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은 사람과 일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팀’은 가장 하위 조직단위에 해당하며, 팀장은 이러한 조직의 가장 하위 단위인 팀을 책임지는 관리자다. 즉, 팀장의 일이란 팀의 구성원인 팀원에 대한 관리와 팀을 구성하는 업무에 대한 관리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팀의 성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팀장의 역할과 책임이다. 바꿔 말하면 팀장은 팀의 성과를 위해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관리자이자 경영자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관리자들이 이른바 ‘MZ세대’라 불리는 팀원들을 관리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언론에는 "신입이 월·수·금 연차, 배짱도 좋네요…MZ 신입사원에 '분노'“,“"제가 커피를 왜 타요?"…부장에 대놓고 말한 신입, 당신 생각은?”, “"왜 연락안돼" 물었다고 '직장 괴롭힘' 신고” 등과 같은 제목의 기사가 거의 매일 등장하기까지 한다. 물론 일부 과장된 것도 있고 극단적인 경우에 해당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상 직장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후 많은 관리자들이 팀원들의 관리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직장내 괴롭힘 방지법 때문에 직원들에게 제대로 업무를 시키지 못한다거나 일을 시키기 겁난다는 것이 관리자들의 주된 하소연이다. 그렇다면 관리자들의 관리 방식에는 문제가 없는데 단지 관리대상인 팀원들이 세대가 바뀌어서 이상해진 것일까? 물론 이전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MZ세대의 권리인식이 높고 자신의 권리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언행이 강한 것으로 보여지는 면도 없지는 않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팀원들이 늘어나 기존의 관행이나 조직문화라는 이름으로 용인되던 인격권 침해나 사생활 침해 등과 같은 관리 방식이 더 이상 통용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관리대상인 MZ세대를 탓할 게 아니라 관리자들의 관리 방식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팀장과 같은 관리자들은 자신이 맡고 있는 조직의 성과에 대해 책임을 진다. 조직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조직 내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동원하고 배분하는 등 관리해야 한다. 그 시작은 다름 아닌 일에 대한 배분이다.
우리나라는 서양과 달리 직무 중심으로 인사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조직 중심으로 업무를 분장하고 배분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즉, 직제규정처럼 조직단위별로 담당 업무를 큰 틀에서 배분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개인단위에서는 직제규정처럼 업무를 공식적으로 배분한 규정 등을 찾기 어렵다.
물론 팀업무분장이라는 이름으로 팀원별로 업무를 규정하고 있으나, 개략적인 업무명만 기재되거나 대표업무 한두가지만 표기되어 있다. 직무중심 인사관리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직무기술서와 같이 상세한 업무내용과 범위, 산출물 등과 비교하면 너무 허술하다.
팀장들은 MZ세대들에게 어떻게 일을 시킬지 고민한다. 하지만, 그전에 어떤 일을 시킬지가 명확해야 하며, 그 시작이 바로 적정한 업무분장이다. 팀원들의 능력, 경험 등을 고려하고 팀의 현재 업무와 전략적 과제 등을 감안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업무를 분장해야 한다. 그 업무의 세부 내용과 산출물, 업무담당자의 역할과 책임 등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공식적으로 회의 등을 통해 확정하고 공유해야 한다.
이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이고 낯설게 보여질 수도 있다. 니일 내일 구분없이 조직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시키는 일이라면 개인을 희생하면서 닥치는 대로 했던 팀장들이 겪었던 조직 생활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 어느 세대보다도 공정과 합리를 요구하는 MZ세대와 일하기 위해서는 일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해야 한다거나 자신의 일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몰입과 헌신 그리고 성과까지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바람이다. 이러한 바람을 현실화시키고자 한다면 기초부터 다시 쌓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시작은 다름 아닌 업무에 대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배분이다. 적정 업무배분은 MZ세대와 일하기의 첫단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