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과 강소기업을 이어주는 한국커리어패스협의회, 2009년에 출범하여 40여 개 지역거점대학을 회원교로 하여 진로교육, 취업교육, 채용지원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커리어패스협의회의 회장으로 취임한 이형남 회장, 그에게 중소기업의 현주소와 한국커리어패스협의회의 역할에 대해서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중소기업, 성장의 발판으로 삼다!
- 중소기업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중소기업의 인식개선을 위해서, 정부가 중소기업을 각종 매체 등에 소개하여 홍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길 바란다. 중소기업의 이미지, 제품 광고, 영상 등을 제작부터 운영까지 정부에서 지원하고, 대학에서 홍보물을 제작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정부가 청년들에게 우수한 중소기업과 우수 제품을 알려서 채용 뿐만 아니라 판로도 확보해 주는 역할을 수행해 주었으면 한다.”
- 중소기업에서 원하는 인재가 멀티플레이어형인데, 요즘 학생들 성향은 어떠한가?
“개인적으로 MZ세대는 한 가지를 계속 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변화를 즐기는 세대라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에서 원하는 멀티플레이어형 인재는 MZ세대에게도 적합하리라 생각한다.
중소기업의 업무 영역은 회사 전체라고도 할 만큼 넓은 편이다. 중소기업은 생산, 영업, 기획, 경리 등의 직무를 수행한다. 간혹 사장이나 임원이 해야할 업무 영역까지 전부 진행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업무가 일어나기도 한다.”
- 중소기업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율이 높은 편인데, 개선방안은 무엇인가?
“중소기업에서 우수 인재를 확보하려면 기업의 발전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중소기업은 좋은 아이템, 파괴적인 도전 등을 통해서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높여서 회사의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는 편이 좋다. 현재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회사의 성장 속도를 느끼면, 직원들의 이탈률은 현저하게 줄어든다. 회사와 같이 성장한다는 인식이 일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 중소기업의 인력난이나 자금난을 해소할 방안은?
“정부에서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가지고 있다. 자금 지원, 기술, 판로 지원까지 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정부지원 정책이 중소기업에 만족스럽게 다가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소기업의 정부 가용 자산, 행정 능력 등의 측면에서 보면, 중소기업은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이나 진로를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 그것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 정책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정부 정책을 회사의 실정에 맞도록 활용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중소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고객이 원하는 신규 아이템을 발굴해야 생존이 가능하다.”
- 중소기업을 퇴사한 후, 이직이 쉬운 편인가?
“중소기업에 취업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이직이 쉬운 편이다. 이직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나 압박이 대기업에 비해 훨씬 덜하다. 이것이 중소기업의 아주 큰 장점이다.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중소기업에서 일한 사람이 근무기간이 길고, 대기업에서 근무한 사람은 더 짧다. 그래서 총수입 평균은 비슷한 편이다. 또 대기업에서 중도에 퇴사한 사람은 극단적인 어려움에 빠지는 경우가 많고, 체면이나 자존심 등의 이유로 이직하기가 쉽지 않다.”
- 중소기업의 장점은 무엇인가?
“중소기업의 장점은 정년 근무 가능, 창업의 기회, 업무의 다양성 등이다. 첫째 이직이나 전직을 통해서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 둘째 중소기업에서 일하면 창업을 할 기회가 많다. 셋째 본인이 여러 업무를 섭렵할 수 있어서 획일적인 업무보다는 다양한 일을 하며 다이나믹한 생활을 즐길 수도 있다.”
-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다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어느 곳을 선호하는가?
“대기업에서 10년을 근무했고, 중소기업에도 10년을 근무했다. 대기업에서 업무의 스킬이나 직무 능력을 많이 배웠지만, 능력을 펼치기엔 제약이 많아서 퇴사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기획한 대로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면서 승진도 빨리 했고, 대기업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만족도도 컸다. 개인적으로는 기획한 아이디어를 마음껏 실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소기업을 훨씬 선호한다. ”
- 우수 중소기업은 어떤 기업이라고 생각하는가?
“참신한 아이템, CEO의 도전 능력, 자금 조달 능력 등이 있으면, 유망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중소기업을 평가하여 강소기업으로 지정하는 제도가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첫째, 고객중심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고객에게 얼마나 유익을 주는 아이템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CEO의 탁월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 CEO가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향해 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셋째, 자금력이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의 자금 능력에 따라서 회사의 성장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
- 중소기업을 방문하면, 주로 어떠한 것을 살펴보는가?
