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 역사 ②1990년대] 글로벌화, 이색면접으로 창의적 인재를 낚다! 이종구 경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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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의 역사 ②1990년대] 글로벌화, 이색면접으로 창의적 인재를 낚다! 이종구 경희대 교수
  • 서설화 기자
  • 승인 2022.04.18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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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기업의 글로벌화, IMF사태
채용- 상시 수시채용
면접 - 이색면접의 등장
인재상 - 창조적인 인재상

코로나19로 인해 채용시장은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AI채용, 화상면접, 온라인필기시험 등 채용시스템이 비대면으로 바뀌는 계기를 마련했다. 포스트코로나에도 비대면과 대면이 어우러진 형태로 채용전형이 지속될 것으로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예측했다.

취업정보를 단순히 입사를 위한 수단으로만 여기지 않고, 취업의 역사를 읽는다면 어떨까?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를 고찰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활동이다. 채용시장은 변동성이 커서, 앞으로 절대적인 지침을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시대별 흐름을 읽는다면, 미래 채용트렌드의 방향을 제시하고 더 나은 취업진로 상담 프로그램의 개발도 가능할 것이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취업의 역사를 꿰차고 있는 이종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교수, 그는 ‘한국 취업문화·공채문화 40년사‘를 집필하며 취업의 역사를 집대성하여, 단순한 정보로만 다루고 있는 취업분야를 학문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취업 및 직업의 트렌드는 산업사회의 자화상이요, 생물과 같은 것인 만큼 지속적인 탐구와 연구를 요하는 분야이다’라고 이종구 교수는 전했다. 그가 전하는 취업의 역사를 시대별로 나누어 소개하고자 한다.

1편 [취업의 역사 ①1980년대]

2편 [취업의 역사 ②1990년대]

3편 [취업의 역사 ③ 2000년대]

이종구 경희대학교 교수

 

 1990년대 채용 역사와 취업문화 

 

Q. 1990년대 경제위기가 심각한 시기이다. 이 시기 채용제도의 특징은 무엇인가?

“1994년 상시채용제와 1995년 열린채용을 도입해서, 기존 채용형태에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했다. 주목되는 사건은 1995년 삼성이 선언한 열린채용이었다. 삼성의 열린 채용방식은 신인사제도와 슬림화된 기업조직에 부합하는 최정예 인력을 뽑기 위한 신인사기법의 하나이다. 그 이후 다른 대기업들의 채용형태에 대한 변화를 불러온 계기로 작용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경제사는 블루라운드 출범과 IMF사태, 대기업 해체와 부도 등 악재가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대기업들의 혁신적인 구조조정은 기존 채용제도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IMF사태는 취업문화의 변혁을 가져왔다. 대규모 정기공채 대신 소수, 수시채용이 새로운 채용방식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룹사들이 해체된 만큼 그룹 본부가 일괄채용하던 그물형 채용방식은 사라지고, 계열사별로 독자채용하는 낚시형 채용제도가 모습을 나타냈다.

1980년대 채용방식인 공채, 보통형 인재선발, 그물형 채용방식과는 대립되는 형태이다."

 

Q. 이 시기에 정부형과 대학형 인턴사원제가 나왔다고 들었는데, 설명 부탁한다.

“1990년대 우리 기업환경의 역동적인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1998~99년 출범한 IMF형 인턴사원제는 특별한 시대상황이 낳은 특이한 채용방식이다. 인턴사원제를 주도한 주체에 따라 정부형과 대학형이 있다. IMF체제인 1998년은 정부가 일자리창출을 지원하는 IMF형 정부인턴사원제가 나왔고 1999년의 경우는 대학이 취업난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대학주도형 인턴사원제’를 가동했다.“

 

Q. 기업의 필기전형은 1990년대에 어떠했는가?

“1995년에 들어 주요 그룹사들은 필기시험을 일제히 폐지했다. 삼성은 공식적으로 열린채용을 선언했다. 열린채용의 핵심내용은 학력제한 및 성차별 철폐, 열린면접, 신인재상 정립, 필기시험 폐지 등으로 집약된다. 필기시험 폐지는 다른 대기업들에게 동시다발로 파급되었다.

