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노무관리는 과학인가?! [박준우의 인재경영](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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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노무관리는 과학인가?! [박준우의 인재경영](26)
  • 뉴스앤잡
  • 승인 2024.03.2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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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은 과학이다, 라는 말을 광고를 비롯해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말을 사용한 경우 ‘과학’이라는 단어가 가진 ‘권위’ 내지는 ‘파워’가 모든 것을 압도한다. 인사관리에 있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 보통 3가지 근거 중 하나를 앞세우곤 한다.

첫 번째는 벤치마킹이다. 특히 삼성 등 대기업이 한다고 하면 너도나도 유사한 제도를 따라간다.

두 번째는 해당 분야 권위자의 말이다. 피터 드러커 등 경영의 구루들의 권위를 앞세워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트렌드다. AI, 4차 산업혁명, 산업 전환 등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다. 앞으로 이번 칼럼을 포함하여 4회에 걸쳐 벤치마킹, 권위에 대한 의존, 트렌트 추종 등 3가지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대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번 칼럼은 이러한 3가지 각론에 대한 총론 성격이자 개요라고 할 수 있다.

인사노무관리는 경영의 여러 기능 중에서도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처럼 보여진다. 그래서인지 훈수꾼들이 많다. 관리자나 임원이면 누구나 한마디쯤 거들곤 한다. 온 국민이 정치인보다 더 정치에 전문가인 것처럼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한다. 조직 내에는 인사노무관리 전문가가 너무 많다.

인사노무관리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은 것은 인사노무관리가 정교한 기법이나 복잡한 이론, 골치아픈 숫자 등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부분이 크다고 할 것이다. 가장 만만하게 보이는 것이다. 여기에는 인사관리를 감에 의한 것이거나 권모술수와 다를바 없거나 아니면 기존의 전례 등을 답습하는 등 보수적이고 사업과는 무관한 것으로 여기는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문제이기도 하다.

물론 과학은 기본적으로 원인과 결과라는 인과관계를 통해 현상을 설명하고 예측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학을 데이터 분석 등과 같이 계량적인 방법론으로만 좁게 이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조직내 인간관계나 상호작용 등 변수가 복잡하고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이 많은 인사관리에서는 정량적인 분석 외에도 정성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인사이트(Insight, 통찰력이라고 번역되지만 인사이트의 본연의 의미를 다 담지 못한다)라고 하는 것이 인사관리에서는 중요한다. 인사관리가 데이터에 근거하지 않은 감이나 데이터만을 맹신하여 데이터의 행간을 보지 못하는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는 인사관리에서 인사이트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인사관리는 과학이지만 과학 그 이상의 것이기도 하다. 인사관리를 과학이라는 좁은 울타리에 가둘 수 없다. 1+1=2라는 것이 자연과학에서는 공리에 해당하지만, 인사관리에서는 1+1=2가 아닐 가능성이 더 크다. 이는 인사제도가 구성원들의 신뢰와 관계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력은 중력을 믿든 믿지 않든 존재하고 작용한다. 즉, 자연과학의 질서나 법칙은 사람들의 믿음과는 별개로 작동한다. 하지만, 사회과학의 질서나 법칙은 사람들의 신뢰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구성원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평가 제도나, 불공정하다고 인식되어 버린 보상제도는 그 제도 자체가 아무리 정교하고 완성도가 높다고 해도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인사관리는 과학적인 인과관계에 신뢰가 더해져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인사관리야말로 진정한 과학적인 인사관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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