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직업이란 건 없다! [정철상의 따뜻한 독설](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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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직업이란 건 없다! [정철상의 따뜻한 독설](18)
  • 뉴스앤잡
  • 승인 2022.07.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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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날, 실직자들을 대상으로 무거운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에 50대 중반 남성이 취업전략만 늘어놓지 말고, 자신에게 적합한 유망직업 하나만 추천해달라고 했다. 어떤 젊은 강사가 그러는데, 중국으로 왔다 갔다 하며 장사하는 보따리 장수가 유망하다면서, 지금 그 일을 할까 말까 고민 중이란다. 보따리 장수처럼 자신이 잘할 수 있을 만한 직업, 그중에서도 반드시 대박날 유망직업을 하나 더 소개해달라고 했다.

맙소사!

직업은 어느 한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직업 역시 생명력을 가진 유기체처럼 끊임없이 흥망성쇠를 이어간다. 시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요구가 있을 때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기도 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사라지거나 다른 직업으로 통합·흡수되기도 한다.

새로 생겨난 직업이 명맥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산업 구조 또는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변형되기도 한다. 그러나 환경에 맞춰 잘 대응하면 직업은 계속 성장하게 되고, 직업의 수는 늘어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유망직업이라는 건 대개 성장하고 확대되는 곳에서 찾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할 때 유망한 직업이 계속 유망한 건 아니다. 언젠가는 성장기를 거쳐, 쇠퇴기로 접어든다. 이때 '서서히 쇠퇴하느냐 빠르게 쇠퇴하느냐'에 따라 직업 수명이 달라진다. 사실상 나는 유망직업이란 없다고 본다. 단지 유행하는 직업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언젠가 유망직업을 쓰라는 어느 교수의 시험문제에 대해 이선영이라는 학생의 쓴 답을 페이스북에서 봤다. 그야말로 걸작이었다.

“앞으로의 유망직업은 없다. 더 정확히 말하면 앞으로의 세상에 ‘유망’이라는 단어는 통하지 않는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안전한 곳만 찾아가는 것은 당장 좋을지 모르겠지만, 그것이야말로 유망하지 않은 직업일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찾고, 그 안에서 확고해지는 것. 자신의 길을 더듬어 우직하게 나아가는 것. 그렇게 찾은 직업이야말로 유망한 것이다.”

이 학생의 시험 답변에 앞서 얘기한 50대 아저씨뿐 아니라, 유망직업을 좇으려는 모든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그러니 유망직업만 좇지 말고, 자기만의 직업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창조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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