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돈 주는 프로갑질러, 혼쭐 낼 방법은?! [2023채용트렌드-열정 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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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돈 주는 프로갑질러, 혼쭐 낼 방법은?! [2023채용트렌드-열정 페이]
  • 서설화 기자
  • 승인 2023.06.15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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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태리, 재능기부로 30~40분 분량의 유튜브 영상을 영어로 번역해달란다. 유튜브 영상에서 아직 수익 창출이 되지 않는다면서 말이다.

이 영상을 영어로 번역하는 데 약 4~6시간이 소요된다. 프리랜서마켓 플랫폼에 따르면 영어번역은 1분 당 평균 오천 원에서 일만 원정도의 금액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최소 15만 원에서 40만 원이상의 금액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가수 강민경,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대졸 3~7년 차의 경력직 CS 구인 공고를 올리면서 연봉 2,500만 원으로 기재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라고 타박했다. 곧바로 강민경은 신입 연봉을 잘못 기재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신입연봉도 적다며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렇듯 배우 김태리와 가수 강민경은 사람을 채용하면서 열정 페이 논란으로 뭇매를 맞았다.

열정 페이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 주지 않으면서 열정만을 요구한다’는 뜻이다. 무급 또는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아주 적은 월급을 주면서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를 비꼬는 신조어다.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마땅한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장실습생, 연구원, 군인 등 다양한 대상과 직업군에게 열정 페이가 적용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어떠한 사례가 있는지 살펴보자.

 

 대학생의 현장실습 - 인권 보장 요구 

대학생들의 현장실습은 기업에서 원하는 '경력같은 신입사원'이 되기 위해서, 경력을 쌓는다는 명목아래 저임금이나 무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한다는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되어 왔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 “저임금 대학생 현장실습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취지로 산학협력법이 개정됐지만, 여전히 대학생 현장실습 제도는 값싼 노동력 제공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등이 모인 ‘대학생 현장실습 대응모임’은 6월 12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육부 장관에게 자율 현장실습학기제 폐지를 권고하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대응모임은 “비단 해당 기업이나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인권위가 철저한 조사를 거쳐 열정 페이 논란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구원의 야간 근무수당 - 법적 분쟁 중 

공적으로 발사를 마친 누리호의 주역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소속 연구원들이 초과근무수당 미지급 문제로 법적 분쟁 중이다. 8명의 연구원이 청구한 총금액은 야간·휴일 근로수당 3,000만원이다.

인공위성 우주환경시험 등을 위해 매일 3교대 24시간 근무했지만, 야간 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신명호 항우연 지부장은 6월 8일 MBC 라디오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초과수당 미지급이 개선되지 않으면 젊은 인력 유출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지부장은 "일은 많은데 원자력연구원 등 다른 연구소에 약 1000만 원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으로) 특별상여금을 정부에서 성과급을 줬는데 일시적이라서 새로운 인력들을 충원하거나 젊은 직원들이 빠져나가는 걸 막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항우연은 "초과근무수당 지급 소송 문제에 대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간 외 수당 등 보상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대 초임 장교의 복무 기간 - 지원 경쟁률 하락 추세 

군의 한 관계자는 “2년 뒤 병사 월급 200만원이 실현되면, 하사나 소위와 월급 역전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초임 장교의 70%를 차지하는 ROTC 의무 복무 기간은 28개월이다. 반면 병사들은 18개월로 줄었다. 그러다 보니 ROTC 지원 경쟁률은 지난 2014년에는 6.1대1이었으나 올해 1.6대1로 4배나 떨어졌다.

초급 간부도 열정 페이, 애국 페이에 시달리고 있다. 애국 페이는 군인들에게 터무니없이 적은 급여를 주면서 애국심에 기대며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당직 수당 개선 등 정부와 군이 발표했지만, 실현되지 않아서 초급 간부들의 지원률은 점점 하락하는 추세를 면하기 어렵다고 한다.

대학생, 연구원, 군인 등 열정 페이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은 ‘적게 주고 많이 부려먹자’는 심산이다. 달달한 말로 직원들을 구워 삶아보지만, MZ세대에게 씨알도 먹히지 않으며, 조용한 퇴사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열정 페이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열정 페이, 효과적인 대처 방법  

 

△ 근로계약서 작성에 대한 강조

열정 페이가 아닌 적정한 금액을 받기 위해서 나영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前한국고용정보원 원장)는 근로계약서를 서면으로 명확하게 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노동시장에 대한 이해, 노동법에 대한 지식, 자신에 대한 가치 등 이러한 사항을 사전에 알고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 자기결정성에 따른 대처

LS그룹 김상수 People Lab 부장(경영학 박사)은 열정 페이에 대한 ‘자기결정성’ 여부에 따라 대처 방식을 다르게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김상수 부장은 “자기결정성이 작다면, 성장성이 가능한 곳으로 이직을 시도하면서 자기의 커리어를 위해 현재 업무에 오점이 남기지 않을 정도로만 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덧붙여 “자기결정성이 크다면, 자신이 성장하는 계기로 삼으면서 개인의 비전과 성장이 충족되면 스스로 독립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 고용노동부, 민원 신청

열정 페이, 만약 참기 어렵다면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는 방법도 있다. 고용노동부 민원마당 홈페이지를 이용하여 민원을 신청할 수 있다.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최저임금 미보장 등의 열정 페이 사유에 해당한다면 민원을 접수하면 된다. 그 후엔 정부에서 처리 부서가 배정되고 담당자가 민원을 처리하는 프로세스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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