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여행의 힘든 사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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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여행의 힘든 사건은?
  • 서설화 기자
  • 승인 2020.04.06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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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니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과 만난다. 눈길도 주지 않았던 곤충에 대한 관심, 이름도 발음하기 어려운 공룡의 세계, 희귀한 괴물과의 만남 등은 동화책을 통해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거기에 나온 그림을 그리고, 그린 그림을 오려서 종이인형 놀이를 한다.

아이에게 읽어주기 위해 펼쳤던 동화책. 어느 순간 동화책을 보면서 나도 치유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생동감 넘치는 그림과 함께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긴 책. 최근 ‘꼬리 잘린 도마뱀(이규경 글)’이라는 책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도마뱀이 바위틈에 꼬리가 끼여서 멋진 꼬리를 잃게 된다. 그 꼬리를 안고 잃어버린 것에만 집착한다. 따뜻한 봄날에 지저귀는 새소리, 향기로운 꽃내음, 팔랑거리는 나비의 날개짓! 도마뱀은 잘린 꼬리 생각 때문에 봄기운을 느낄 수 없다.

우리네 삶속에서 잘린 꼬리는 무엇일까? 갑작스럽게 찾아온 실직,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취업문, 오랜 연인과의 쓰라린 이별, 십여 년을 모아도 어렵기 만한 내 집 마련,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고질병 등등 다양할 것이다. 삶에서 크고 작은 아픔을 현명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미련과 집착은 멀리 던진다!

꼬리 잘린 도마뱀은 다른 도마뱀이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고, 잘린 꼬리를 멀리 던져버린다. 우리는 가지지 못한 것과 잃어버린 것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도마뱀의 잘린 꼬리처럼 휙휙 던져버렸으면 한다. 머릿속에 새로운 생각을 채우기 위해서는 자신을 갉아먹는 미련은 버려야 한다.

잃은 것이 있으면 얻은 것도 있다!

꼬리 잘린 도마뱀은 다른 도마뱀이 다쳤을 때, 자신의 아픔을 경험삼아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다. 힘든 사건을 겪지 않았다면 보이지 않았던 일들이 어느 순간 보이게 된다. 아픈 경험으로 더 나은 삶을 만드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삶이라는 여행에서 겪게 되는 힘든 사건은 나를 한번 크게 되돌아보게 하고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아픔도 생각하게 하면서 자비심을 일으키게 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힘든 일을 겪고 계신 분들, 그 일로 인해 지혜와 자비가 발현되시길...’ 혜민 스님의 글이 떠오른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

잘린 꼬리에만 사로잡혀 있다면, 현실을 즐기지 못한다. 잘린 꼬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코로나19로 멈춰버린 세상, 사회적 거리를 두고 뒷동산을 거닐며 봄기운을 만끽하면 어떨까. 눈부시게 아름다운 봄날, 새로운 생각이 파릇파릇한 새싹처럼 돋아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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