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언택트 상황에서 현장 중심의 온라인 봉사활동을 기획하다! - '서울동행' 멘토링 봉사활동(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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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언택트 상황에서 현장 중심의 온라인 봉사활동을 기획하다! - '서울동행' 멘토링 봉사활동(3)
  • 김현택 기자
  • 승인 2021.10.06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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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 상황은 사람 간의 물리적 거리를 멀리 떨어뜨려 놓고 있다. 멀어진 거리만큼 우리는 기존의 방식과 크게 다른 생활을 해야만 한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되고 학생들도 학교로 등교하지 못하기 때문에 온라인(비대면) 원격수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봉사활동 또한 큰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봉사활동의 대상인 취약계층 및 아동·청소년은 코로나에 더욱 취약하므로 대부분의 활동을 현장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진행하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비대면 활동의 제약이 크기 때문에 교육봉사와 같은 프로그램만을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매년 모교에서 진행되던 현장 중심의 ‘어린이 한마당’ 행사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기획하여 성공적으로 끝마친 학생들이 있다. 바로 서울시자원봉사센터의 자원봉사 플랫폼 ‘서울동행’의 멘토링 봉사활동에 참가한 서울교육대학교 이혜진(컴퓨터교육과 3학년, 부총학생회장), 이현민 멘토(체육교육과 3학년, 학생회장)의 이야기다.

(왼쪽부터) 이현민, 이혜진 멘토 / 출처 : 유튜브 채널 '서울동행'

Q. 서울교육대학교 '어린이 한마당' 에서 맡은 봉사활동 프로그램 구성은?

A. 이현민 : 스포츠 스태킹을 활용해서 다양하게 레크레이션을 준비했다. 스포츠 스태킹이라는 것은 12개의 컵을 빠르게 쌓고 빠르게 무너뜨려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게임이다. "손으로 하는 육상 경기"라는 별명이 있는 만큼 스피드가 중요하다. 저학년 대상으로는 '컵 빨리 쌓기'와 '높게 쌓기' 같은 활동을 구성했고, 고학년으로 갈수록 스포츠 스태킹을 접목시켜 '3-3-3 사이클', '3-6-3 사이클' 등으로 진행했다.

Q. 비대면 온라인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A. 이혜진 : '어린이 한마당'은 매년 서울교대에서 열리는 전통적인 행사다. 그런데 코로나 상황으로 작년에는 진행하지 못했다. 이러한 중요한 행사를 지속하고 싶다는 생각에 비대면으로 기획하게 되었다. 또한, 코로나 상황에 '교육격차'가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교육격차를 심하게 겪고 있는 동생(멘티)들과 서울 전역에 있는 다양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비대면 활동을 진행해보자는 의도로 기획하게 되었다.

Q. 참여자 중심 비대면 프로그램이었는데,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고려했던 점은?

A. 이현민 : 코로나 시대에 다양한 비대면 활동(수업, 행사 등)을 진행하면서, “이런 부분으로 소통하면 재밌겠다”, “이런 부분으로 활동하면 소통할 수 있겠다”는 고민을 평소에 많이 했다. '어린이 한마당' 행사는 어린이날을 전후하여 개최된다. 행사 전, 봉사활동을 하는 친구들끼리 함께 모여서 어떤 활동을 구성할지 약 3일 간 함께 회의했다. 이때, 비대면 활동의 특성을 고려하여 제약이 있는 활동을 제외하거나 수정했다.

사례 중 하나로, '컵 빨리 쌓기’라는 활동을 기획할 때 "(멘토)선생님이 보여주는 대로 쌓으세요"라고 전달하면 동생들이 화면만 보고 따라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컵을 쌓는 방법을 여러 각도로 사진을 찍어서 미리 전달했다. 사진을 보고 동생들이 헤매지 않고 빨리 하는 방법을 체득한 것 같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상 동생들이 동시에 말을 하면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소음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손을 빨리 드는 동생에게 먼저 기회를 주겠다"라고 사전에 공지를 하면, 동생들이 소리를 지르기보다는 빠르게 손을 들고 가만히 기다려 준다. 이렇듯 온라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서로 원활히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의 자원봉사 플랫폼 ‘서울동행’

Q.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었다면?

A. 이혜진 : '해바라기 씨앗 심기 키트' 활동이 기억에 남는다. 처음에는 한 동생이 비대면이어서 그런지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후 활동이 이어지면서 해바라기 씨를 심는 모습도 본인이 직접 카메라에 보여주고, 본인의 꿈 쓰기 활동도 카메라에 보여주었다. 동생이 활발하진 않았지만 무언가 보여주려고 하는 모습들이 너무 고맙고 귀여워서 기억에 남는다.

A. 이현민 : 사상 초유의 비대면 어린이 한마당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계란으로 바위치는 느낌이다”, "할 수 있을까?" 같은 걱정이 많았다. 특히, 동생들과 화상을 통해 처음 만나는 것이라 ‘반응을 잘 해줄까?’ 같은 염려가 있었다. 다행히 활동할 때마다 스피커가 터질 것처럼 고함을 질러주고, “저요, 저요!” 해주는 동생들을 보면서 뿌듯했던 느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봉사활동을 진행하기 전과 후 달라진 본인의 모습 중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가?

A. 이현민 : 시작했을 때는 앞서 말한 대로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마음이 컸다. 성공적으로 동생들과 소통하며 마무리를 한 뒤에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학습격차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구나. 앞으로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더 많이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더욱 도전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졌다.

A. 이혜진 : 코로나 상황에서 비대면 프로그램으로 봉사활동을 하며 동생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기회였다. 팀원 모두 온라인 봉사활동 기획은 처음이었다. 어린이 한마당이라는 모교의 프로그램을 통해 활동한 팀원 모두 각자의 성취를 거둔 것 같아서 뿌듯함이 굉장히 컸다.

Q. 추후 유사한 봉사활동을 기획할 멘토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이현민 : 비대면 상황이라고 해서 어떤 봉사활동 포맷이든 안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면 방식으로 진행하면 편하게 할 수 있겠지만, 비대면 상황에서도 할 수 없는 것은 없다. 주어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PPT를 더 알차게 구성한다거나 진행 내용을 변경하는 등 노력한다면, 충분히 비대면으로도 재미있고 알찬 활동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건 지금 상황과 맞지 않는 프로그램이야’ 같은 제한을 두지 않았으면 한다. 열린 마음으로 방법을 모색하여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구성한다면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경험을 멘토-멘티 모두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A. 이혜진 : 덧붙여서, ‘비대면이니까 어쩔 수 없어’와 같은 마음이 아니라 ‘비대면이니까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해보자’ 같은 마음이 중요하다. 이런 마음으로 기획부터 활동까지 임한다면 기존 봉사활동보다 더욱 의미 있는 활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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