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최선이 아니면 차선, 차차선으로 가라 [박창욱의 텐.퍼.취.미](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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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최선이 아니면 차선, 차차선으로 가라 [박창욱의 텐.퍼.취.미](27)
  • 뉴스앤잡
  • 승인 2020.07.2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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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면서 정한 ‘꿈’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두가 예라고 할 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친구, 그 친구가 좋다. YES도, NO도 소신 있게”

어느 광고 회사의 카피이다. 10%에 드는 소신 있는 인재는 조직의 획일화를 방지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좋다는 것이다.

이 칼럼은 ‘10%에 들어가는 인재(텐. 퍼. 취. 미)’를 목표로 한다. 남다른 성과가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10%의 발상과 행동을 해야 한다. 일자리를 찾는 것도 그렇다. 그런데, 조금만 다른 길로 가려고 하면 엄청난 심리적 저항에 시달린다. 주위에 알고 있는 사람들의 90%가 말린다.

사회와 시장이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다. 취업 또한 미래라는 주제와 뒤섞이며 뭐라고 말하기가 더 어려운 지경이다. 시대를 읽을 능력도 모자란다. 조언을 받아야 할 부모님도 물론이다. 필자 또한 평생에 걸쳐 인사업무를 하고 있고 직업도 여섯 번째로, 다양한 경험을 해봤지만 여전히 힘들다. 피상적인 이야기는 몇 날 며칠 할 수 있지만 속에 들어가면 한계에 부딪힌다.

이럴 때 ‘직업, 취업에 접근하는 대안은 없을까’하는 고민을 크게 하게 된다. 성공한 사람들의 성장 경력과 속 사정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책이나 다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최근에 종편 TV 채널의 ‘동치미’라는 프로그램에서 제법 이름있는 분 10여 명이 나와 입담을 겨루고 있었다. 요리사인 유귀열이라는 분이 본인의 살아온 길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나와 같은 또래의 분이라 귀담아 들어보았다.

앞뒤에 수많은 곡절이 있었지만 생략하고 말을 옮긴다. 여덟 식구가 한 집에서 살았지만 궁했던 집안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고 작정할 때의 이야기이었다. 30대 중반 정도의 나이 때로 추정되는 시기 그는 “돈을 벌어야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기술이 없었다.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복지관(지금의 직업학교)을 찾아가 ‘한복’을 배우려니 만원(滿員), ‘미용’을 배우려니 만원이었다. 그나마 피해서 ‘요리’를 배우지고 가니 다행히 한자리가 남아 공부를 시작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리고, 수많은 난관을 뚫고 지금 한국 최고로 꼽히는 요리사의 위치에 오르게 됐다고 한다. 환갑의 나이인 지금도 어느 음식점에서 메뉴를 개발해주며 연봉을 3억이나 받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을 조금 찾아보니 젊은 요리사들 사이에서 ‘갓귀열’이라고도 한다.

최선이 아닌 차선, 차차선을 찾아간 것이다. 그냥 보기에 세 가지의 분야가 비슷해 보인다고 단정 짓지 않았으면 한다. 취업은 조금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지금 가능한 분야에 빨리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일을 배워가며 정히 맞지 않으면 옮기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2-30대에 미취업 상태, 일에서 멀어져 있는 기간이 길면 길수록 감각이 무뎌지고 긴장도가 떨어져가기 때문이다. 20대에 2시간이면 되던 것이, 30대에는 3시간, 40대는 4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젊은 시절은 그만큼 소중한 시기이다.

또 하나는 직업, 일의 깊은 속성을 모르기 때문이다. 해보지 않으면 모르고 속에 들어가면 드러나지 않는 사정들이 많다. 딱 맞는 최고가 안 되면 차선에, 차차선을 선택한 것이 실제로는 더 맞는 경우도 많다.

지금 80의 연배로 원자력 분야에 세계적 권위자가 되신 분에게서 들은 말이다.

“1950년 전쟁 이후에 이러 저런 장학금으로 미국에 유학을 가게 되었다. 그런데 정작 하고 싶은 전공은 더 이상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당시에 제일 인기가 없었던 원자력 분야 전공을 하게 됐고, 한국의 산업분야 발전에 집중해 지금은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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