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의 시작점은 자기 자신의 재능과 관심, 꿈에 관한 질문이다. 대학생들은 졸업반이 되면 부랴부랴 그제야 취업 준비를 시작하고 다양한 커리어 관련 행사를 참석하기도 한다. 그전부터 준비도 하고 걱정도 미리 많았겠지만, 발등에 불이 떨어지다 보니 이것저것 해야 할 것도 많고 마음만 불안하다.

졸업이 가까워지면 더욱 열심히 이력서 작성법을 배우고 소개서를 준비하고 면접 스킬을 배우러 다니면서 추천서를 받으러 다닌다. 마치 대학 들어가기 위해 학원에 다니며 입시를 준비하듯이 외우느라고 여유가 없었던 것처럼,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확신이 없으면서 학원에 다니며 도서관에서 어떻게든 입사하려고만 애를 쓴다.

직업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건만, 본인의 의지 없이 선택한 전공에 방황하며 대학 캠퍼스에서 막연히 시간을 보내며 어느덧 취준생이 된 것이다. 그리고 다시 먹고살기 위해 지원하는 직장을 찾아 헤매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직장을 들어간다 해도 녹록하지 않은 조직 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이유가 필요하다. 진심으로 원해서 선택한 일터가 아니라면 쉽게 좌절하고 쉽게 그만둘 수밖에 없다. 미리 내적 성장을 통해 준비되지 않는다면 만족스럽고 행복한 직장 생활을 지속해서 영위하기도 쉽지 않다. 재능 발견하기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그리고 취업 준비는 대학 1학년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해서 선택한 전공으로 대학 캠퍼스의 기쁨을 만끽하다 문득 마주하는 현실에 당황하게 된다. 어느새 또 다른 입시인 취업이라는 관문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내가 대학에서 국제 유학생들을 코칭하며 놀랐던 것은 학교와 전공을 선택한 이유가 장학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물론, 장학금은 중요한 선택 요소이지만 선택의 전체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요즘 주변의 멘티들을 보면 놀랍게도 전공 선택의 이유가 부모님의 권유였다고 답하는 경우도 많았다. 내가 그들을 코칭하며 어떤 꿈을 지니고 있는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등을 물어보면 처음에 무척 당황해한다. 그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질문인데 왜 받아본 적이 없는 질문이었을까? 대학을 가는 정확한 이유를 자신이 먼저 묵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손안에 얼마나 많은 보물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타고난 재능이 많은데 너무 늦게 발견하기도 하고,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삶을 마감하기도 한다. 만약 매일 출근하는 일터가 기쁘지 않지만 돈 때문에 일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한다면 그것은 너무 비참한 삶일 듯하다. 스스로 자신만의 타고난 재능을 찾아내어, 강점으로 삼아서 하고 싶은 일을 신명나게 해보는 일터를 찾아야 한다. 필자가 그런 확신을 가지고 일터에서 체득해왔고, 실제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해줄 수 있다.

우리가 재능을 찾으려면 자신의 삶 속에 미션이 무엇인지 먼저 탐색해야 한다. 이력서를 들고 뛰어다니기 전, 먼저 자신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간절히 질문해보면 ‘나로부터’ 답을 찾을 수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났고 죽기 전에 내가 꼭 이루고 가야 할 미션이 무엇인지 찾는 것은 직업을 선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일터에서 일을 하게 되었을 때 스스로 이루어 갈 자신의 비전과 미션이 무엇인지 상상해보고 담담히 비전 노트에 적어본다.

주변의 모든 상황을 따지고 감안하기 전에, 만약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면 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적어야 한다.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도 끊임없이 궁금해 하며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하는 ‘내적대화’를 지속해야 한다. 간절히 구하지도 않고 그냥 살아간다면 답은 영원히 알 수 없다. ‘커리어를 통해서 이루어야 할 나의 소명’이 무엇인지를 발견해가는 과정이, 바로 평생 지속해 나가야 할 인생 여정(lifelong discovering journey)이다. 커리어 개발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진짜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