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더라도 일단 시작하자! - '서울동행' 멘토링 봉사활동(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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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뚜렷한 목적의식이 없더라도 일단 시작하자! - '서울동행' 멘토링 봉사활동(6)
  • 김현택 기자
  • 승인 2021.10.25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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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다른 멘토들의 후기를 검색하다보면 높은 윤리의식과 명확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행보가 눈에 띄기 마련이다. 헌신적이고 금전적 대가 없이 이뤄지는 바람직한 활동 예시의 주인공과 자신을 비교하다가 때로는 ‘나는 순수한 의도가 아니니 봉사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거야.’라고 지레 포기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일방적인 도움을 주는 행위라고 생각하는 봉사활동은 사실 멘티뿐만 아니라 멘토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한 대학생이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는 ‘이기적’일 수 있다. 여기서 이기적이라는 의미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필수 봉사활동 시간이나 대외 평판, 취업 스펙 등 자신의 필요에 의해 활동을 시작한다는 뜻이다.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시작하는 봉사활동이지만,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게 된다면 활동 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의 자원봉사 플랫폼 ‘서울동행’을 통해 멘토링 봉사활동에 참가한 홍익대학교 조재형 멘토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방과 후 공부방 서비스인 ‘우리동네키움센터’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그는 처음에는 정량적인 스펙을 위해 시작했던 봉사활동이 이제는 너무나도 즐겁고 자신의 가치관 정립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조재형 멘토 / 출처 : 유튜브 채널 '서울동행'

Q. 어떤 봉사활동을 하고 있나?

A. 조재형 : ‘우리동네키움센터’에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동네키움센터는 동생(멘티) 누구든 이용할 수 있는 여가나 놀이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초등학생들의 돌봄 공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관이다. 내가 활동하는 기관에서는 여러 활동 중에서도 ‘다모임’이라는 회의체를 통해 동생들이 오늘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그날그날 자율적·민주적으로 정해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보드게임이나 놀이활동, 책읽기 등을 할 때 나는 주로 선생님들 옆에서 보조를 해주거나 동생들과 함께 놀아주기, 또는 동생들의 학업을 보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Q. 서울동행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조재형 : 서울동행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 다른 사람들처럼 거창한 이유나 나눔정신 등의 이유로 시작하지는 않았다. 조금 부끄럽지만 교육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시작했다. 그런데 봉사활동을 진행하다보니 지금은 단순히 시간을 채우기 보다는 오히려 내가 더 즐기게 되었다. 동생들의 순수한 진심과 맞닿은 채로 함께 놀다보면 나까지 기분이 좋아져서 지금은 많이 즐기면서 진행하고 있다.

Q. 돌봄 봉사활동을 하며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는가?

A. 조재형 :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 센터장님이 해주신 말씀이 있다. “우리 센터는 모든 동생들과 선생님이 반말로 소통을 한다. 처음에는 놀랄 수도 있고, 남들이 보기에는 ‘예의가 없다, 버릇이 없다.’고 느낄 수 있는데, 그런 것 보다는 동생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주고 동생들과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동생들과 격의 없이 많은 소통을 하려고 하고, 동생들을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소통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사실 앞서 말씀드린 ‘다모임’ 같은 경우도 이러한 분위기에서 탄생이 된 것 같다. 동생들이 직접 자기가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의견을 제시하고, 선생님들은 이를 존중해주고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끔 해주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봉사활동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나도 최대한 동생들을 존중하고, 자율적으로 활동을 지원해주려 노력하고 있다.

Q. 동생들과 함께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

A. 조재형 : 보드게임이나 많은 놀이활동(블럭놀이 등)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많은 제약이 있다. 새로운 보드게임이나 책이 없으면 동생들이 굉장히 지루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관의 선생님들도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고 나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다가 젠가 블록을 이용해 비석치기처럼 가지고 노는 새로운 놀이 활동을 만들었는데, 그것에 대한 동생들의 호응이 너무 좋았다. 옆에서 책읽기를 하던 다른 동생들도 와서 ‘저도 이거 하고 싶어요’ 라고 말하고는 했다. 내가 기획하고 만든 활동을 동생들이 재미있게 해주고 선생님들께서도 기획에 칭찬을 해주시니까 기분이 좋았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의 자원봉사 플랫폼 ‘서울동행’
서울시자원봉사센터의 자원봉사 플랫폼 ‘서울동행’

Q. '서울동행' 활동을 막 시작했을 때와 비교한다면 자신은 현재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A. 조재형 : 처음에 봉사활동을 하러 기관을 방문했을 때는 모두가 그렇겠지만 굉장히 어색했다. 센터 위치도 못 찾아서 헤매기도 하고, 번호 키도 어떻게 누르는지 몰라 앞에서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사실 나는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 동생들과 친화력이 높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막상 동생들을 마주하니까 먼저 다가가지 못해서 약간 어색한 자세로 서있을 수밖에 없었던 모습이 봉사활동을 시작한 나의 첫 모습이었다.

그런데 봉사활동을 진행하다보니까 동생들이 오히려 먼저 친근하게 다가와주어서 고마움을 많이 느꼈다. 그런 부분을 보면서 내 어린 시절을 많이 생각해봤다. 내가 어렸을 때 봤던 대학생 형·누나들은 멋있고 큰 어른이었다. 동생들의 눈에도 내가 멋있는 어른으로 비춰지고 있을까 하는 반성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좀 더 멋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을 더 하게 되었다.

Q. ‘서울동행’ 활동을 앞두고 있거나 혹은 고민하고 있는 멘토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A. 조재형 : 봉사활동을 하는데 멋진 이유나 거창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처음에는 교육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했지만, 봉사활동을 진행하다 보니 이제는 시간을 채우기 보다는 오히려 나 자신이 변화하는 모습을 느끼고 진심으로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굳이 거창한 이유가 없더라도 어떤 이유로 시작했던 간에 봉사활동을 하다보면 일견 거창하다고 생각했던 과정이나 목표가 여러분의 봉사활동 결과가 될 것이다. 스스로 변화하는 경험을 할 수 있으니 우선 용기를 갖고 시작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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