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 10명 중 4명은 기업들이 경력직을 우대하거나 과도한 스펙을 요구해 구직 활동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구직자 10명 중 3명 이상은 자격증 및 시험 준비를 하느라 취업 활동을 못하거나, 높은 자격 요건 때문에 자포자기하는 실정이다.
22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미취업 청년 500명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이 구직 활동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문제는 '일자리 부족' 30.0%, '경력 위주 채용' 20.4%, '과도한 자격요건' 19.6% 순을 기록했다.
구직활동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이유는 '자격증 및 시험 준비'가 19.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일자리 부족(17.3%) △휴식(16.5%) △과도한 자격요건(13.8%) △계속된 실패로 인한 구직 중단(9.2%)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이 이른바 '중고 신입'으로 불리는 경력직을 우대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자격을 요구해 다수의 청년이 구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취준생들은 이런 기준을 맞추느라 구직을 중단하는 세태가 만들어진 셈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10명 중 3명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점을 최대 걸림돌로 꼽았다. 특히 한국 사회에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인식은 무려 76.4%에 달했다.
청년들이 꼽은 양질의 일자리 조건은 '급여 수준'이 31.8%로 가장 높았으며, '고용 안정성'(17.9%)과 '일과 삶의 균형'(17.4%)이 뒤를 이었다. 미취업 청년들이 희망하는 최소한의 세전 연봉 수준은 평균 3468만 원(고졸 이하 3227만 원·대졸 이상 3622만 원)이었다.
미취업 청년들은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과제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 확대'가 32.7%로 가장 많았고, '체험형 인턴 등 실무 경험 기회 확대'는 16.0%였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신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활력 제고와 고용 여력 확충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