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상사, '이상문학상 논란'에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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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상사, '이상문학상 논란'에 공식 사과
  • 한지수 기자
  • 승인 2020.02.0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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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수상 거부, 절필 선언이 이어졌던 이상문학상 사태에 문학사상사가 공식으로 사과했다.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사는 4일 입장문을 통해 “제44회 이상문학상 진행 과정에서 일어난 문제와 그와 관련해 벌어진 모든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깊은 책임을 느낀다”며 “오랜 고민 끝에 올해 이상문학상은 발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무엇보다 본사의 가장 큰 문제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임을 이번 사태를 통해 통감했다”며 “매달 시의적인 주제를 담는 잡지를 발간하면서도 시대정신과 시대가 요구하는 감수성을 놓치며 문학상을 운영했다”고 반성했다.

이상문학상을 둘러싼 잡음은 지난달 4일 올해 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금희 작가가 트위터에 수상 거부 뜻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김 작가는 “수상작의 저작권을 3년간 출판사에 양도하고 이 작품을 내 작품집 표제작으로 쓸 수 없으며 다른 단행본으로도 낼 수 없다는 계약서 조항에 참담해졌다”고 했다. 이어 최은영 작가도 수상 거부 의사를 전달했고 이기호 작가는 “나에게도 연락이 왔다. 우수상이라는데 3년 동안 저작권 양도 이야기를 하길래 가볍게 거절했다”면서 수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지난달 31일엔 지난해 대상 수상자인 윤이형 작가가 “이상문학상을 돌려드리겠다”며 절필 선언을 했다. 여기에 소설가 황정은, 권여선, 조해진, 구병모, 장류진, 천희란, 정세랑, 최은미, 김이설, 우다영, 시인 오은, 권창섭 등이 트위터에 ‘#문학사상사_업무_거부’를 올리며 보이콧 운동을 벌였다.

문제가 된 이상문학상 수상자와의 계약 합의 사항에 대해서는 전면 시정 계획을 밝혔다. 대상 수상작의 ‘저작권 3년 양도’에 관한 사항을 ‘출판권 1년 설정’으로 정정하고, 표제작 규제 역시 수상 1년 후부터는 해제하겠다는 방침이다.

문학사상사는 “최소한의 문학상 운영을 감안한 부득이한 조치”라며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도 작가와 독자의 의견에 귀 기울여 보다 바람직하고 현명한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올해 수상작을 둘러싼 작가들과의 소통 과정에서 “기존의 조항이 직원의 실수였다”고 했던 점 또한 사과했다. “‘직원의 실수’라는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려 했던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 본사의 폐습과 운영진의 미흡함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출판사와 문학상 운영의 어려움에 대해 호소를 덧붙였다. “이러한 입장을 밝히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최근 경영 악화로 본사 편집부 직원들이 대거 퇴직하며 일련의 상황에 대한 수습이 원활하지 못했다. 낡고 쇠락한 출판사가 다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많은 조언 부탁드린다”고 했다.

문학사상은 1977년 이상문학상을 제정했고 대상 수상작 한 편, 우수상 수상작을 묶어 1월에 작품집으로 내왔다. 역대 수상자는 이문열ㆍ이청준ㆍ최인호ㆍ신경숙ㆍ김훈ㆍ한강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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