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일에는 순서와 절차가 중요하다. 리더의 리더십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이 위기가 왜 왔는지 먼저 냉철하게 파악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이러한 리더십 위기의 배경에는 무엇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다음 5가지 배경으로 정리해 보았다.
우선, 정보민주화가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앨빈 토플러의 <권력이동>에서 정보화시대가 권력의 기반이 부에서 지식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지적했다. 현시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영진이나 리더라고 해서 구성원들에게 정보의 우위를 주장하기 어려워졌다. 왠만한 정보나 지식은 온라인에서 검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Open AI기술인 ChatGPT까지 돕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다보니 리더는 구성원에게 지식이나 정보의 우위를 주장하기 힘들어졌고, 반대로 지식과 정보가 더 빠른 구성원에게 우위를 빼앗기고 말았다.
두 번째는 권위 패러다임의 종말이다. 인류의 역사가 변화하듯이 조직 또한 멈추지 않고 변하고 있다. 조직 구성원도 변하고 조직의 구조나 문화도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권력관계도 변하기 마련이다. 조직에서 권력관계는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과거 권력을 누리던 경영진이나 리더에게서 권력이 점차 아래 구성원으로 이동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는 흥미로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즉 권위는 사라지고 권력관계에서도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세 번째는 더 이상 나를 지켜주지 않는 조직의 변화에도 그 원인이 있다. 그동안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에게 충성을 요구했다. 이는 조직이 구성원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전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후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관념이 확 바뀌기 시작했다. 많은 조직 구성원들의 가치관과 태도가 달라지면서 리더가 구성원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당장 눈길을 끌만한 뭔가를 제시해야만 한다. 과거처럼 “우리가 남이가!”하며 감정에 호소해봐야 소용없는 현실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처럼 조직이 개인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일반화되면서 자연스레 리더십에도 위기가 찾아오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네 번째는 위계구조의 변화이다. 조직이란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서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집단을 일컫는 말이다. 이처럼 집단이 특정한 목적이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질서 속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체제가 중요하다. 어느 정도의 위계구조와 질서가 반드시 필요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요즘은 과거와 확실히 달라졌다. 전통적인 리더의 권위가 사라졌고 리더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조직구조에서 탈중심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다섯 번째는 안티 꼰대시대이다. 꼰대하는 말은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을 기준으로 세상을 평가하고, 다른 사람도 그 기준을 따라야 한다고 요구하는 모습을 일컫는 의미이다. 세상이 변하면 요구되는 역량이나 기준도 바뀌게 되는데, 과거와 달리 엄청난 속도로 변하는 요즘 세상은 과거의 경험이나 노하우를 무용지물처럼 만들어버렸다. 그러는 사이 조직에는 안티 꼰대문화가 생겨났다.
이처럼 리더십 위기의 5가지 배경을 간단히 정리해 봤다. 이러한 상황은 리더의 잘못이 아니다. 너무나 빠르게 바뀌고 있는 환경으로 인해 리더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사람은 리더의 몫이 남아있다. 이러한 환경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을 정립해야 하는 것은 여전히 우리 리더의 책임이다. 결국 리더의 새로운 과제가 하나 더 주어진 셈이다. 앞으로 연재되는 칼럼에는 ‘리더의 리더십 구하기’를 목적으로 다양한 내용으로 담아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