“첫째 학생들에게 추천해도 될 만한 회사인지 알아본다. 둘째 이 회사가 어떤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파악한다. 셋째 회사의 채용 프로세스에 맞춰서, 취업준비생들이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지원하여 합격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 중소기업 CEO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우수한 인재가 우리 회사에 머물고 싶어 할까’ 이런 의문을 가지고 회사를 경영할 필요가 있다. 회사의 발전은 우수한 인재의 유무가 결정적 요인이다. 우수한 인재가 지속적으로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기업의 입장에서 대학생이 어떤 회사를 원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 취업준비생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기업을 선호하는 이유는 급여와 근무조건 등이다.
첫째 대기업은 급여가 높은 편이다. 현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봉 차이가 심해서, 현실적으로 학생들은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있다.
둘째 대기업은 직원 복지 제도가 좋은 편이다. 대기업은 휴가 때 숙소 등을 지원해주기도 한다.
반면 근무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에 지원한 취업준비생이 ‘화장실이 너무 지저분해서 입사를 포기하겠다'는 답변을 들은 적도 있다.”
- 취업준비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직업을 선택할 때 시작점의 만족도가 아니라 끝나는 시점의 만족도를 떠올려보길 바란다. 단순히 연봉에 치우치지 말고, 일에서 오는 만족감이 높은 직업을 선택해서 행복한 인생을 만들었으면 한다.”
한국커리어패스협의회, 반도체와 탄소중립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다!
- 한국커리어패스협의회는 어떤 단체인가?
“한국커리어패스협의회는 학생들의 진로교육 및 취업교육, 취업지원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09년에 출범했다. 중견·중소기업에 학생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주목적이다.
현재 지역별로 40여 개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이 회원교로 있으며, 전국 대학 전체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 정기총회는 1년에 두 차례를 개최하고, 운영위원 회의는 최소 2개월에 한 번씩 진행한다.”
- 협의회에서 어떤 주제로 논의하는가?
“기업이 원하는 인재에 맞춰서 대학생들에게 직무교육을 하고자 한다. 지역별로 각 대학의 새로운 아이디어나 새로운 프로그램을 공유한다. 각 대학의 의견을 모아서 새로운 방향의 진로 및 취업 교육 프로그램들을 공유하고 확산시켜 나가고자 한다.”
- 한국커리어패스협의회를 통해서 채용을 진행하면 장점은 무엇인가?
“중소기업은 직무에 맞는 인재를 비용부담 없이 채용할 수 있다. 대학생들은 전문 교수진들이 판단한 유망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 중소기업에게는 학생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판단해서 알려주고, 학생에게는 기업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취업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 한국커리어패스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직무교육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각각의 중소기업을 전부 접촉해서 사전에 어떠한 직무 능력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사전에 철저하게 조사한다. 학생들에게 그러한 능력을 갖추도록 교육을 시키는 역할을 협의회에서 담당하고 있다. 기업에서 필요한 직무교육을 진행하여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 한국커리어패스협회에서 전개했던 사업 중 소개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2015년부터 신한은행에서 연간 10~20억을 지원받아서 50여 개의 강소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교육시켰다. 4년 동안 매해 200~400여 명을 중소기업에 취업을 시키는 성과를 냈다.”
- 최근 기업에서 진행하는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어떤 의견인가?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관련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 과정을 졸업하면 취업이 보장된다고 소문이 나 있다. 기업 교육의 강점은 현장에서 필요한 핵심 직무교육을 실시해서 시간 대비 성과가 높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효율성을 최고 가치로 여긴다. 따라서 기업교육은 투자 대비 성과가 극대화 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관리한다. 향후 사회 변화의 속도에 따라서 기업의 직무교육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물량도 점점 늘어날 것이라 예상된다.”
- 대학의 직무교육은 어떤 강점이 있을까?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기초 직무 교육이나 기초 직무 능력은 누구나 다 갖춰야 한다. 직업기초능력이 잘 갖춰진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대학 교육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장기적인 목표를 통해 대학교육과 기업교육을 조화롭게 가져가는 정책이 필요하다.”
- 대학에서 기업의 의견을 반영해서 직무 프로그램을 수립하는 경우가 많다. 어떠한가?
“20여 년 전으로 영진전문대학에서 최초로 기업에 의뢰해서 주문식 교육을 시행했다. 이제 전문대학뿐만 아니라 4년제 대학도 기업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직무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맞춤식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 앞으로 한국커리어패스협의회에서 어떠한 사업을 전개할 것인가?
“반도체 산업과 탄소 중립 관련 산업에 대한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싶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앞으로 이 분야의 인력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어, 반도체 인력양성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수립하고자 한다.
또 기후 환경과 관련해서 탄소 중립과 관련된 산업에서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회원 대학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인력 수요 정보를 수집하여 인재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선도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형남 회장 현재 한국커리어패스협의회 회장, 한국산학연협회 고문, 미래인재연구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형남 회장은 코리아 리쿠르트 대표이사, 국민대·명지대·인덕대 겸임교수를 엮임했으며,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 사진 = 박주현 기자, 영상 = 박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