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말 시험이 끝났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대면과 비대면의 교육환경에서도 열심히 1학기를 마친 모든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대면과 비대면(zoom)수업으로 진행했던 취업수업에서 기말고사를 1분 자기소개 발표로 진행했다. 지난 학기는 동영상으로 만들어 제출하니 아쉬움이 많아 이번엔 현장 발표로 진행하였다. 1분 스피치 수업 후 먼저 1분 자기소개 원고를 제출하고 피드백을 받은 후 개별 발표로 진행했다. 학생 1명의 발표 시간은 1분이지만 자신의 발표 소감, 교수 피드백, 학생들의 스피치의 잘 된 점과 아쉬운 점을 듣고 나면 10명 발표에 1시간이 지나간다. 2회에 걸쳐 총 4시간이상 소요됐다. 철저한 방역 환경에서도 긴장을 놓을 수 없어 개별 위생에 신경쓰며 진행되었다.
자신의 발표도 신경쓰지만 발표자 피드백 시 근거와 긍정적 표현에 신경쓰도록 했다. 항상 발표수업이 상처뿐인 영광으로 기억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학생 모두 참여하여 서로 코멘드를 하고 평가에 참여하며 평가자 입장도 되어보고, 다른 학생의 발표를 들을 수 있어 1석 3조의 효과다. 지필시험보다 발표 시험은 항상 몇 배의 신경이 쓰인다. 꼼꼼한 피드백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준비도와 참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학교 취업컨설턴트는 발표수업에 참관했다가 학생들 개인별 피드백을 모두 해 준 것에 놀랐고 학생들의 객관적 피드백에 놀랐다며 소감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취업 면접을 본 학생은 몇 명은 취업이 되고, 인턴십 합격을 하기도 했다. 기말 시험기간에 발표 시험이 부담스럽고 어려울 수 있지만 과정에서 얻는 노력과 결과는 오래 기억될 것이다. 코로나로 제한된 취업준비에 이번 발표 경험이 2학기 취업준비에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공감의 시대'에서 새로운 시대의 지식은 사람들이 공유한 경험의 장이라고 하였다. 전문적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이 아닌 협력하고 비판하며 스스로 생각하고 찾아내는 과정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상대방의 관점과 견해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견해를 마음 놓고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공무원 연수교육에서 가장 많은 요구 사항은 참가자들의 사례를 공유하고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공유의 장에서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성장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만 옳고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견해를 수용하는 능력이 미래 사회에서는 더 중요하다.
특히 전혀 다른 분야와 크로스오버 협업을 해야 하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국순당 막걸리와 크라운 조리뽕이 만나서 ‘국순당 쌀 쪼리뽕’이라는 협업 상품이 나왔다. 또한 메타버스와 협업하는 명품 브랜드가 많아지고 있다. 구찌는 제페토 플랫폼에서 아이템을 팔고 월드맵을 운영하고 있다. 이종간의 협업이 다양해지고 혼자가 아닌 함께 일해야 하는 기업 환경에서는 공감과 소통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
미래 사회의 인재를 만들어내는 학교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공감과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한다. 상대를 존중하는 소통은 다름을 인정하는 마음에서 나오며, 나와 다른 견해를 열린 마음으로 듣는 데서 이해와 공감이 만들어진다. 가장 나쁜 소통은 듣는 척, 아는 척하며 에너지를 낭비는 소통이다. 소통의 가치는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함께 만들어간다.
2학기는 대면수업을 준비하는 학교가 많아지고 있다. 비대면 교육의 장단점이 있고 대면교육이 꼭 필요한 과목도 있다. 대학마다 시스템 구축과 컨텐츠 제작, 대면수업 안심 애플리케이션 개발까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교수자는 교수법외 온라인상 학습 참여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과 과제로 모두가 애쓰며 코로나 3학기째를 보내고 있다. 혁신적 교육 환경은 공급자 위주가 아닌 수요자이며 학습자인 학생들의 니즈(needs)를 수용하며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예기치 않은 코로나라는 엄청난 수업료를 지불하며 사회가 격변하고 교육환경이 지각변동을 하고 있다. 빨라진 미래사회로의 출발선에 모두가 서 있다. 대면수업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로 변화하여야 한다. 교수자와 학습자의 적극적 소통과 학문적 성장을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고민해야 한다. 주입식 일방적 교육은 더 이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기업은 스스로 문제를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갖춘 생각하는 힘을 가진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의 사고와 표현능력을 키워주는 대면수업이 전면적으로 다시 시작된다. 예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캠퍼스에서 서로를 대할 것이다. ‘함께’의 소중한 가치를 경험하는 2학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