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쉼, 숨비소리가 필요한 하루 [백선영의 마음톡](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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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쉼, 숨비소리가 필요한 하루 [백선영의 마음톡](1)
  • 뉴스앤잡
  • 승인 2023.05.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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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들은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 해산물을 캐고 올라와 턱까지 차오른 숨을 물 밖으로 크게 내뿜는다. 그때 내쉬는 숨이 휘파람 소리 같다고 해서 ‘숨비소리’라고 한다.

출퇴근길의 피로, 회사에서 사람들과 벌이는 업무적 갈등과 미묘한 기 싸움, 성과와 실적에 대한 압박 등으로 내 마음 같지 않은 하루…. 우리 삶에도 ‘숨비소리’가 필요하다.

 

일상에서 지친 하루를 스마트 폰에 기대기도 한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4시간이 넘는다고 한다. 대부분 본인이 검색한 내용에 따라 알고리즘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콘텐츠를 제공해 주니 별 고민 없이 보는 즐거움에 빠져든다. 알고리즘이 추천해 주는 콘텐츠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건너뛰어도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 없다. 듣고 싶지 않아도 들어야 하는 인간관계와 다르니 피로도가 낮다.

생각도 감정도 차단하는 이 자그마한 스마트폰 공간이 편안한 휴식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다. 여기에 익숙해질수록 나를 위한 진정한 쉼은 멀어지는데 이를 심리학에서는 ‘자기기만’이라고 한다. 사실과 진실이 아닌 것을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는 것이다.

 

<세계정신의학저널>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SNS 알림 메시지와 뉴스 정보 등은 두뇌가 한 가지 정보에 집중할 수 없는 주의 산만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나의 마음과 뇌를 쉬고자 했던 미디어가 사실은 나를 더 바쁘게 움직이게 하면서 나의 ‘쉼’을 방해하고 있다.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쉼’을 통해 몸과 마음의 여유를 찾는 습관이 필요하다. 너그럽게 자신을 바라보는 마음의 상태를 만드는 방법이 바로 ‘자기돌봄’이다. 여기서 ‘돌본다’는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다’라는 의미이며, 돌봄의 대상은 타인이 아니라 ‘나’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근무 중 업무 강도가 높고 퇴근 후에도 이어지는 업무의 연속으로 인해 자신을 돌볼 마음의 여유가 없다. 매스컴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실행되고 있다고 하지만, 실상은 딴 세상 이야기다. 항상 넘쳐나는 업무에 시달리느라 녹초가 되면 나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어쩌면 너무 익숙해져서 ‘다 이렇게 살아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내 지친 몸과 마음을 이해하기보다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고, 한잔 술로 시름을 지워낸다. 하지만 몸과 마음에 피로가 켜켜이 쌓인 나는 오늘도 힘들어하고 있다.

대부분 마음이 힘들어지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며 자신의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린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괜찮아지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내 마음이 다쳤다는 것을 놓치고 있다. 이때는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태도보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하루에 한 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보자. 시간이 길지 않아도 상관없다. 5~10분이면 충분하다. 일기를 쓰듯 하루를 돌아보며 종이에 즐거웠던 감정, 속상했던 감정, 억울했던 감정 등을 써보는 것도 방법이 된다.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다. 나의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힘들었다면 괜찮다고 말해주고, 잘한 일은 칭찬해주면 된다. 자신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자. 이런 순간들이 쌓이면 힘든 상황 속에서도 나를 위로하는 방법을 찾게 되고, 긍정적인 의미도 발견하게 된다. 몸에 상처가 생기면 치료하듯이 마음의 상처도 바로바로 치유하고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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