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지시하는 법 [유경철의 자기경영](56)
상태바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지시하는 법 [유경철의 자기경영](56)
  • 뉴스앤잡
  • 승인 2022.10.13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업으로 누구나 바쁜 상황에서 상사 지시로 인한 프로젝트가 갑자기 주어질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팀장은 늘 난감합니다. 자신이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고 본인과 협의하면서 진행할 실무자는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이럴 때 늘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거나 일 잘하는 팀원에게 업무가 몰리게 됩니다. 그럴 때 팀장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까요?

 

<실제 사례 연구>

김 팀장은 연구부서 6년 차 경력에 기획팀 팀장 경력은 1년입니다. 성 부장님과 미팅을 마치고 나온 김 팀장은 부서 내 10명의 팀장 중 가장 젊고 트렌드 감각도 좋습니다. 어느 날 ‘부서의 5년 후 비전을 구체적으로 그려오라’는 부장님의 지시를 받았다며 팀원들에게 회의를 요청합니다. 얼마 전 큰 프로젝트를 훌륭한 성과로 마친 상태라 부서원들 모두가 지쳐 있었고 누구든지 부장님의 지시 사항을 맡고 싶지 않았습니다.

김 팀장은 월요일 아침부터 부담 가는 업무를 지시하면 당황할 것 같아 간략하게 주제에 관해서만 얘기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각자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정리한 다음 점심 식사 후 오후 2시경 다시 모이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미팅에 모인 팀원들은 의견을 내라는 팀장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없이 업무 노트만 바라보고 마냥 무표정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보다 못한 팀장은 아무도 말을 안 하니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얘기해보자고 했고 팀장 옆에 앉아있던 팀원부터 한마디씩 하게 됐습니다. 어쩔 수 없이 팀원 한 사람이 얘기하면 그 다음 순서인 팀원이 동의 의견을 표시한 뒤 약간의 본인 의견을 덧붙여나가는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회의가 뒤로 갈수록 발표하는 팀원들의 의견은 더 다양해졌습니다. 당장 투입되는 Z 프로젝트(현재 진행 중인 건)로 다들 바빠지고 참여하기 어렵겠지만 부장님 안건의 대상은 정해졌습니다.

결국 평소 업무도 야무지게 잘하며 회의 시 의견도 늘 적극적으로 냈던 팀원이 그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팀원들은 ‘나만 아니면 돼’하며 안도의 숨을 쉬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부서의 5년 뒤 비전 수립 업무를 맡게 된 팀원은 걱정이 가득한 얼굴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단지 ‘일을 잘한다’라는 이유만으로 한 사람에게 업무가 집중되는 상황이 종종 생깁니다. 팀장인 리더로서는 중요한 일을 아무에게나 맡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촉박한 시간 내에 항상 최고의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결국 이와 같은 상황이 생기는 것이지요. 담당자가 된 팀원은 처음에야 무리해 가면서라도 버텨내겠지만 몇 번 진행되면 지치고,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며, 동기부여가 되지 않아 업무 성과마저 떨어집니다. 몇 번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당사자는 지치기 마련입니다.

메인 담당자가 1명 있고, 다른 사람들이 서로 도와주겠다고 하지만 막상 짐을 들 때 1~2명이 약간 힘을 덜 줘도 상자가 들린다면 힘을 약간 빼고 무임승차하는 팀원들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팀원 모두가 알아서 돕겠지…’라고 약간은 무관심인 척하고 기다려주는 것이 그들을 성장시키고 돕는 최선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반드시 같은 무게감으로 일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리더로서 팀장은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먼저 담당한 팀원에게 물질적/정신적 혜택이 주어지는지 살펴봅니다. 업무를 담당하게 된 팀원의 성취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책임 의식을 가지고 내 일처럼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가 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해 ‘그 업무를 맡음으로써 자신이 얻게 되는 혜택(물질적, 정신적)이 무엇인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팀원에게 업무 분장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팀원이 본인의 힘으로 해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본인의 경력 성장이 되는 독립적 성과 측정으로 합의를 해주어야 합니다. 이는 개인의 성과 및 보상으로 실질적인 보상을 받는 프로세스로 만들어 가는 방법입니다. 내재적인 보상이 아무리 중요해도 결국 외재적인 동기부여가 부족하면 지속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MZ 세대가 대거 유입되는 조직일수록 자신이 한 일에 대한 공을 함께 나누기보다는 ‘내가 한 것은 나 자체로의 능력이 인정받기를 선호한다’라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권한 위임으로 범위 공유를 통한 자율성을 부여합니다. 첫째, 의사결정자(팀장)의 권한 위임 범위 공유를 통한 자율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하게 도와야 합니다. 자율성은 동기부여의 중요한 기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둘째, 어느 범주 내에서 업무를 계획하고 권한을 가지며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지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권한을 위임받고 책임을 다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 일하는 방식(Way)을 정해야 합니다. 수평적 조직문화가 정착되어 상시 열린 의사소통이 가능해야 업무 분장이 협의 및 합의가 되고 모두의 만족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팀원 상호 간의 의견과 쟁점들이 건설적으로 대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미팅의 결정 사항이 즉각 팀에 반영되는 일하는 방식이 정착되어야 합니다.

