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취업을 하고 직업을 구하는가. 혹자는 자아실현을 위해서라고 말하며, 혹자는 천명임을 부르짖는다. 하지만 대부분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경제력을 갖추기 위한 것이 제1 목표일 것이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돈을 벌기 위한 준비과정에도 돈이 든다. 물론 투자없는 결과가 어디있겠냐마는, 홀로서기를 시도하는 데에도 혼자서는 많은 어려움이 든다. 취직을 하는 데에도 어느 정도의 ‘자격’이 있는 것이다.

취업준비를 하는 데에도 준비가 필요한 현실을 꼬집어 이른바 ‘취준준생’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말그대로 취업준비를 준비하는 것이다.

사람인이 신입 구직자 35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46.2%가 취업준비와 경제활동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취준준생은 주 평균 19시간을 근무하며 월평균 89만원의 소득을 얻고 있다.

취준준생을 하는 이유는 생활비가 부족해서이다. 취업 준비에 필요한 스펙을 갖추는 데에도 만만찮은 비용이 들어가니 생활비는 자연스레 쪼들리게 된다.

취업준비 필수 3종 자격증인 컴한토의 경우 컴퓨터활용능력은 총 4만 1500원(필기+실기), 한국사능력검정은 2만 2천원(심화), 토익은 4만 8천원이다. 세 자격과정을 거치는 데에만 11만 1500원이 든다. 부쩍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오픽은 7만 8100원, 토익 스피킹은 7만 7천원이다.

치킨값이 2만원인 시대에 몇 만원 정도가 뭐 그리 비싸겠냐 싶지만, 적게는 두어번, 많게는 너댓번까지 도전하는 것을 생각하면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컴퓨터활용능력은 1급 기준 9.3%(2021년 국가기술자격 통계연보), 한국사는 심화 1급 기준 합격률이 19.7%(58회 시험, 국사편찬위원회), 토익은 800점 이상 비율이 28.6%(YBM)에 불과하다. 한번에 높은 성적을 기록한다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고스펙을 마련하는 데에는 수차례의 도전이 필요하다. 학원비나 교재비 등을 감안한다면 그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면접 준비에도 당연히 돈이 든다. 평소에 입는 츄리닝을 입고 면접을 볼 순 없으니 정장을 마련해야 한다.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메이크업도 받는다면 비용이 껑충 뛴다.

지난해 하반기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취준생들이 예상하는 면접 준비 비용은 평균 48만원이라고 한다. 다소 과한 추정일 수도 있으나 면접준비가 취준생들에게 심적으로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많은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비대면 시대의 면접 트렌드인 화상면접, AI면접을 준비하려면 웹캠이나 마이크 등의 장비도 필요하다. 장비값도 당연히 돈이다.

21년도에 진행된 국민권익위의 공공기관채용실태 조사결과, 거의 모든 기관이 채용예정자에게 채용 신체검사서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 중 80%가 구직자에게 검사비용을 부담시키고 있었다. 신체검사는 보통 3~5만원선이다. 이러한 행태를 개선하고자 정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년마다 진행하는 국가건강검진 채용결과를 이용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마련하였다.

국가전문자격시험인 세무사, 관세사, 감정평가사 등 21종의 시험은 1차 2차 시험으로 이루어지는데 응시료를 일괄적으로 받아서 1차를 떨어져도 2차 시험 응시료를 내는 꼴이다. 국민권익위가 이에 국가전문자격시험 관할 소관부처에 올 10월까지 해당 사항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국민권익위의 권고 이외에도 취준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와 정책이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온라인청년센터에서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신청이 가능하다. 취준생이 자신의 취업 준비 활동을 꾸준히 증명한다면, 월 50만원씩 6개월간 최대 300만원을 지원해주며, 취업 후 3개월 근속 시 50만원을 추가로 지원해준다. 또한 여러 지자체에서 면접 복장을 무료로 대여해 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서 구직촉진수당, 취업지원서비스, 취업활동비용 등을 지원받을 수 있으니 경제적인 부담을 덜고싶은 취준생과 취준준생들이라면 관심을 가져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