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높은 사람 vs 자존감 낮은 사람 [정철상의 따뜻한 독설](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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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높은 사람 vs 자존감 낮은 사람 [정철상의 따뜻한 독설](33)
  • 뉴스앤잡
  • 승인 2023.03.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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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은 실제 결과에서 어떤 차이를 보일까. 요리 경험이 적은 초보 주부가 난생처음 전복죽 만들기에 도전하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전복죽의 맛을 내기 위해 필요한 요소 중 어떤 게 가장 중요할까? 신선한 재료? 조리법? 데커레이션? 배우자의 입맛? 아니면 신혼이니까 사랑과 정성 같은 심리적 요소? 이 모든 게 다 어우러지면 좋겠지만, 나는 자존감이 무엇보다 먼저 필요하다고 믿는다. ‘난생처음 만들어보는 음식이라 걱정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잘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요리에 임해야 하는 것이다.


대개 처음 만드는 음식은 인터넷이나 요리책의 조리법을 보고 따라 만들 것이다. 이때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한 번도 안 해본 요리인데,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며 걱정부터 한다. 근심과 걱정은 계속된다. 


‘쌀을 1시간 불리라고 했는데, 깜빡하고 시간을 안 봤네. 어쩌지? 1시간이 되긴 된 건가? 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은데, 혹시 1시간이 지난 거 아니야? 전복을 촘촘하게 썰라고 했는데, 음… 어느 정도 썰어야 촘촘한 거지? 내가 너무 크게 썰었나? 물은 30~40분 끓이라고 했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끓여야 해?  30분인지, 35분인지, 40분인지 명확하게 말해주면 좋겠구먼! 물이 자꾸 없어지네. 더 넣을까, 말까? 지금 저을까, 말까?’


이런 식으로 계속 갈등하고 고민하고 조바심하며 요리한다면 절대 맛있는 음식을 완성하기 어렵다. 설령 타고난 손맛 덕분에 맛있는 요리가 탄생했더라도 자존감 낮은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먹는 사람까지 괴롭히게 된다. 그 앞에 앉아 노심초사 눈치를 살피며 “내 음식 맛없지?”라고 물어보는 게 시작이다.

상대가 맛있다 해도 “거짓말! 맛없잖아… ….” 라며 그의 진심을 한 번 더 떠본다. 상대가 재차 맛있다고 하면 다시 칭찬 듣고 싶은 마음과 그래도 불안한 마음이 뒤엉켜 급기야 같은 질문과 대답을 몇 번씩 반복하게 만든다. 그사이 상대는 상대대로 짜증이 나고, 그의 표정 변화를 보며 결국 스스로 깊은 상심에 빠지고 만다.

심하면 그 단 한 번의 요리로, 앞으로 요리를 계속해도 되는지 말아야 하는지 까지 고민하게 된다. 그때부터는 ‘요리’라는 행복한 일이 심한 압박감을 주는 고통스러운 일이 되는 거다.

 

반면 자존감 높은 사람은 ‘조리법만 잘 따라 하면 되겠지! 나는 처음하는 요리도 충분히 맛있게 만들 수 있어!’라는 가벼운 마음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고 요리를 시작한다. 심지어 맛없게 만들어놓고도 큰소리친다. “어때, 내가 만든 음식 정말 맛있지?”라며 뻔뻔하게 묻고, 상대가 “에이, 맛없는데?”라고 해도 “아니야, 처음 치고 이 정도면 아주 잘 만든 거야!”라며 되받아친다. 그리고 속으로 ‘다음 번엔 좀 더 잘 만들어야지!’라고 다짐하며 다음을 기약한다.

실제로도 이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앞으로 요리를 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도전하기 때문이다. 그런 반복 과정에서 요리도 숙련되고 자존감도 덩달아 향상된다. 이전보다 실력이 늘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비단 요리에만 적용되겠는가. 문서나 기획서 작성, 관리, 경영, 영업, 마케팅, 브랜딩, 스피치 등의 일에서도 마찬가지고, 더 멀리 봤을 때 취업 관문을 뚫는 일이나 인생을 살아가는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설령 두렵더라도 ‘할 수 있다!’라는 마음으로 시도해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아무렇게나 될 대로 돼라!’라는 식의 자세가 아니라 ‘무엇이든 잘해낼 수 있다!’라는 태도로 임해야 한다. 


이런 긍정적 태도는 사회생활 시작을 앞둔 사람들에게 특히 필요하다. 요즘 취업준비생들은 명문대 출신, 고학력, 고학점, 외국어 공인 시험 고득점, 보유 자격증, 해외 연수 경험, 공모전 수상 등의 화려한 스펙이 취업을 위한 절대 조건이라 믿고, 이를 완벽하게 갖추지 못하면 취업에서 불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취업에서 가장 중요한 스펙은 자존감이다. 자존감 높은 사람은 처음에 좋은 직업이나 직장을 갖지 못하더라도 긍정적 방향으로 반복 훈련을 통해 결국 자신이 원하는 수준으로 올라가게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직업적 성공뿐 아니라, 삶의 행복까지 누릴 수 있다. 자존감은 일과 생활 모두를 만족스럽게 영위하는 데 꼭 필요한 핵심 요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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