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곳곳에 숨어있는 저평가 우량인재들 [김상엽의 지피지기(知彼知己)](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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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곳곳에 숨어있는 저평가 우량인재들 [김상엽의 지피지기(知彼知己)](10)
  • 뉴스앤잡
  • 승인 2021.06.09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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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를 다녀보면 명문대를 나와도 취업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방권 대학을 나와 쟁쟁한 기업에 우수한 성적으로 취업해내는 이해하기 힘든 비대칭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도대체 이런 현상은 왜 생길까하는 의문도 많았고 그 원인이 궁금하던 중 현장에서 답을 찾았다.

일회적으로 정보만 전달하는 강사일때는 잘 모르지만 직업상담사로서 학생들과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상담을 해 보면 놀라운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학생들을 점수에 맞춰 대학에 입학해 아무런 흥미와 꿈도 없이 관성적으로 학교만 다니는 비소신파와 특정 전공을 목표로 대학을 선택하여 꿈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자기관리도 하고 경력을 쌓아가는 소신파로 나뉜다.

얼마전 모 지방권 대학에서의 진로상담에서 사범대학 졸업반 4학년 여학생을 만났는데, 그 흔한 컴퓨터 자격증 하나 없는 무방비 상태였다. 졸업후 목표가 있냐는 질문에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한 자괴감과 지방대라는 패배감에 빠져, 4년 내내 아르바이트만 해서 큰 욕심도 없고 집근처 중소기업에 가야겠다고 한숨을 쉬는 학생이 있었다. 나는 이 학생에게 희망이 있을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학생의 대학 4년은 매우 흥미로웠는데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패스트푸드, 편의점, 영화관, 로드샵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훈련된 인재였다. 상담 과정에서 현직 대리급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의 놀라운 친화력, 세련된 대화능력, 상대를 배려하는 공감능력까지 갖추었음을 발견했다. 두 말할 필요 없이 전공은 무시하고 유통업계 영업관리직으로 방향을 정하고 나는 전형에 필요한 미션을 제시했다. 학생은 실천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나는 이 학생의 취업에 대한 확신이 섰고 꾸준히 SNS로 독려해 나갔다. 결국 3개월 후 이 학생은 이마트에 입사했다. 그 잠재력을 회사도 발견한 것이었다.

진로란 이런 것이다. 점수맞춰 대학에 올 수도 있고, 학점이 낮을 수도 있다. 사회적 경험이 적으니 자신의 미래가 불안한 건 매우 지당한 일이다. 가장 중요한 건 대학가 곳곳에 숨어있는 이런 인재들을 발굴하여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시켜 사회곳곳에 필요한 인재로 배출하는 것이다. 누구나 사람 그 자체의 매력이 있고 숨어있는 끼와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상담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누군가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해주거나 이런 약점이 있어도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여받은 적이 없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대학과 취업센터는 어른들의 시각으로 자소서를 고쳐주기에 급급하고 면접 예상답변을 외우라고만 강요한다. 너는 이런 쪽에 소질이 있으니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보라고 알려주는 경우는 드물다. 백사장에 널린 모래알 속에서 진주를 찾아낸다는 심정으로 잠재가치가 높은 인재를 발굴하고 훈련시키면서 용기와 희망을 부여함으로써 졸업 후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이라도 하도록 돕는게 기성세대들의 책임이다. 오늘도 우리 주변에 어깨가 쳐진 학생이 없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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