운 후보자를 측정하는 벤치마크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게임 방식의 AI 채용 시스템이 개발되어 상용화됐다. 다만 이 데이터를 후보자 검증에 재활용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긴 시간을 할애하도록 하여 집중력과 성실도를 점검한다. 채용을 심사하는 인력은 제한되어 있기에 수적으로 많은 지원자를 제대로 걸러내기에는 필연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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