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이커머스 (e-Commerce)분야를 보면 전쟁판을 넘어서는 것 같다. 파격적인 가격대와 배송의 속도전을 보면 놀라울 정도이다. 어디가 끝인지 모를 치킨런 게임같은 느낌이다. 거기다가 작년에 있었던 쿠팡의 상장소식과 회사가치 금액은 노름판을 방불케 하며 금년 초에 있었던 뉴욕 증시 상장 소식은 아직도 뇌리를 얼얼하게 한다.
필자는 생필품을 구입할 때 옥션, 쿠팡을 자주 사용한다. 적자를 보고서도 상대방을 때려 눕히려는 기세다. 최근에는 ‘11번가’가 아마존이 결합되어 또다른 전운이 감돌고 있다. 그러면서 이른 새벽인 밤 1시, 2시에 아파트단지를 돌아다니는 차량은 현대판 홍길동같기도 하다.
대학가 강단에 서면, 이런 전쟁판을 반영한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간단한 게임으로 풀어서 진행을 한다. 많은 고민 끝에 만든 것이다.
주제는 역할분담(분업), 조립, 과정(프로세스), 개인의 역할과 소중함과 작은 실수가 치명타가 되는 것, 경쟁과 경쟁의 요소, 한 걸음 앞선다는 것, 망했다는 것, 경우 따라서는 내가 그 주인공이 되는 경우…
그런 치열한 기업 환경에서 인상쓰고 스트레스 받는 사람과 웃으면서 즐겁게 일하는 사람, 그리고 성과의 차이 등등이다. 간단한 게임이지만 기업의 원리를 포함하는 것으로 만들었다.
기업의 원리와 전쟁
우선 수강생을 세 개의 팀을 나눈다. 처음과 끝을 정해두고 1번 사람에게 제각기 다른 브랜드의 500ml 생수를 하나씩 준다. 순서를 정하여 처음부터 손에서 손으로 끝까지 패스를 하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지만 각각 다른 업무를 한다는 상징성을 알려준다.
“1번 구매담당, 2번 입고 담당. 3번 1차 가공. 4번 2차 가공, …(중략)...13번 물류창고 상차(上車), 14번 트럭운송 및 고객에게 배송합니다. 마지막 택배 운송자는 교수님이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전달하면 업무가 끝나는 것입니다. 물론 수금도 해야 하고, 소비자 만족도, A/S 등도 생각해야 하지만 단순하게 생산과 판매업무만 나눈 것으로 가정합니다”
첫번째 시도는 순서대로 진행하며 ‘조립과 공정(PROCESS)’만 강조한다
두번째 진행 시간을 재어보고 스피드를 높이라고도 해본다.
세번째 좀더 빨리 가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한다. 요즘의 고객이 원하는 것은 단 일분 일초라도 빠른 것을 좋아하니….
세 회사의 경쟁상황을 전제로 한다.
게임 지침을 준다. “지금부터 3개팀의 경쟁 상황입니다. 같은 품질, 같은 디자인, 같은 가격대라면 '누가 먼저 배달해 주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소비자가 금융위기로 돈이 적어졌습니다. 늘 3개 회사 제품을 사다가 이제 2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1개 회사 제품은 팔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각 회사의 마지막 배송담당이 고객에게 도착하는 순서대로 생존합니다. 꼴찌는 만들어 두고 판매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쯤이 되면 한 명이 손을 들고 공정하지 못하다고 항의를 한다. 다른 두 팀은 16명인데, 자기 팀은 18명이라 불리하다고. 그러면 되물어 본다. “2명을 자를까요? 해고시키면 같은 숫자로 공평하겠지요. 두 명을 자릅시다”고 하면 다행히 “그냥하시지요. 2명이 많아도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습니다.”
정작 유리한 팀이 꼴찌 “우리는 망했습니다”
두 번 정도 연습을 한 다음에 본 게임에 들어간다. 잠시 작전 시간도 준다.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다. 어느 팀은 앉은 간격을 좁히고, 어느 팀은 일어나서 바짝 붙는다. 어느 팀은 지그재그로 서서 좀더 작업을 쉽게도 한다.
‘역시!’라는 생각이 든다. 본 게임에 들어가면 간발의 차이로 승부가 갈라진다.
꼴찌 팀은 전원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 두 팀을 향해 정중히 인사를 시키며 ‘우리 망했습니다’라는 말을 외치고 모두 강의장을 나가도록 한다. 그리고 잠시 후에 불러들인다. 이런 것을 두고 “망했다. 그리고 모두 해고당했다”라고 가르친다.
새로운 가능성을 본다. 위기에서…
첫째는, 인원이 많아 불리한 팀은 오히려 획기적인 방법을 찾아 빨리 배송할 수 있었다. 힘은 들었지만 짧은 시간에 연습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준비가 되니 느긋하고 즐겁게 웃으면서 처리해낸다.
둘째는. 인원이 적다는 안도감으로 일상적인 출발을 했던 팀도 있다. 그런데 중간에 한 명이 실수로 놓치다 보니 늦었다. 모두가 우수해서 1등도 충분했지만 결론은 꼴찌가 되었다. 한 명만 실수로 전체가 실수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 꼴찌, 망한 회사가 되었다.
기업은 프로세스다. 역할분담(분업)은 조립을 전제로 한다. 조립은 순서가 있다. 나하나의 실수가 전체의 운명을 순식간에 좌우한다. 전장 상황 이상의 긴장을 요구한다.
기업, 직장의 기본
짧은 게임이지만 기업에서 고려해야할 요소를 짚어 보았다. 그래서 밝은 표정으로, 인사 잘 하고, 다른 사람 말 귀담아 듣고, 시간 지키고, 조금 힘들면 참아주고, 같이 머리를 맞대고 대화도 하는 사람을 원하고 찾는다. 같이 일하되 경쟁에서 이겨야 하니까.
*칼럼명[텐.퍼.취.미]는 '10%에 들도록 취업 이후의 미래에도 경쟁력을 키우자'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