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안정성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말라[신의수의 진로이음](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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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안정성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말라[신의수의 진로이음](17)
  • 뉴스앤잡
  • 승인 2022.07.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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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보장이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첫째 청년, 여성, 그리고 노인과 같은 사회적 취약 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다. 둘째 수시로 일어날 수 있는 이직을 지원하는 일이다.

결론적으로 일의 보장이 노동시장 유연성과 조화롭게 유지되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일자리 창출, 일자리의 이동 지원, 창직과 창업의 기회가 제공될 때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과 100세 시대를 맞이해 직업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지고, 직업의 안정성을 어떻게 추구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기업 환경이 지속적으로 바뀌며 필요한 인력도 수시로 바뀌고 있고 수명이 길어져 일도 훨씬 오래 해야 하는 세상이 오고 있다.

과거의 개념으로 비정규직을 없애고, 정년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직업의 안정성을 높이는 길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언젠가 TV프로그램에서 육아휴직을 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한 남성에게 육아 휴직 후 회사로 돌아가는데 부담이 없느냐고 물었는데 답변은 다른 직장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법적으로 육아휴직과 퇴직 연령인 60세까지 고용이 보장되도록 되어 있는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법적으로 정책적으로 직업의 안정성을 보장한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50세 초반이 되면 퇴직하고 만다. 평균퇴직 연령 또한 매년 낮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 직장에서 30년 근무하고 정년퇴직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것이 퇴직 후 그 다음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100세 시대인 지금은 퇴직 후에도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많은데 현재의 관점으로 직업안정성을 정의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조직이 보장해 주는 직업의 안정성은 허상이다. 몸 담고 있는 조직의 경쟁력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이고, 조직이 설사 정년까지 안정성을 보장해 준다하더라도 퇴직 후 개인의 경쟁력까지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이다.

배워야 할 시기에 자기 가치를 높일 시기를 놓쳐 잠재력을 묵히게 되는 경우는 진로상담 시 현장에서 많이 만나게 되는 사례이다.

인터넷에서 본 <당신의 이직을 지원합니다>의 저자 앨리스 전(Alice Jeon)의 사례는 현재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하나의 해답을 준다. 앨리스 전은 대학을 졸업하고 4년간 3개의 직업을 가졌으며 서로 다른 산업에 속한 3개의 회사에서 4개의 직무를 경험했다고 한다.

“진정한 직업의 안정성은 내 이 한 몸뚱이에서 나와야 진짜라고 생각합니다. 내 몸뚱이에서 오는 직업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데는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충분히 배우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역설적이지만 위험을 감수할 때 생긴다는 것입니다”

“파도가 거칠게 몰아치는 해변에서 매번 밀려오는 파도를 온 몸에 맞고 서 있느니 좀 더 먼 바다로 나아가서 신나게 변화의 파도를 타는 것이 재미와 안정을 동시에 잡는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에서 단 한번이라도 위험이 있는 선택을 하고, 그걸 이루어 낸다면 그 사람의 삶은 그 이전과 다른 삶이 됩니다”

필자는 박사학위 논문으로 ‘주된 일자리 퇴직자의 퇴직행동이 진로의사결정, 행동함정, 진로전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사람들은 생애진로주기에서 마주 하는 진로의결정과정에서 지금 있는 곳과 직무에 익숙한 상태로 머물고 싶어 하거나 더 좋은 대안이 있음에도 현상을 유지하려고 하는 현상유지함정에 매몰되어 있으며 이는 점점 연령이 높아질수록 고착화된다.

행동함정에 매몰된 사람일수록 진로의사결정과정에서 위험에 대한 회피적 결정을 내리며 퇴직 시 행동은 비자발적 퇴직이 대부분이어서 진로전환에 상당한 어려움을 호소한다.

직업의 안정성은 한 직장에서 정년까지 오래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잘 될 확률을 찾아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력직 채용은 과거에 회사에서 하고 있는 직무를 경험했느냐를 기준으로 선발하지만, 앞으로 기업들은 해 보지 않은 분야에서 그 분야를 선도할 인재를 뽑아야 한다.

그러므로 과거 일을 해 봤던 사람을 찾기 보다는 무슨 일이 닥치더라도 해 낼 수 있는 사람을 찾을 것이다. 거세게 불어 닥치는 파도를 온 몸으로 막아 낼 수 있는 맷집을 길러야 할 것이다. 평생직장, 평생직업 개념의 기존 일자리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되지 않는 시대이다.

일의 의미와 형태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시대이다.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이여 직업의 안정성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말자.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은 막연하게 기대하고 생각하는 직업 안정성은 저해 할 수 있지만, 진로전체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다.

배가 항구에만 정박해 있다면, 배로써 존재의미를 상실한다. 거친 바다로 나가 항해를 하는 것이 바로 배의 존재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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