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포커페이스 [유경철의 인재경영](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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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포커페이스 [유경철의 인재경영](105)
  • 뉴스앤잡
  • 승인 2024.12.04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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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나 팀장은 감정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나는 사람이다. 사적인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면 인간미가 넘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회의나 협상에서 불리하거나 억울한 상황에 처하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고 말이 빨라진다. 팀원들과 소통할 때도 흥분이나 서운함이 그대로 나타난다. 그러다 보니 상사에게는 평정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팀원들은 나 팀장이 자신들을 가볍게 여긴다는 생각이 든다.

회사에서 감정을 드러내면 손해를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나 팀장은 감정을 숨기기 시작했다. 모든 감정을 억누르고 철저히 포커 페이스를 유지했다. 팀원들이 다 함께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때도 나 팀장은 무표정했고, 업무가 힘들다는 팀원의 호소에도 공감하지 않았다. 그러자 팀원들은 나 팀장에게 점차 거리를 두었고, 친분이 있 던 동료들마저 멀어지게 되었다.

나 팀장은 리더로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맞는지, 감정을 드러내며 소통하는 것이 좋은지 고민에 빠졌다.

 

[HBR 리더십 솔루션]

포커페이스 언제, 어떻게 활용할까?

비즈니스에서는 초조함, 흥분 등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감정을 숨기면 다른 사람들의 호감과 신뢰를 얻기 어려우며 심지어 무능해 보일 수도 있다.

임원 전문 코치 멜로디 와일딩(Melody Wilding)은 포커페이스가 언제 필요하고, 또 어떻게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1) 포커페이스가 필요한 순간 vs 필요하지 않은 순간

협상이나 회의를 주재하는 상황이라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단호함을 보여주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 반면에 친밀감을 쌓는 시간에 포커페이스를 보여준다면 상대방은 당신이 별 관심 없고 차가운 사람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 상황이나 집단의 문화에 따라 나의 스타일과 진심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이 적절한지, 또는 방어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나은지 판단해야 한다.

 

2) 보디랭귀지를 활용한 포커페이스

포커페이스를 활용하고자 한다면 표정이나 몸짓을 통해 감정이나 의도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며 내 행동 패턴과 비교해 보자. 거울이나 영상을 통해 스스로를 관찰하거나 믿을 만한 사람들에게 나의 표정이나 행동이 어떤지 의견을 들어본다.

딱딱하고 차가워 보인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바람직한 포커페이스는 아니므로 대화를 할 때는 평온한 태도를 유지한다. 눈 주위 근육을 풀고 호흡을 내뱉으며 모든 긴장이 빠져나간다고 생각해 본다. 대화에서는 “흥미로운 의견이네요” “잘 이해가 안 돼서 그러는데요”와 같이 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대화를 이어나간다.

 

3) 끓는 감정에는 찬물로 평정심을 찾아라

감정이 끓어오르고 신경이 예민해진다면 스스로를 통제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100부터 1까지 거꾸로 센다거나, 아름다운 바다나 숲처럼 평화롭고 고요한 상황을 떠올린다. 차가운 물을 마시거나 얼음을 입안에서 녹이며 평정심을 찾을 수도 있다.

 

[리더십 인사이트]

협상과 같이 전략적인 선택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불안한 감정을 포함해 나의 패를 한 번에 다 보여주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비즈니스에서는 포커페이스도 필요하다. 미국의 컨설팅기업 헤이그룹이 29개국의 기업 리더 1만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감정과 장단점 등 자기인식 수준이 높은 리더의 92%는 자기인식 수준이 낮은 리더보다 최대 30%의 성과를 더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분노와 비난을 쏟는 리더는 구성원들을 방어적으로 만들어 그들의 성과와 업무 몰입을 떨어뜨린다. 이처럼 리더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은 성과로도 이어진다. 리더는 화산처럼 끓어오르는 감정도 빠르게 냉각시키고, 때로는 원수와도 미소 지으며 악수할 수 있어야 한다.

뜨거운 감정은 곧바로 말과 행동으로 드러난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면 우선 끓는 감정부터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본인에게 은연중에 나타나는 몸짓이나 언어 습관이 있다면 이를 미리 체크하고 관리해야 한다. 특히 흥분한 상태에서 하는 말이나 행동은 대부분 후회를 부른다. 지금까지 쌓아온 좋은 평판을 한순간에 허물어뜨리고, 팀원들과의 신뢰를 한순간에 깨뜨릴 수 있다.

감정을 식히는 방법으로 앞서 살펴본 숫자 세기, 평안한 이미지 상상, 명상 호흡 등이 있는데, 이 방법들의 공통점은 지금의 끓어오르는 감정에 꽂혀 있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린다는 것이다. 심리치료사 스콧 스프라들린(Scott E. Spradlin)은 “분노할 때 나타나는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며 인식하고, 심호흡이나 몸에 힘 빼기 등으로 몸의 언어와 자세를 바꾸라.”고 조언한다. 이때 즉각적인 감정을 다스리기 어렵다면 잠시 나가 바람이라도 쐬면서 평정심을 되찾고 난 후에 소통을 이어가는 것이 좋다.

 

리더는 자연스럽게 감정을 드러내며 소통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리더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을 구성원은 거의 없다. 리더는 ‘공감의 책임자’이기도 하므로 구성원들의 이야기에서 드러나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구체적인 말과 보디랭귀지로 공감을 표현한다. 감정을 정돈하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솔직하고 인간미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이처럼 구성원들과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나의 감정과 진솔함을 드러내는 것도 필요하다.

리더십에서 감정은 중요한 소통의 수단이다. 포커페이스는 냉혈한이나 로봇이 되라는 뜻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거나 보디랭귀지를 조절하면서 효과적으로 소통하자는 의미다. 리더가 자신과 구성원의 감정을 이해하고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조직의 분위기를 지혜롭게 이끌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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