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변화를 위한 삼위일체 : 의식, 제도 그리고 관행 [박준우의 인재경영](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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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변화를 위한 삼위일체 : 의식, 제도 그리고 관행 [박준우의 인재경영](21)
  • 뉴스앤잡
  • 승인 2023.12.2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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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환경의 변화를 맡아 조직에게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조직을 유기체로 보는 관점을 취하면 환경변화에 따라 조직은 적응을 해야 한다.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유기체는 결국 소멸되기 때문이다.

초식동물이 포식자에 대항하기 위해 선택한 진화는 두가지 방향이다. 코끼리나 코뿔소처럼 덩치를 키우는 것이 하나고, 다른 하나는 누나 영양처럼 개체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덩치가 큰 초식동물은 포식자로부터 공격을 덜 받게 되고, 개체수가 많으면 일부가 먹이로 잡혀 먹히더라도 나머지 무리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방향 모두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문제는 조직 내부에는 변화에 저항하는 조직적 저항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직적 저항을 넘지 못하면 조직은 변화할 수 없다. 결국 시장의 압력과 선택에서 배제되고 조직은 몰락하거나 사라지거나 쇠퇴하게 될 것이다.

조직에서 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의식의 변화, 제도의 변화, 그리고 기존 관행의 변화 등 세가지가 필수적이다. 의식, 제도 그리고 관행은 조직의 변화를 위한 일종의 삼위일체 내지는 삼대(三大)신기(神器)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조직의 변화를 위한 가장 손쉬운 선택은 제도 변경을 통해 변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성과주의를 강화하기 위해서 호봉제 대신 연봉제를 도입하는 경우 너무나 당연하게도 연봉제 도입만으로 성과지향적인 조직문화로의 변화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보상제도가 개인의 성과와 역량을 강조하는 연봉제로 바뀌었지만, 조직 구성원들의 의식은 여전히 연공주의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제도 변화와 함께 구성원 의식도 같이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의식의 변화는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 기존 사고와 틀을 깨고 나가는 것이 쉽지 않은 까닭이다. 조직은 의식 변화를 위해 끊임없이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거의 세뇌에 가까울 정도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단순한 제도 설명회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특히, 관리자와 일반 직원들을 구분하여 교육할 필요가 있다. 관리자들의 의식이 더 먼저 빨리 변화해야 그 영향이 일반 직원들에게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관행의 변화다. 관행은 기본적으로 조직 내 권력관계나 역학관계, 문화 등이 얽히고 설혀서 만들어진 것이기에 이를 바꾸는 일은 매우 어렵다. 성과지향적 조직을 만들기 위해 평가보상제도를 바꾸고, 교육을 통해 구성원들의 의식 변화를 이끌어내었지만, 이러한 변화가 조직의 해묵은 관행에 의해 좌초되는 경우를 심심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성과지향적 조직문화에서 평가를 통한 보상을 강조하면서도 승진자 관대화 등과 같은 관행이 남아 있으면 평가는 왜곡될 수 밖에 없고, 평가결과를 수용하거나 납득하기 어려워지고 만다. 아무리 제도가 우수하고 제대로 만들어졌어도, 제도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이 생겨나면 그 제도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그렇게 야심차게 준비하고 진행했던 조직의 변화가 ‘관행’이라는 거대한 산에 막혀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하게 되고, 혼선을 초래하고 불신이 팽배해지면 구성원들은 변화대신 기존 방식, 기존 조직의 운영 등을 선택하게 된다.

관행을 없애거나 변화시키는 일 역시 관리자가 앞장 서야 한다. 관행의 상당 부분이 관리자의 권력을 강화하거나 관리자에게 우호적이라고 구성원들은 생각한다. 그런 시각에서 볼 때 관리자가 기존 관행을 변경하는 것은 관리자들의 권력을 포기하는 것도 유사한다. 그럴 경우 일반 직원들도 자신들의 업무상 관행이나 불필요한 것들을 더 이상 고집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관리자들이 여전히 기존 관행을 고수하며 변화를 외면하면 직원들 역시 변화의 필요성 보다는 자신들의 안위와 보신에 신경쓸 수 밖에 없다.

이처럼 관리자들이 앞장서야 기존 관행이 무너지고, 새로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또한 관리자의 의식이 먼저 변화해야 그 변화가 일종의 낙수효과처럼 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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