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자기소개서 – 세계 동향 [윤영돈의 채용트렌드](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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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자기소개서 – 세계 동향 [윤영돈의 채용트렌드](15)
  • 뉴스앤잡
  • 승인 2024.09.0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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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과연 특이점에 도래했는가?

 

AI가 모든 인류보다 똑똑해지는 시점을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이라고 한다. ‘특이점(特異點)’이란 미래학에서 문명 발전의 가상 지점을 가리키는 용어로, 미래 기술 변화가 급속히 이뤄짐에 따라 그 영향이 넓어져 인간의 생활이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바뀌는 기점을 의미한다. 특이점과 관련, 컴퓨터 공학자이자 SF 소설가인 버너 빈지(Vernor Vinge)는 특이점의 도래를 2005년으로 추산했으나 20세기에 비해 21세기의 기술적 진보가 크게 떨어져 기술적 특이점이 도래하지 않았다. AI 과학자 레이 커즈와일(RayKurzweil)은 현재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2040년경 AI가 특이점에 도달할 것이며, 이후 인류는 AI에 의해 멸종하거나 혹은 AI 나노 로봇의 도움으로 영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챗GPT관련 서적 중에 특이점이 도래했다고 주장하는 것들도 있는데, 좀더 지켜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채용 시장의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AI의 발전은 주목할 만하다.
AI는 채용 시장의 흐름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2022년 세계 AI HR시장 규모는 38억 9000만 달러(약 5조 원) 수준이며, 2027년에는 176억 1000만 달러(약 22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HR업계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분야로 꼽혔으나 코로나19 이후 디지털전환이 빨라지면서 혁신 기술이 도입되는 추세다. 기업들의 개발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기술 수준 또한 상당히 고도화되고 있다. HR업계는 관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AI 기술 도입을 적극확대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한편, 챗GPT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 수준 또한 생각보다 높아 놀랄 정도다. 자기소개서에 들어갈 스펙과 지원 동기를 간략하게 쓰고 나서 첨삭해달라고 요청하면 5초 만에 완성된 자기소개서를 받아볼 수 있다. 챗GPT가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그대로 받아 쓰는 취준생들의 행태를 보며 “이제 자기소개서의 종말이 온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최근의 채용 전형은 AI 면접, 실무진 면접, 임원 면접 등으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챗GPT로 쓴 자기소개서로 서류 전형은 통과할지 몰라도 그 내용을 기반으로 심층 진행되는 다른 전형까지 통과해 최종 합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따라서 챗GPT사용을 부정적인 시각에서만 볼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미국 구인 플랫폼 레주메 빌더(resume.io)는 챗GPT를 사용하면 취직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근 설문조사에 참여한 2153명의 구직자 가운데 거의 절반이 이력서, 자기소개서 또는 둘 다를 작성하는 데 챗GPT를 이용했으며, 대부분 원하는 곳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를 사용했다고 밝힌 응답자의 4분의 3(72%) 정도가 챗GPT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했으며, 절반 이상(51%)이 이력서를 쓰는 데 챗GPT를 활용했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69%)이 챗GPT로 작성한 지원서를 냈을 때 기업의 응답률이 더 높았다고 답해 챗봇이 기업들의 관심을 끄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78%는 챗GPT가 작성한 입사 지원서를 바탕으로 면접을 봤다고 답했으며, 59%는 오픈AI의 챗봇 기술로 작성된 자료로 지원해 채용됐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채용 담당자들은 자기소개서나 이력서를 작성하는 데 챗GPT를 이용한 구직자는 전문 이력서 작성 서비스 또는 쉽게 구할 수 있는 템플릿 및 온라인 도구를 이용한 구직자와 다를 바 없다며, 채용 관리자 역시 이러한 문서를 검토할 때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물론 이력서를 작성하는 데 챗GPT를 활용한 구직자는 구직 활동에 더 전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AI 생성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외부 플랫폼이 이력서 작성에 점점 더 많이 사용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있다.

수많은 지원자가 AI 기술을 이용하면 채용 담당자가 챗GPT를 사용해 작성된 이력서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게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 채용 담당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굳이 찾아내려고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레주메 빌더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원자들이 챗GPT를 사용하는 주요 동기는 ‘시간 절약’이었다. 대부분의 지원자는 이러한 이점이 위험을 능가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체 조사 대상자의 압도적인 다
수(88%)가 앞으로 입사 지원서를 작성할 때 챗GPT를 쓸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10명 중 4명은 면접관이 챗GPT를 사용했는지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챗GPT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된 면접관의 반응은 항상 긍정적이지 않았다. 면접관이 챗GPT를 사용해 지원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힌 응답자 40% 가운데 35%는 이 때문에 취직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레주메 빌더의 대변인은 챗GPT가 구직자의 면접 또는 취업 가능성을 높인다고 결론 내릴 순 없지만 “생각하는 것과 달리 챗GPT사용이 구직자의 기회를 해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챗GPT 사용이 사기 또는 부정 행위라고 이야기하지만 이 기술을 사용하면 구직자의 시간을 확실히 절약할 수 있다. 아울러 대부분의 응답자는 단점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 11%만이 챗GPT를 사용했기 때문에 취직하지 못했다고 답했을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챗GPT 시대, ‘자기소개서의 종말’을 가져올 것인가?


한편, 설문조사에 참여한 4명 중 3명은 챗GPT가 작성한 자료의 품질이 높거나 매우 높다고 답했으며, 28%는 챗GPT가 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조금’ 수정했거나 아니면 ‘전혀’ 수정할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오픈AI의 챗GPT를 뒷받침하는 기술인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은 이미 수년 동안 사용되어왔다. 이미 자연어 처리(NLP) 챗봇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IT 리서치 기업 가트너(Gartner)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Gartner 2023 Recruiting Innovations Bullseye, www.gartner.com)에 따르면 챗봇 사용은 여전히 실험 단계며, 향후 몇 년 동안은 대부분의 기업에서 전략적 채용 도구로 사용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챗GPT는 일반 사람이 지능적으로 보이는 AI와 직접 상호작용하고, 질문을 이해하며,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이렇듯 채용 시장에서 사용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으나, 이 기술이 대규모로 잘못된 정보를 생성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는광범위한 우려 역시 상존한다. 이 기술이 생성하는 콘텐츠는 때때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며, 프롬프트, 작업 또는 도메인, 교육 데이터의 품질 및 양에 따라 위험과 오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명한 인물의 평판을 왜곡할 수도 있고 사람이 창작하지 않은 작품을 사람이 창작한 작품으로 오해하게 만들 수도 있다.
게다가 AI가 생성한 ‘하이퍼리얼리즘(Hyperrealism)’은 쉬운 사용 방법과 결합돼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퍼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결국 사용자와 기업 모두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잘못하면 법적 또는 평판 문제가 초래될 수도 있고, 제3자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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