혼자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나 의제도 팀의 집단 창의성으로 해결되고 360도로 팀의 제도와 팀원이 지원해줄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될 때 팀원은 진심으로 열정을 다하게 됩니다.

넷째, 지원 가능 범위 내 퍼실리테이션 스킬을 활용합니다.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팀원 수를 고려하여 업무를 내 외부 업무로 구분하여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부 팀원이 진행할 수 있는 일과 외부 업체가 진행할 업무를 구분해야 합니다. 내부 인력 내에서 해결 가능한 업무는 무엇이고 관련 부서는 어디인지, 유사 프로젝트를 진행한 선배의 관점과 조언 및 관련 문서 등을 참고하여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합니다.

위 상황의 팀원은 계속되는 업무에 대한 마음 부담과 다른 팀원에게 넘겨 줬으면 하는 심정으로 몹시 힘들 수 있습니다. 만약에 현재 팀으로 발령받아 온 지도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면, 그는 ‘과연 이렇게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이 진정 팀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의문도 들것입니다.

이러면 팀의 의사소통 방식과 채널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팀장의 의사소통 방식에 대해서 점검하고 나아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회의 및 미팅에서 팀장의 역할은 리더이면서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의 수행도 필요한 시대입니다. 좀 더 쉽고 경쾌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해 나가는 퍼실리테이션 스킬을 적용하여 팀원 모두가 합의를 이끌어 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미팅 방식으로 업무를 어쩔 수 없이 떠밀려 맡게 된 팀원에게 팀장으로서 할 수 있는 제일 나은 방법은 일에 대한 이해와 추진 방법을 협의하고 제안하는 것입니다.

업무를 분장할 때, 다른 팀원들이 너무 한 팀원에게 치우쳐 있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괜히 해당 팀원에게 업무를 맡기는 것이 미안해서 업무를 맡은 직원에게 과장된 칭찬을 하여 옆 동료들이 오히려 그 직원을 돕기 싫어하게 되거나, 팀 내 갈등으로 번진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내가 도와줘 봤자 저 팀원 고과에나 도움되는 일이지 내게 도움이 되겠어?’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업무를 배분하고 지시할 때 업무별 특성과 강점을 알고 이유와 근거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일의 효율을 높이는 데 정말 중요합니다.

또한, 팀장을 제외하고 팀원들 간에 자발적으로 서로의 능력을 이야기하고 스스로 업무 분장을 하게 하는 방식도 좋습니다. 이때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아서 결국 맨 위의 선배가 알아서 배정하는 것은 팀장이 하는 것과 별다르지 않으니 수평적 소통을 통해 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만약 부서의 5년 후 비전을 설정하는 이 업무라면 팀장은 이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총괄해야 하는 의사결정권자(Accontable)가 됩니다. 하지만 팀장이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어서 업무별로 담당자가 나뉘어야 합니다.

업무 B는 갑 팀원이, 업무 C와 D는 정 팀원이 맡는 등 각자에게 강점이 있는 분야에 대해 실무담당자(Responsible)가 됩니다.

그런데 이들 또한 완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과거에 유사한 업무를 맡았거나,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는 팀원에게 업무수행 조언자(Consulted)가 되게 하여 프로젝트의 성과를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는 아니지만, 내부에 관련 업무 진행 내용을 알아야 하는 마케팅 담당자 또는 재무 담당 등 관련 부서 사람들이 결과 통보 대상자(Informed)가 됩니다. 그렇다면 팀원들과 이렇게 대화해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이번 프로젝트에서 최종 의사결정은 내가 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지게 됩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미팅, 회의, 협의 등 다 곁에서 보면서 도와줄 테니 김 대리가 알아서 진행해 주길 바랍니다.”

"우리 부서다운 미래의 모습으로 비전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다른 팀원들에게 조언을 얻는 기회를 만들도록 도와줄게요. 미래 부서의 모습을 그린다는 것이 막연하고 어렵다는 것은 압니다. 그러나 오히려 애초부터 시작할 수 있는 하얀 도화지니까 색을 입히기 좋을 거라 생각되기도 해요.”

“혼자서 진행하면 어려울 테니 ‘2025 비전 어벤져스’ 군단을 꾸려보면 좋겠어요. 우리 팀원들 모두는 당연히 도와줄 것이고 내가 적극적으로 협조를 요청할게요.”

“업무 진행을 위해 먼저 팀에서 1명씩은 이 부분에 도움 줄 인력들이 있어야 그림을 그리지 않을까요? 그 부분에 대해서 누구와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지 직접 구상해서 알려주길 바랍니다. 그러면 다른 팀에게 ‘2025 비전 어벤저스’ 출범의 필요성과 필요 인력에 대해서는 내가 팀장들에게 업무 협조를 요청할 테니까 그렇게 한 번 해봅시다.”

“마지막으로 쉽지 않겠지만 한번 해보겠다고 의견을 비춰줘서 고마워요. 앞으로 추진 기획을 정리하면서 제가 어떤 부분을 도와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