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18초, 인사담당자는 4분 27초가 걸렸다 [윤영돈의 AI채용](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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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18초, 인사담당자는 4분 27초가 걸렸다 [윤영돈의 AI채용](3)
  • 뉴스앤잡
  • 승인 2023.10.23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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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활용하면, 채용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일본 NTV(www.ntv.co.jp)에서 AI와 소프트뱅크 인사담당자들의 서류전형 검토 시간을 비교 실험한 결과, 5명의 지원자 중 부적격자 1명을 골라내는 데 AI는 18초, 인사담당자는 4분 27초가 걸렸다.

 

이렇듯 AI가 채용 과정에 도입되면서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더 공정해진다는 기대가 있는 반면에, AI가 당락을 좌우한다는 생각에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의료 사무를 전문적으로 위탁 운영하는 솔라스트(www.solasto.co.jp)는 AI를 기업 인사에 활용한 이후 직원 이직률이 37%에서 16 %로 대폭 감소했다.

 

일본 리크루트 캐리어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의 0.4%는 이미 신입사원 채용에서 AI를 활용하고 있었고 7.5%는 새 사원을 뽑는 데 AI의 ‘손’을 빌리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AI 면접관이 화상채팅 등으로 지원자와 질의응답을 주고받으며 직무 적합성을 평가하기도 한다.

 

영국의 ‘피니토(www.fi nito.org.uk)’라는 회사는 AI 면접을 도와준다면서 구직자들에게 9000파운드(약 1300만 원)를 받는 AI 전용 ‘족집게 과외’에도 나섰다. AI 채용 트렌드가 새로운 사업도 발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AI는 자기소개서를 3초 만에 평가한다. SK하이닉스는 SK C&C(www.skcc.co.kr)가 개발한 AI 채용 시스템을 2018  상반기 공채에 도입했다. SK는 앞선 사례들과 달리 AI가 기존 자기소개서 대신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만든 문장들을 학습했다. 계열사 별 인사담당자들이 자기소개서 평가에 활용할 수 있도록 창작한 문장들을 모아 기업이 원하는 고유의 인재상 데이터를 구축했다.

 

IBM 왓슨(www.ibm.com/kr-ko/watson)은 한국어 API 8종을 활용해 AI 플랫폼 ‘에이 브릴(Aibril)’을 통해 1만 명 이상 응시하는 SK하이닉스 지원자 대상으로 테스트한 결과 자기소개서 하나를 평가하는 데 걸린 시간은 3초였다. 에이브릴의 평가 시간은 1인당 3초 이내로 1만 명을 평가하는 데 약 
8시간이 걸렸다.

 

과거에는 1만 명을 평가하기 위해 인사담당자 10명이 하루 8시간씩 7일이 걸렸는데 소요 시간이 70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테스트 결과 에이브릴과 인사담당자의 평가점수 오차범위는 15% 이내로 나타났다. 인사담당자 간 평가점수 오차범위가 15%인 것과 비교해도 적은 수치다.


국내 많은 기업에서 이미 AI 채용 을 도입했다. 이렇게 기업들이 AI 채용을 잇달아 도입하는 이유는 채용 비리 논란을 줄이겠다는 취지와 함께 국내 AI 채용 전문 업체가 등장한 배경도 있다. 국내 AI 면접 솔루션 시장에서는 IT 솔루션 기업 마이다스아이티(http:// www.midasit.com)다.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유니클로, 일동제약, 한미약품, 3M 등 100여 개 기업이 마이다스아이티의 AI 면접 프로그램 ‘인에어(inAIR)’를 사용한다. 

 

코멘토(https://comento.kr)는 2018년 8월 AI 자기소개서 분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구직자의 자기소개서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지원자의 강점과 성향 등을 알아낸다. 그런 다음 기업이 올린 채용공고 가운데 적합하게 인공지능이 추천한다. 이뿐만 아니라 구직자가 이력서 지원을 자동으로 설정하면 인공지능이 지원자의 성향 등에 맞는 기업을 찾아내 알아서 지원한다. 


BGF리테일은 서류심사에만 도입했던 AI 시스템을 직무 적합성 분석까지 확대했다. 상반기 서류심사에선 7% 안팎의 지원자들이 AI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BGF리테일은 지금까지 공개된 논문과 문헌, 기존 합격자의 자기소개서 등과 비교해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에서 문장이 30% 이상 일치하면 표절로 잡아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AI 면접 채용에 도입한 회사는 KB국민은행, SK브로드밴드  등 이다.  은행권도 채용 관련 내홍을 겪었던 만큼 은행연합회 채용 절차 모범규준을 반영해 전문 업체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며, 전형단계별로 사후 감사도 이행했다.

 

국민은행은 서류전형과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필기시험, 토론·인성검사 1차 면접, 온라인·대면 2차 면접으로 선발 과정이 진행된다. 온라인 면접도 은행권에서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활용했다. 이를 활용해 객관적으로 지원자의 장단점, 주요 특징과 적합한 직군을 파악해 면접할 때 참고자료로 쓴다.

 

SK브로드밴드는 채용형 인턴 전형 시 회사 연수원 면접에서 실행하고 있다. 그 밖에 KB증권, KT, 기아자 동차,  CJ, JW중외제약, 한미약품, 일동제약 등이 AI를 이용했다. 

 

AI 면접이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 이전 2018년  채용부터다.  2018년 AI 면접을 도입한 기업은 87개 수준이었으나, 2019년 들어서만 100개를 넘어섰다. 2018년 하반기 채용부터 AI 면접을 도입한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채용 프로세스를 대체하기에는 아직 신뢰도가 확보되지 않은 검증단계”라며 “합격, 불합격 없이 AI 면접 결과지를 면접관에게 제공해 장단점, 직무적합도 등을 참고해 면접을 진행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AI 채용이 표절 검사 등 부정행위를 걸러내는 필터로 유효하고 지원자의 성향을 파악하는 보조 수단으로써 사용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사람을 뽑는 일이 합리적이고 공정하지 않다는 의심과 불안이 AI 채용 확산의 원인이기도 하다. 


AI 채용은 세계적 기업 아마존 채용에서도 논란이 됐다. 2014년부터 비밀리에 AI를 활용한 채용 프로그램을 개발해오다 내부에서 성차별 문제가 불거지자 이를 자체 폐기했다고 한다. IT 기업 특성상 지원자 중에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아 축적된 데이터에 의해 AI가 ‘남성 편향적’으로 서류합격을 시킨 것이다. ‘여성’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거나 심지어 동호회 활동에 ‘여성 체스 클럽’ 같은 어구가 포함돼 있으면 채용 대상에서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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