이른바 삼성의 직무적성검사, 선경의 종합적성검사, 쌍용의 직무적성검사, 코오롱의 인적성검사, 한진의 직무수행능력검사, 기아의 직무능력검사, 포스코의 실무적응능력검사 등 새로운 입사시험이 도입되며, 기존 필기시험을 대체하며 공채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1995년 이후 대기업들은 지원자들의 종합적 사고능력과 기업가치 및 기업문화에 부합하는 인재확보를 위해 한층 더 깊이 있는 다양한 평가기법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Q. 면접방식은 1990년대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1994년은 면접대란이 일어난 시기였고, 전문성과 실무능력을 검증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다. 기업들이 국제화, 세계화를 지향하면서 자사의 신인재상과 신기업문화를 재정립했다. 1980년 이후 1994년에 이르기까지 단일면접을 보는 기업이 여전히 주류를 이루긴 했지만, 상당수 기업은 복수면접을 도입하기도 했다. 

무자료면접, 다차원면접, 술자리면접, 카드면접, 노래방면접 등 다양하고 독특한 기업의 이색면접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종구 경희대학교 교수

Q. 기업의 글로벌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90년대 인재상은 어떠했나?

“1990년대 기업들의 인재상은 디지털사회에 맞는 창조적인 인재상으로 변화했다. 199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의 세계경영과 지식경영, IT혁명으로 통칭되는 정보통신혁명으로 인해 창조적인 인재상으로 급격히 선회했다.

로컬에서 글로벌화로 이어지는 국제화현상으로 인해, 대기업들의 경영방침과 사업방향은 자본보다 아이디어가 지배하는 지식경영쪽으로 진행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범용형 획일적 인재상에서 탈피하여 창조적, 도전적, 국제적 감각을 지닌 개발적 글로벌 인재상으로 변모하게 됐다.”

 

Q. 1990년대 구직자는 어떤 기업을 선호했는가?

"1990년대는 한국 경제의 중심산업으로 급부상한 전자, 전기, 정보통신,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의 업종이 입지를 공고히 했다. 그룹사 가운데 성장업종에 속한 계열사를 많이 거느린 대기업이 기업선호도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1990년대 중반 WTO 출범에 따른 국제경제환경 및 노동환경의 변화, 연이어 발발한 IMF사태는 그룹사의 기존 입지에 치명타를 입혔다. 그룹사들이 부도와 해체, M&A, 빅딜에서 생존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우리 사회는 대량해고와 실업사태로 공황상태에 빠져들었다.

1990년대 후반 들어 기업선호도의 판도는 점차적으로 변하면서, 구직자들은 안정적인 공기업들을 선호했다.“

 

Q. 구직자의 직업선호도는 1990년대 어떠했는가?

“1990년대는 IT혁명이 한국 직업사를 새로이 썼다. 벤처창업과 IT혁명, 그룹사들의 집단적인 정보통신산업 진출, 반도체, 컴퓨터 등 이른바 IT 산업군과 연관된 파생직업들이 한국 직업사에 새로이 이름을 올렸다.

이 시기 정보통신직업과 금융권 직업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인기직업군은 금융권과 정보통신직군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Q. IMF사태로 대학 진로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됐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인가?

“대학가에서 진로교육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 시기는 1997년 IMF사태를 정점으로 하고 있다. IMF사태는 극심한 취업난, 대량해고, 실업사태를 불러일으켰다. 따라서 학생들의 진로상담 범위를 취업, 직업, 학습, 교육, 진학 등에 이르기까지 확대시키는 역할을 했다. 동시에 대학 내 진로교육의 시스템을 둘로 나누는 이중 구조를 만들었다. 

학생생활연구소가 진로교육의 정통분야이자 학문체계에 근거한 상담심리학과 진로심리학을 전담하고, 취업정보실은 취업과 관련된 진로교육을 진행하게 됐다. IMF사태 이후 대학가의 진로교육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종구 교수  

이종구 저 / 도서출판 청람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로, 2011년 노동부가 인가한 사단법인 ‘한국취업진로학회’를 창립했다. 한국기업경영학회·국제지역학회·아시아유럽미래학회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잡지, 신문, 방송사에서 10여년 동안 취업전문기자 및 취업방송진행자로 활동하며, 수많은 직업인들을 취재한 경력이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 취업문화·공채문화 40년사‘, ‘취업정보분석과 입사전략’, ‘취업전략과 경력개발’, ‘금융권 정보분석과 취업전략’, ‘면접정보분석과 입사전략’ 등이 있다. 경희대학교 경영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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