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망, 딱! 멈춰라. 이제 그만! [곽동근의 에너지스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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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 딱! 멈춰라. 이제 그만! [곽동근의 에너지스타](21)
  • 뉴스앤잡
  • 승인 2022.09.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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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강연 중에 신부님 한 분이 들려주신 이야기다. 중년의 남자 P가 친한 친구 K의 보증을 서 주었다가, K가 도망을 가버려 P가 많은 빚을 떠안게 되었다. P는 이를 갈며 수 개월 동안 K를 찾아다니다 몸이 축났고, 결국에는 병원에 입원해서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이야기를 마친 신부님이 물었다.

“누가 나쁜 사람입니까? P입니까, K입니까?”

청중은 입을 모아 “K요!”라고 대답했다.

“맞습니다. 돈 떼먹고 도망간 K가 나쁜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P가 죽었을까요?”

 

세상은 나쁜 사람 순서대로 먼저 떠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다른 사람을, 세상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은 ‘화’가 그 사람의 수명을 갉아먹게 된다. “그놈만 생각하면 ……. 정말!”이라고 이를 가는 누군가가 있는가? 한 번뿐인 소중한 인생에서 우린 얼마나 용서하며 살 수 있을까? ‘화’가 가득한 사람들은 판단력이 흐려지고, 앞뒤 상황을 못 보게 된다.

 

2박 3일 코스의 청소년 리더십 캠프에서 둘째 날 저녁 ‘루치아 인사’를 진행하면 많은 청소년들이 눈물을 흘린다. 루치아 인사란 갈등이 심했던 어느 마을에서 갈등의 골을 풀기 위해 루치아 신부님이 제안한 것으로, 마을 사람들이 둥글게 두 개의 원으로 서고, 원 안의 사람들과 원 밖의 사람들이 서로 마주보며 짧게 짧게 일대일로 이동하며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 마을 사람들은 갈등을 해결할 수 있었고, 이를 루치아 인사라 불렀다고 한다. 조명을 약간 어둡게 하고 조용한 음악으로 분위기를 잡은 뒤 루치아 인사를 설명하고 시작하면, 초반에 장난을 치던 학생들도 서서히 분위기에 젖어들며 친구들과 평소 나누지 못했던 속 깊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손을 잡고 흔들며 대화하는 아이들, 끌어안고 대화하는 아이들, 그러다 서로 눈물을 닦으며 대화하는 아이들, 그런 모습을 마주 보면서 울다가 “야, 너 눈에서 땀난다.” 라고 농담하며 웃는 아이들.

 

루치아 인사의 마무리에는 무대 앞 마이크를 아이들에게 내어 준다. 누구든 하고 싶은 말이 있는 사람은 전체 앞에서 이야기해 보라고 하면 잠시 뜸을 들이다가 용기 내서 나오는 아이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대개 이렇다.

“굉장히 친했던 한 친구랑 어떤 일이 있었던 후부터 서먹해지고, 말도 안 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어요. 하니야, 내가 그때 잘못했어! 날 용서해 줄래? 너랑 계속 좋은 친구가 되고 싶어!”

이 고백을 들은 하니는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앞으로 나와 용서를 구한 친구와 포옹을 하고 화해했다.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용서는 사랑이다. 먼저 자신을 용서하라. 평생 자기를 원망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하라. 그리고 다른 사람을 원망하는 삶을 멈춰라. 많은 이들이 대개는 부모를 원망하고, 주위 사람들을 원망한다. 그리고 세상을 원망하는 사람들도 많다.

 

딱! 멈춰라. 이제 그만!

“나부터 바뀌면 된다!” 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세상을 바꾸려 하지 말고, 원망을 멈추고 나부터 바꾸자. 용서에서부터 시작하자. 용서는 용서로, 사랑과 희생으로, 섬김으로 돌려받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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