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권력 모드에서의 조화로운 리더십 [유경철의 인재경영](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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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권력 모드에서의 조화로운 리더십 [유경철의 인재경영](100)
  • 뉴스앤잡
  • 승인 2024.09.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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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임 팀장은 의사결정을 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린다. CFO는 빠른 의사결정을 원하는데 임 팀장은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팀원들과 다양한 논의를 통해 합의한 결과를 가지고 의사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팀원들과 회의를 하다 보면 논의가 길어지기도 하는데, 임 팀장은 합의될 때까지 논의를 하는 스타일이다. CFO는 임 팀장의 합의를 중시하는 신중함이 불만이다. 리더라면 팀원들과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카리스마 있게 빠른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속도감이 너무 느려서 답답하다.

구성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리더와 구성원들이 책임지고 일을 하도록 밀어붙이는 리더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리더인지 임 팀장은 고민하고 있다.

 

[HBR 리더십 솔루션] 권한행사 모드와 수평 모드에 조화로운 리더십

리더들의 리더십 스타일은 다양하다. 특히 카리스마를 가지고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이는 리더와 수평적인 관점에서 구성원의 합의된 의견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는 리더가 상반되는 대표적인 리더십 스타일이다. 그러나 연구 결과,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뛰어난 리더는 두 가지 상황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카리스마를 가지고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도 있고, 구성원들과 합의를 통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리더의 상황 판단 능력이다. 어떻게 의사결정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가에 대해 센스있고 민첩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인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 미시건간 경영대학원 교수인 린디 그리어(Lindy Greer), 스탠퍼드대 경영과학 교수인 로버트 서튼(Robert I. Sutton)의 공동 연구에서는 리더와 팀이 ‘권한행사’나 ‘수평적인 관계’ 둘 중 하나에 빠지면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권한행사 모드는 리더가 권력을 꽉 쥐고 있는 상태이고, 수평 모드는 리더가 위계 구조를 없애고 권력을 공유하는 상태를 말한다. 카리스마가 넘치고 고압적인 리더가 있는 조직에서는 혁신적이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어렵고, 수평 모드를 선호하는 리더는 명확한 의사결정, 효율적인 조치 등이 부족했다. 가장 성공적인 조직은 리더가 권한행사나 수평적인 관계를 상황에 맞게 조율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조직이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사례는 리더가 권력 모드를 유연하게 전환하는 것이 얼마나 유용한지를 보여준다. 픽사는 <라따뚜이> <니모를 찾아서> <토이스토리> 등 수많은 명작을 만들어 낸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사이다. 32년 간 회장을 지낸 애드 캣멀(ED Catmull)은 ‘두뇌위원회’라는 조직 회의체에서 권력전환 방식을 사용했다. 두뇌위원회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동등하게 발언한다. 회의실 내 권력을 없애기 위해 리더들은 말하지 않고 듣기만 한다. 그리고 회의가 끝나면 다시 위계 구조로 돌아간다. 결국 회의에서는 철저하게 수평 모드로 회의를 하고 리더는 그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이것이 권력전환이 잘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리더가 권력전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4단계 솔루션은 다음과 같다.

1) 마인드셋을 재점검한다

위계가 고정되어 있다는 가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조직은 당연히 위계가 있지만 재즈 뮤지션처럼 즉흥적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권력을 공유해도 권위가 감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리더들은 다른 사람들이 의견을 표명하고 결정을 내리게 되면 자신의 지위가 약해질까봐 두려워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절대로 벌어지지 않는다.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실행이 이뤄질 때 리더십이 더 강력해짐을 인식해야 한다.

2) 자신과 팀을 분석한다

자신이 회의에서 어떻게 말을 하는지 분석해 본다. 말을 많이 하는지 경청을 하는지 분석한 후 말하는 시간이 많다면 경청하는 시간을 늘린다. 팀의 분위기도 파악해야 한다.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는 팀인지, 의견을 내지 않아 곤란한 팀인지 파악해 팀의 분위기에 맞는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 의견을 내지 않는 팀은 리더의 권한행사 모드에 빠져있을 가능성이 크다. 리더는 그것을 인식하고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3) 의식이나 절차를 설정한다

훌륭한 리더는 회의, 프로그램, 프레젠테이션 등 각각의 상황에 따라 전환 모드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미 해군 실(SEAL) 팀은 지휘통제 모드에서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비판과 제안을 하는 회의 모드로 전환할 때, 일시적으로 계급 평등을 알리기 위해 참석자 전원이 모든 계급장을 떼고 회의를 한다. 군대라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전환 모드를 사용하기 위한 의식이나 절차를 사용하는 것이다.

4) 말과 행동으로 모드 변경을 강화한다

리더의 코칭은 하마로 비유할 수 있다. 리더는 하마처럼 물 밖으로 나와 권력을 행사해야 할 때와 다른 사람에게 권력을 넘겨주고 가라앉아야 할 때를 알아야 한다. 물속에 있을 때는 수면 위로 눈만 내놓고 팀을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 이처럼 리더는 상황에 맞게 유연한 기술을 적용하면서 브레인스토밍을 요구하기도 하고, 이를 통해 얻은 의견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전환 모드를 자유자재로 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리더십 인사이트]

세계적인 리더십 학자 켄 블랜차드(Ken Blanchard)는 “리더는 팀원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들에게 존중과 신뢰, 격려와 지원을 끊임없이 주어야 하고, 지속적으로 팀원들에게 적절한 피드백과 인정을 주고, 그들의 성공을 함께 기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성원들에 대한 끊임없는 신뢰와 인정만이 지속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리더들은 자신의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고민이 많다. 리더가 달성해야 하는 것은 결국 조직의 성과에 대한 기여이다. 주어진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면 1차적인 역할을 해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성과를 달성해야 하는가? 리더가 실무자처럼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은 최악의 모습이다. 훌륭한 리더는 리더십의 정의처럼 구성원들의 동기를 불러일으켜 그들이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해 팀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리더는 그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코칭하고 피드백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리더는 상황에 따라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하여 의사결정을 해야 하며, 때로는 구성원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여 그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효율적인 업무 솔루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 두 가지 모드가 자유자재로 전환될 때 리더십과 팀워크는 극대화된다. 리더십에 특정한 스타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리더의 스타일이 존재한다는 것은 리더가 정형화되어 있다는 말과 같다. 따라서 뛰어난 리더는 스타일에 상관없이 상황에 따라 유연한 리더가 되어야 한다. 전문가는 자신이 움직이지만 리더는 구성원을 움직인다. 결국 유연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구성원이 스스로 움직여 성과를 내는 팀을 만드는 것이 리더의 핵심적인 역할이다.

세계적인 야구 감독이었던 LA다저스의 토미 라소다(Tommy Lasorda)는 “관리란 손에 비둘기를 들고 있는 것과 같다. 너무 세게 쥐면 죽고 너무 느슨하게 쥐면 날아간다.”고 말했다. 리더가 유연하고 민첩하게 상황에 대응해야만 조직이 역동적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이다. 훌륭한 리더라면 전환 모드를 잘 활용하여 권한행사와 수평적인 관계의 두 가지 리더십을 모두 적절하게 잘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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