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여가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신의수의 진로이음](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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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여가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신의수의 진로이음](54)
  • 뉴스앤잡
  • 승인 2024.01.1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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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레져의 아버지라 불리는 듀마즈디에(Dumazedier)는 ‘여가는 일상생활이나 근로생활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소모를 회복시켜 노동 재생산을 위한 촉매, 촉진요소로서 작용하게 되며, 여가로 인해 일에 대한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고 삶의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다. 현대인에게 세련된 의식과 태도를 나타내게 해주며, 새로운 활력의 충전과 새로운 경험의 축적, 그리고 충만한 인생의 기쁨과 행복을 기대하게 해 준다’고 하였다.

또한 ‘관습과 규율, 제도에서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여가형태를 선택함으로써 자기발전, 자아실현을 할 수가 있다’고 했다.

여가에 대한 중장년들의 인식은 아직까지 일은 생산적인 반면에, 여가는 비생산적인 것으로 여기어 비생산적인 여가생활을 하는 것에 죄의식과 수치심을 느끼며, 그 결과 정체감 또는 삶의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또한 여가는 휴식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여가의 의미를 매우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일과 여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구조적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일만이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며, 오락과 여가는 무가치한 것으로 여기던 가치관이 급격히 변화되어 일이 수단이고, 여가는 목적이라는 의식이 팽배해져 가고 있다.

우리는 일 중심의 사회가 아니라 여가가 중심인 사회에 살고 있다. 논다는 것, 쉰다는 것, 그리고 재미라는 것은 모두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것이기도 하고 누구나 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행복추구와 여가의 필요성은 우리가 공부하는 다양한 과목들이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제도는 물론 가족이나 개인적인 삶조차 행복을 추구하는 공통된 목표아래 있다. 행복은 우리 모두의 가장 중요하고 궁극적인 목표 가치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사실은 개인과 사회의 행복추구라는 목표 아래 놓여 있다. 행복을 추구하는 다양한 개인행동이나 문화 중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된 현상이 곧 여가이다. 건강이나 돈, 제도, 대인관계 기술 등등은 여가행동의 직접적인 수단이 되고 있다. 행복을 위해 개인적인 수준에서 여가 기회를 얻고자 하는 개인적인 노력의 추세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그야말로 21세기는 여가문화의 시대가 된 것이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은 미래 사회를 여가문화의 시대라고 부른다. 일을 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래서 인간의 본성이 뒤틀릴 수도 있는 조건이라면, 여가 현상은 그것이 의미 하는 바 자유의지에 의해 유발된 것임을 가정할 때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본성을 내포하고 있다.

 

OECD에서 발표한 2016년 한국의 취업자 1인당 연간 평균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멕시코와 코스타리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OECD 평균은 1,763시간으로 306시간 차이가 난다. 법정 노동시간 8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보다 38일 이상 더 일한 셈이다.

이런 시점에서 2018년부터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워라밸이다. 워라벨이란 ‘work-life balance’를 줄여 이르는 말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말이다. 일, 사회노동, 가사노동과 같은 사회생활과 휴식, 놀이 등 여가생활, 그리고 식사, 배설 등과 같은 기초생활의 균형이라 할 수 있겠다.

장시간 노동을 줄이고 일과 개인적 삶의 균형을 맞추는 문화의 필요성이 대두하면서 등장한 신조어이다. 여기서 균형(均衡, balance)이란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고 고른 상태를 말하는데 일과 삶의 계량적 개념에서의 상태를 의미함으로써 질적 상태를 포함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일과 삶의 조화란 의미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조화(調和, harmony)란 어긋나거나 부딪침이 없이 서로 고르게 잘 어울린다는 뜻으로 일과 삶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 가치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정의할 수 없다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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