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회사 면접, “우리 회사 제품 경험이 있나요?”[박창욱의 모베훈련법](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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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회사 면접, “우리 회사 제품 경험이 있나요?”[박창욱의 모베훈련법](22)
  • 뉴스앤잡
  • 승인 2024.03.0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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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외통수 질문! 그러나, 너무 걱정 말자. 모두에게 어렵다

조선회사 면접, “우리 회사 제품 경험이 있나요?”

위대한 외통수 질문! 그러나, 너무 걱정 말자. 모두에게 어렵다

지난 번 칼럼의 “우리 제품 써본 적이 있나요? 라는 질문에 이어간다. 조금 변형된 질문이다. 지원 회사가 선박을 만드는 ‘조선회사’이고, 지원자는 인문계인 국문학과 출신이라고 가정해 보자.

“우리 회사 제품과 관련한 경험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이다.

답변 #1 : “네? 제품이라면 선박인데… 어떻게 직접 경험할 수가? (있을 수 없다)”

답변 #2 : “직접 경험은 없고 그림으로 본 경험만 있습니다”

답변 #3 : “군대생활을 해군에서 해서 자연스럽게 접했습니다. 마침 우리 회사에서 건조한 군함이었습니다.”

답변 #4 : “여객선을 자주 타는 편입니다. 어느 회사 제품인지 특징이나 장단점 등을 승무원들에게 꼭 물어보곤 하며 간접 경험이라도 한 편입니다.

답변 #5 : “연평해전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취업 지원을 한 작은 계기입니다. 지원 직무를 인사 홍보로 정하면서 한 달에 한 번씩 조선소 지역의 친구 집에 놀러갔습니다. 근처 술집이나 음식점에서 직원들과 접하기도 했습니다. 근처 호텔에서는 선주(船主) 회사에서 파견 나온 외국인 직원들과 대화도 나누곤 했습니다”

 

왜 이런 질문을 할까?

소비재나 서비스 산업이라면 직접 구매해 보거나 사용해 본 적이 있는 지를 묻는 질문과 같다. 지원자에 대해 우리 회사에 뽑으면 좋을 것이다는 확신을 보여주는 질문이 필요하다. 그것도 한 방에…

입사하고 싶은 동기, 나름대로의 준비(전문성과 인간관계 혹은 필요한 기능 습득)와 다양한 측면의 태도나 인성적인 측면 등이다.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는 그 무엇을 찾는 것이다.

여러 질문을 하고 답을 듣다 보면 ‘말재주’에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선발을 주관하는 인사부에서 모범 질문 등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질문 자체를 만드는 것도 인사담당자에게 큰 일이다. 눈에 드러나는 역량은 당연하고 잠재적인 역량까지도 읽을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는 질문이 최고다.

그런 측면을 감안하는 취업 준비에 좋은 사례가 되길 바란다. 특히 이렇게 중후장대(重厚長大 ; 무겁고 두껍고 길고 큰)한 장비, 첨단 제품, 접근이 어려운 서비스 산업 등은 아예 인터넷 자료나 언론에 보도된 자료만으로 준비하기가 일쑤다.

대개 상식적인 질문만 염두에 두고 준비하거나 인터넷에 나도는 ‘기출문제’만 구해서 ‘정답’을 작성하거나 ‘정답’이라고 알려주는 인터넷 강의만 집중하니 안타깝다.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에 대한 정보, 문제의식, 해결 방안 모색의 실제적인 행동을 중심으로 준비하자. 그러면 취업은 100발100중, 취업 이후에도 즐거운 직장생활이 가능하다. 신입사원다워야 한다.

 

경험해 보지 못한 회사 취업 도전, 상상력과 실행력이다.

1번 답변자가 대개의 면접자가 보여주는 행태다. 2번은 재치가 있다고 해석하는 경우가 있지만 면접이 가지는 중대함을 감안하면 거의 장난 수준으로 보인다.

3번의 경우는 남다르게 보이고 인과성도 높다. 경험도 해 보았으니 무난해 보인다. 그러나, 조금 더 나은 사람과 경쟁하면 밀린다. 본인의 노력이 투입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4번의 경우가 배를 자주 접하는 상황(예를 들면 집이 섬 지역이기에 연안여객선을 자주 이용하거나 선박여행 또는 배에서 하는 선상낚시가 취미 등)에서 제품에 집중하는 경향이 눈에 띈다. 회사의 직원이 해야 할 일은 경쟁사보다 좋은 제품으로 잘 판매하거나 회사에 나타난 문제를 스스로 찾아내거나 고객이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을 찾아 끝없이 개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5번의 경우는 무조건 합격이다. 활동 내용이 좋으니 지원하게 된 계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이기도 하다. 직원이 해야 할 일, 특히 해당 직무에서 할 일을 이해한다면 직접 고객 근처에 가본다는 자세가 바로 눈에 들어온다. 발주한 선주 회사의 직원(필히, 외국인이다)을 만나 대화를 해 보았다면 더 이상의 뛰어난 인재는 없을 것이다.

 

정답이 아니다. 모베(MORE, BETTER THAN)이다.

5번으로 답하는 경우는 만나기 힘들다. 100명중 1~2명 수준이다. 4, 5번이 없으면 3번 수준만 되어도 좋다. 우연히 주어진 상황이지만 선박을 제대로 접해 보지 못한 사람보다는 낫다. 지금부터라도 준비해 보자. 필살기(必殺技)가 될 것이다. 모든 분야에서 그렇게 해 나가자. 큰 돈을 벌 것이다. 인공지능,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가 온다고 하니 더욱 그래야 한다. 경험 자체를 인식하는 IT기술은 없다. 글로, 말로 전환해서 입력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책이나 자료나 기출문제에도 없다.

보다 나은(More than), 보다 좋은(Better than) 답을 기다린다.

 

조금 더 사례를 든다.

실제 가르쳤던 학생이 만들어낸 지혜이다. 보일러 만드는 회사를 지원한다고 했다. 제품 경험이 어렵다고 해서 어디든지 연결될 만한 곳을 찾아가 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몇 가지 사례를 들었다.

혹시 모형 제품이나 미니어처를 구해보아라. 혹은 판매용이 전시된 곳을 찾아가 보든지

집에서 쓰고 있는 보일러를 확인해 보라. 거기서 출발해 보자.

보일러의 부품이라도 구해 보아라. 주변의 A/S센터나 일반 수리점을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랬더니 A/S센터를 찾아가서 제품수리 지침서를 구했다고 들고 왔다. 그것도 과거제품 지침서였다. 현재 유효한 지침서는 그 가게에서 써야 한다면서…

한 달도 안 되어서 취업에 성공했다.

타이어 회사에 지원한다고 했기에 모든 차량을 탈 때마다 타이어 사진을 찍고 스펙도 적어 보라고 하였다. 어땠을까?

자동차 회사를 지원한다는 학생이 있었다. 같은 내용의 필자 특강을 듣고 “교수님, 저 한 학기 휴학하고 동네 자동차정비 공장에 알바로 일할 마음을 먹었습니다” 필자도 가슴이 뛰었다. 본인 전공은 문과이다 보니 너무 취업의 벽이 높아 좌절만 하고 있었다고 한다. 어땠을까?

 

다음 모베 질문

“입사 후 포부는 무엇입니까?”

입사지원서 기본 항목이고 면접에서 물어볼 확률이 높은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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