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신입사원은 입사한 지 얼마 되었다고 벌써 다른 회사로 옮기려고 기웃거리네. 김대리, 당분간 업무 주지 말고 지켜봅시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과장급에게 예전에 보질 못했던 습관이 생겼다며 그 회사의 인사과장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사무실에서 오가는 길에 습관적으로 신입사원이 펼쳐 놓은 컴퓨터 화면을 스쳐본다고 한다. 입사해서 1개월 정도 오리엔테이션 수준의 일을 주는 동안에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엊그제 입사한 신입사원이 또다른 회사의 채용 공고문을 보고 있었다.
그 계기가 있었다고 한다. 우연히 지나가다 보았는데 며칠 안된 신입사원이 취업포털에서 보내온 메일로 채용 정보를 보고 있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는 이젠 취업을 했으니 주어진 일에 집중하며 본인의 성장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정상일 터인데 구인 메일을 받아 보고 있으니 이상하게 생각한 것이다.
입사한지 1년 정도 되는 직원을 통해 그런 성향이 어떤 것이냐고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입사하면 바로 다른 회사에 취직한 대학 동기나 친구들 회사의 급여나 근무조건을 검색해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요즘 그런 정보는 구하기 쉬우니까요. 그런데, 학생 때 본인보다 실력이 못했던 친구가 더 많은 급여, 더 좋은 조건의 회사에 입사해서 근무하는 것을 보면 심리적 갈등이 시작됩니다.”
“그 실력의 기준이 토익 점수, 학점, 자격증 같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친구들끼리 서로 자기의 점수나 수준도 부분적으로 알고 있다고 합니다”
“연말이나 특정 시점에 친구가 취업한 회사가 특별상여금, 격려금 등을 지급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하면 더욱 심각해진다고도 합니다.”
그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그런 단편적인 생각으로 무엇을 할까?
그런 말을 들었던 선배직원이 “자네는 그런 경우가 없었냐?”고 물었더니만,
“왜 흔들리지 않았겠습니까? 부럽기도 마음 한 구석이 휑해지는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회사를 다녀보니까 회사마다 조금씩 인재상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회사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뽑았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또다른 회사에 지원한다고 합격된다는 보장도 없구요. 이 회사를 다니며 다른 회사를 기웃거리며 시험치고, 면접보고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조금 지나면 점수 좋다고 일 잘하는 것은 아니더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 말에다 한 마디를 더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입사하고 보니, 스펙과 업무 역량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성적이나 학점 좋고 이름있는 학교 나왔다는 것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입사 동기들이 일을 잘 하면 출신학교 같은 것은 궁금하지도 않았습니다. 일 못하고, 협조 못하며, 문제 일으키면 오히려 출신학교가 궁금해지는 희한한 현상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입사하자마자 채용정보를 뒤적거리는 후배들에게 일단 업무주지 말고 기다려보자는 말에 100% 동감하게 되었습니다.”
날카로우며 정확한 식견이라는 생각이라며 대견했다고 한다.
신입사원 간보기와 회사 간보기
안타까운 일이다. 입사한 초기는 회사나 업무에 적응하며 한창 기초를 다질 시기에 신입사원은 회사 간보기를 하고, 회사는 신입사원 간보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니 말이다. 황금 같은 시기를 허송세월하고 있는 격이다.
돈 버는 것이 취업의 목적이니 돈에 민감한 것이 이해는 된다. 지금 일하는 곳이상식 이하의 급여 수준이라면 뒤늦게 더 많이 주는 회사를 찾아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일정 수준 이상의 급여라면 당장 일 배우고 성과를 내는 데에만 집중하여야 한다. 입사하자 마자 새로운 채용정보를 뒤적거리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잠시’라는 시간도 돈이다.
다음 모베훈련법
“왜 우리 회사에 지원을 왜 했지요?” 지원 동기를 묻는 질문이다. 지원자의 과거를 묻는 질문이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