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을 위한 해결방안, 피아노 치기 [강이순의 피아노와 역량 개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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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을 위한 해결방안, 피아노 치기 [강이순의 피아노와 역량 개발](1)
  • 뉴스앤잡
  • 승인 2024.11.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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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순 소장(피아노 손가락 독립 연구소)은 20여 년 동안 피아노를 가르치며, SNS를 통해 피아노 교육 전문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피아노 좋아하세요?’가 있으며, 현재 서울에서 피아노 교습소를 운영 중이다.
강이순 소장<br>​​​​​​​(피아노 손가락 독립 연구소)<br>
강이순 소장
(피아노 손가락 독립 연구소)

피아노 교육에서는 악보를 보고 자신이 연주해야 할 건반의 자리를 인식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피아노의 88개 건반 중에서 어디에서 칠 것인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이게 다 되고 나면, 첫 계이름을 알아야 한다. 첫 음을 해결하지 못하면 그다음에 이어질 음은 물론이고, 곡을 끝까지 쳐낼 수가 없다. 이렇게 순차적으로 악보를 읽으면서 곡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사고력이 정립되고, 우수해지는 데 크게 이바지한다.

사고력 없이 악보에서 곡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연주를 할 수 없다. 음표를 그림으로 읽으려고 하거나, 눈으로만 읽어내려고 하는 학생들이 이에 해당한다. 피아노를 칠 때, 생각이 빠진 채로 연습하다 보면 피아노 앞에서 집중력뿐만이 아니라 돈, 시간, 에너지마저도 잃게 된다. 연습할 때, 무작정 시간을 흘려보내기보다는 어느 부분이 안되는지, 그 부분을 고치기 위해서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 잘못된 부분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이러한 피아노 연습법은 우선 당장 성과와 결과만을 쫓아가려는 악습관을 막을 수 있다. 곡을 제대로 배우고 익혀서 깊이 있는 소리로 만들어 내는 과정이 먼저가 되어야 한다. 곡의 완성도에 따라서 집중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피아노 치는 학생들의 집중력 문제는 수업 때마다 큰 병을 일으킨다. 이에 따른 증상들이 불러온 결과도 늘 거창하다. 피아노를 배우는 난이도에 따라서 집중도가 비례하지는 않는다. 연령대가 낮다고 해서 반비례하는 것도 아니다.

피아노 초보 학생들이 한 곡을 연주한다고 가정했을 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약 30초 남짓이다. 곡으로 말하자면 2마디다. 뉴욕타임스의 작가 요한 하리의 말에 의하면, 미국에서 10대들이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65초”라고 한다. “직장인들은 평균 3분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정크푸드를 중심으로 한 식품 공급 체계와 생활 방식의 변화가 비만율 증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집중력 위기”가 마치 “현대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 낸 유행병”과 흡사하다고 밝혔다.

이 비만은 “의학적 유행병”이 아닌 “사회적 유행병”이라고 한다. 결국, 이것은 “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쩌면 “깊이 사고하는 능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라며 위기 속에서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집중력의 문제는 무슨 일을 하든지 생각하는 과정의 작은 습관들이 제대로 자리 잡아야 개선이 된다. 그렇지 않으면 피아노 연주를 할 때 건반에서 자리를 잃어버리는 실수를 하는 것과 같다.

피아노를 배우는 많은 학생이 무작정 연습량과 수업시간을 늘리기보다는, 그들과 대화하면서 어떤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해 나갈지 큰 노력과 연구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꼼짝도 하지 않아 보였던 사고력의 문제와 꼬인 집중력의 실타래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피아노 선생님으로서 학생이 잘할 수 있을 때까지 오랫동안 기다렸다. 함정이 있는 곳의 문제를 하나하나 짚어 주었다.

그들에게 무겁고, 버겁게만 느껴졌던 곡이 완성됐을 때 비로소 집중력의 문제도 해결이 되었다. 2마디 이상을 못 넘어가는 많은 학생이 지금은 곡을 무리 없이 연주한다. 피아노 대회에 참가도 한다. 많은 사람 앞에서 무대에 오르기까지 시간은 다소 걸렸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집중력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마치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집중력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화젯거리가 된 만큼, 버려두면 눈덩이처럼 쌓여서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매일 살아가는 삶 속에서 집중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사고력부터 점검해야 한다. 집중력의 시스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면, 아이부터 노인까지 피아노라는 악기 교육을 통해 그들 모두의 삶이 윤택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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