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중심 사고와 직원 행동주의 [박준우의 인재경영](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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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중심 사고와 직원 행동주의 [박준우의 인재경영](13)
  • 뉴스앤잡
  • 승인 2023.08.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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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이 이슈가 되고 있다. 관리자들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당할까봐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못한다고 아우성이다. 기존의 조직문화나 관행과는 다른 행동 특성을 보이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관리자와 소위 마인드나 결이 다른 팀원들이 생겨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를 까칠함이나 민감성 등 개인의 문제로 원인을 돌리거나, 소위 ‘MZ세대’라고 하는 특정 세대의 특성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조직에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목소리나 ‘새로 고침’으로 대표되는 MZ세대 노조의 등장 등을 설명하거나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는데 가십이나 흥밋거리 정도는 될지 몰라도 그리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보다 동태적 관점에서 접근하면 관리자들의 조직중심 사고와 팀원들의 개인중심 사고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권리찾기를 주저하지 않는 직원행동주의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조직중심사고는 조직생활을 15년이상 한 관리자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기준점이다. 마치 물은 섭씨 100도에서 끓는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물은 끓이는 환경과 그릇의 성질에 따라서 100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끓기도 하고, 고산지대에서는 100도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끓는다. 즉,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는 조직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조직중심 사고가 항상 옳거나 정답이 될 수는 없다. 과거에는 개인이 조직을 위한 부속품이거나 도구로 이해가 되었다. 따라서 조직을 위한 개인의 헌신을 넘어선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도 했다. 이것이 조직중심 사고의 시작이다.

조직 내에서 벌이지는 문제들의 해결을 가장 최선이나 합리적인 솔루션보다는 조직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이 바로 조직중심 사고다. 이러한 조직중심 사고는 결국 개인의 희생을 불러오게 된다. 억울한 피해자와 희생자가 나오기도 하고,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결론이 도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생각이 반복되면 개인의 헌신이나 희생은 당연한 것이 된다. 헌신과 희생에 대한 보상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강요와 강제, 비자발성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되는 것이다.

조직중심 사고는 특히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등이 발생했을 경우 관리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기도 하다. 피해자에게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참으라고 하거나 피해자의 호소를 무시하기도 하는 것이다. 조직중심 사고는 조직내 사건을 은폐, 왜곡하고 당사자의 개인적인 문제로 몰아가는 등 2차 가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조직중심 사고에 맞서 개인들이 선택한 것이 바로 직원행동주의다. 그저 참거나 조직을 떠나거나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불합리한 조직의 문제에 대해서 과감하게 시정을 요구하고,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블라인드를 비롯한 무기명 온라인 플랫폼은 이러한 직원행동주의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 여기에 글을 올리고 공감을 얻고, 이것이 공감을 넘어 행동으로 옮겨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움직임이 노조 조직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관리자들이 이러한 조직중심 사고의 문제점과 직원 행동주의의 영향력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은 합리적인 인식과 정보 그리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조직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서는 직원 행동주의 보다 앞서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하고, 조직중심 사고가 과잉된 경우에는 피해자 중심주의 등 직원 입장에서 접근하는 유연성도 필요하다. 만약 이러한 유연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아마 관리자들이 가장 먼저 직원 행동주의의 격랑 속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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