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고 싶습니까? [천기덕의 천기누설](55)
상태바
어떻게 살고 싶습니까? [천기덕의 천기누설](55)
  • 뉴스앤잡
  • 승인 2024.01.29 1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는 복에 의지해 있고, 복은 화가 숨어 있는 곳이다.“ 노자 8장에 나오는 얘기다. 세상의 일은 전화위복이 되는 경우가 많다.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인생의 비극은 너무 빨리 늙고 너무 늦게 철든다는 데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단어 GRIT(돌자갈)이란 말은 열정과 인내로 압축할 수 있다. 그것을 견디고 경험하는 과정이 성공이다. 성공과 실패, 시작과 마무리는 끝난 것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지혜는 경륜의 압축이다. 그것은 배움(學)과 그것의 숙달인 꾸준한 반복연습(習)으로 이루어진다. 공부가 학습과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배움의 가장 진수는 1:1로 하는 것이다. 하나를 알면 하나를 더 묻고 모르는 것은 궁리해서 알아내어 가르쳐야 한다. 효학반(斅學半)이란 말처럼 가르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학습법이다.

 

반복은 그냥 듣는 것의 15배, 가르치는 것은 19배의 학습 배가의 검증된 원리가 있다. 그 으뜸은 1:1로 하는 대화형 학습이다. 그 정수(精髓)가 질문과 응답이다. 서양의 소크라테스, 동양의 공자, 유대인의 하브루타, 우리의 서당공부에서 볼 수 있다. 일대일로 하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을 바로바로 알 수 있다. 부족한 것을 보완해 주는 상보적 원리도 작동된다.

 

사유의 꼬리를 물고 이치를 궁구함에 질의응답만 한 것이 없다. 늘 ‘왜’가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DIKW(Data, Information, Knowledge, Wisdom) Pyramid란 것이 있어 지혜는 터득한 경험과 원리로 0.2%만을 추린 속칭 코어라 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경륜이 쌓인 고수인 것이다. 즉 타인을 잘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다. 자신을 잘 닦고 수련해야 한다. 그것은 논어의 수기(修己) 안인(安人)에서 볼 수 있다.

 

최고차원의 창의성에 이르는 첩경을 Bloom교수의 교육 분류학에서도 알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이해하는 것은 2번째 단계이다. 달달 외는 주입식 암기식 학습이 가장 낮은 단계이다. 이해를 하면 응용을 하고 분석을 한 다음 평가단계로 들어간다. 그리고 최종 단계가 창의성 단계이다. 창의성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 치열하게 반복 궁리하는 가운데서 형성된다.

 

역으로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 라는 것이 있다. 조직이라는 집단에 포함된 개인의 수가 늘어날수록 그 성과에 대한 1인당 공헌도가 비례적으로 늘지 않고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어느 날 술 한잔하자고 약속하고 술은 각자 가져오는 BYOB(Bring Your Own Bottle) party에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병에 물을 담아갔는데 알고 보니 모두가 그렇게 했다는 식이다. 모두가 헛 일을 한 셈이다.

 

직무기술서가 없는 일을 한다면 효율이 무척 낮다. 모두가 이해하는 업무절차 없이 임의 방식대로 하면 효과가 매우 떨어진다. 이것은 마치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 누구도 하지 않은 일이 되고 만다. '내가 하지 않아도 누군가 하겠지' 하는 심리가 깔려 있다. 줄 당기기 시합에서 1:1일 때는 100%의 힘을, 팀원을 늘수록 더 적게, 8명이 한 팀일 때는 49%만 쓴다는 실험결과가 있다.

 

조직에서 링겔만 효과와 반대되는 개념이 있다. 조직 시민행동이다. 누구의 일도 아닌 것은 내가 한다는 것이다. 통계분석 자료를 보니 그런 자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성과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솔선수범과 사회적 정직성을 겸비한 것이 된다. 나의 존재를 더욱 값지게 하는 일이 봉사적인 행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인생은 흰 말이 달리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것 같다’는데 이타적 활동은 복리효과가 있다.

 

경륜이 풍부한 어르신들께 질문을 했다. 지금 다시 삶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살고 싶습니까? '뭔가 이 세상에 남기고 싶다'라고 답했다. 의역하면 기억되는 사람으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싶다는 소망이 들어 있다. 가슴에 저장되고 기억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미이다. 나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 왜 사는가.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우리 모두 여한 없는 웰 다잉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자주 되새기며 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