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의 중요성, 명강사는 명청중이 만든다! [곽동근의 에너지스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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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의 중요성, 명강사는 명청중이 만든다! [곽동근의 에너지스타](22)
  • 뉴스앤잡
  • 승인 2022.10.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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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의 한 호텔에서 큰 행사가 열렸다. 1시간 강의를 위해 초청받아 간 곳에 700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나는 평소보다 상당히 이른 강의 시작 두 시간 전에 도착했다. 내 강연 앞에 트로트의 황태자라 불리는 가수 박현빈의 공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드디어 박현빈의 등장! 아주머니 청중의 반응은 처음부터 끝까지 뜨거웠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느끼하지만 힘있고 멋있는 목소리로 인사하며 공연이 시작됐다. 박현빈은 「앗 뜨거」, 「오빠 한번 믿어봐」, 「곤드레 만드레」, 「샤방샤방」을 부르고 무대를 떠났다. 행사의 황제라 불리는 그가 짧은 시간 최고의 무대를 만드는 비법을 공개했다.

박현빈: “곤드레 ~”

관객들: “만드레”

박현빈: “오빠 한 번"

관객들: “믿어봐 ~”

박현빈: “아주 그냥”

관객들: “죽여줘요 ~”

관객들이 이렇게 쿵짝이 잘맞게 반응을 해 주면 노래 부르기도 쉽고, 흥도 더 난다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에게 오는 반응에 따라서 반응한다. 이날 청주에서 박 현빈은 너무도 뜨거운 반응에 기분이 좋아서 이렇게 외쳤다.

“오늘 오~래 해도 되나요? 반응이 아주 그냥 죽여줘요~”

그 다음 내 무대를 시작했지만, 박현빈을 쫓아가버린 청중과 그의 얘기로 술렁이는 관객들에게 이미 명강사는 관심 밖이었다. 

지난 여름 내게 일어났던 일을 소개해 보겠다. 오전 9시30분에 했던 아주 환상적인(?) 강의 경험담이다. 멋진 리조트에서 열린 레크리에이션 & 웃음치료 자격증 과정에 초청받아 특강을 하기 위해 무대에 선 상쾌한 아침. 젊디 젊은 200여 명의 파릇파릇한 대학생들과 소수의 일반인 참가자들. 강의에 들어가기 전, 얘기만 시작하면 엄청난 반응으로 환호해 줄 것이라고 내심 청중에 대해 기대하고 있었다. 진행자의 소개 멘트를 듣고 무대로 힘차게 달려나갔고, 늘 그렇듯이 에너지 넘치게 강의의 포문을 열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깜짝 놀람) 오잉?”

딱 봐도 150명 정도가 고개를 숙이고 졸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맨 앞에 앉은 한 여학생은 천장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자는 것이 아닌가? 깨우고 할까, 그냥 할까 고민되는 순간이었다. 일단 자는 친구들은 깨우지 않고, 나의 명강의 실력을 믿으며 그냥 진행했다. 수년간 셀 수 없이 해왔던 끝내주는 강의 멘트들과 청중을 사로 잡는 주의 집중의 기술들을 아낌없이 그들에게 마구마구 발사했지만 악의 무리(자던 청중)들은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공격을 잠이 주는 비몽사몽 보호막으로 가뿐하게 튕겨내 버렸다.

휴식 시간에 강의장 전체를 돌면서 졸던 친구들을 만나 그 이유를 들어보니, 자격증 취득을 위해 실기 시험 준비를 하다가 새벽 6시쯤 잤다는 것이다. 2부 시간에는 잘 부탁한다는 호감도를 높이는 친절한 멘트를 날리고 무대에 다시 섰다. 헉! 그랬는데도 불구하고…….

이날 나는 그동안 강의를 잘하고 다녔던 건 내가 잘나서가 아니었다는 엄청난 사실을 깨달았다. 그동안 내 강의가 빛났던 것은 바로 강의를 잘 들어주는 정말정말 소중한 명청중 덕분이었다. 명강사는 명청중 덕분에 빛이 난다는 보석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명.청.중! 그들은 딱 세 가지를 잘한다

1번 명청중은 강사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입으로는 ‘아~’ 하는 한마디를 연발한다.

2번 명청중은 맞는 얘기,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손을 들어 옆 사람을 때리며 ‘맞아 맞아! 저거 진짜 맞는 얘기야!’라며 맞장구친다.

3번 명청중은 자신의 마음에 강력히 와닿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박수를 친다. 그러면서 강사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다.

명청중의 리액션 - 반응이 강의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주듯이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바람직한 반응들이 에너지 넘치는 삶을 만들어 낸다. 앞의 박현빈의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이, 가수는 반응을 먹고 사는 직업이다. 라이브 무대에서 흥을 돋우기 위해 가수들이 자주 하는 멘트가 있다. “모두 일어나세요!”

두세 번 말했는데 아무도 안 일어난다면 어떨까? 매우 뻘쭘해진다. 가왕(가수들의 왕)이라 불리는 조용필이 무대에서 그의 노래 ‘비련’의 첫 번째 소절 ‘기도하는 ~’을 부르면 소녀팬들은 모두 “꺄아!” 하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른 가수들도 마찬가지다. 요즘 대세인 싸이가 노래할 때 관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따라하는 모습은 아주 익숙한 광경인데, 만약 가수가 열창할 때 아무런 반응도 없다면 어떨까?

<세상에 ‘와’가 없다면?>이란 CF가 있었다. 야구 경기에서 홈런을 쳤는데도 관중들이 함성을 지르지 않고 무표정하게 앉아 관중석에 떨어진 공만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무언가 잘 했을 때 “와아!” 라는 반응이 없다면, 무척 삭막한 세상이 될 듯하다. 반응이 없으면 정말 답답하다. 인생 사는 맛이 안 난다. 하지만 적절한 반응을 하면 상대에게 힘을 줄 수 있고, 당신은 호감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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