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새로운 진로로 선회하는 것, 괜찮을까요?” [정철상의 따뜻한 독설](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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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새로운 진로로 선회하는 것, 괜찮을까요?” [정철상의 따뜻한 독설](55)
  • 뉴스앤잡
  • 승인 2024.01.2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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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뜻에 따라 대학 전공을 선택했다가 길을 잃은 청춘

대학 4학년인 27세 청년에게 고민을 의뢰받았다. 원래 꿈은 언론·방송계였으나 부모님의 반대 때문에 부동산학과로 떠밀려 왔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학과 공부에도, 대학 생활에도 열의가 사라져 소위 말하는 스펙이 바닥이라고 한다. 부동산학과를 졸업해 성공한 선배를 보니 이 분야에 욕심이 나기도 하는데, 부모님이 공무원이 최고라 하시니 공무원 시험에 도전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마음속으로는 언론대학원이라도 들어가서 못다 이룬 꿈에 도전해보고 싶기도 하단다. 이렇게 여러 가지 열망이 꿈틀거리다가도 한편으로는 헛된 꿈을 꾸나 싶기도 하단다. 젊은 날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건 분명 청춘의 듬직한 자산이다. 그러나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달려온 사람일수록 진로가 완전히 뒤바뀌게 될 경우 어쩔 줄 몰라 하며 방황한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만일 꿈이 정말 확고하고 그 뜻을 이루고자 하는 의지가 강렬하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용기 있게 도전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그 꿈이 부모나 주변 사람의 설득으로 흔들린다면 그리 확고한 꿈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그토록 자신에게 절박한 꿈인지, 간절한 소망인지 생각해보고 그 신념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해야 한다.


사실 진로 선택의 범위는 무한대에 가깝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넓다. 그런데도 특정 하나의 직업에 목매는 취업준비생들이 의외로 많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다양한 진로 선택의 길이 열려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 아직까지 진로 설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경험이 부족하거나, 진로에는 정해진 길만 있다고 생각하는 오류에 빠진 것이다.


진로 결정을 아직 못 했거나 진로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고 해서 꼭 잘못되는 것만은 아니다. 졸업을 앞둔 지금이라도 제대로 목표를 수립하면 된다. 다만 대학 졸업반이거나 이미 졸업한 경우라면 진로 설계를 체계적으로 다시 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이다. 일단은 취업해서 사회 경험부터 쌓으며 진로를 새롭게 설계를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업을 선택하는 데는 본인의 학력, 전공, 흥미, 역량, 학습, 경험, 성격, 기질, 자격증, 가치관, 직업관, 가정환경, 외국어 능력, 주변 사람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만일 아직까지 진로가 뚜렷하게 설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취업하기 쉽고 어느 정도 대우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찾는다면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일단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는 거다.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라고 생각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현재 조건으로 가장 쉽게 취업할 수 있는 분야라면 관련 학과의 전공이나 경험, 강점을 살리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인재를 모집하고 있는 기업이 당신을 평가할 때 어떤 부분에 높은 점수를 줄까를 고민해보는 것도 도움될 것이다. 만일 당신이 사장이라면 자신의 어떤 부분에 몸값을 지불하겠는지 생각해보자. 현재 당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나, 과거에 성과를 냈던 일이 좋다. 그런 일조차 없다면 조금이라도 끌리는 일을 선택하면 된다.

 

이때 취업 진로 담당 교사들이 특정 직종을 추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무조건 반대하거나 수용하기보다는 그게 어떤 직업인지, 당신과 어떤 부분에서 맞을지, 어떤 부분에서 맞지 않을지 보다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영업직을 추천받았다고 하자. 그런데 영업이라면 무조건 알레르기 반응부터 보이는 학생이 많다. 그럴 필요는 없다. 물론 기본급도 없는 하급 영업직이라면 꺼려지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대졸자 수준을 요구하는 영업직은 대개 근무 조건도 좋고,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배울 점도 있다. 게다가 흥미나 적성검사에서 영업직을 추천받았다면 어느 정도 적성에 맞다고도 볼 수 있다.


대학생들이 무엇보다 뼈아프게 느끼는 건 아직 사회에 진입하지도 못했다는 현실이다. 그러니 뚜렷한 목표가 없다면 영업직을 통한 사회 진입도 나쁘지 않다. 일단은 사회에 진출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지 말고, 경험하며 도전해나가겠다는 자세를 갖자. 두려움을 벗어던지고 온몸으로 부딪치며 배워나갈 각오를 다진다면 분명 다른 일도 잘해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좋은 기업이나 직업을 가지고도 배움을 전혀 얻지 못한다. 부(富)도 얻지 못하고 진정한 행복도 얻지 못한다. 그런 반면 또 어떤 사람은 좋은 직장도 아니고 좋은 직업도 아닌 시시하고 하찮아 보이는 일 속에서도 커다란 배움을 얻고 만족감을 얻는다.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부를 얻을 뿐 아니라 진정한 행복까지 누리면서 매일매일 성장해나가는 삶을 영위한다.


무명이었다가 1990년대에 ‘사랑일 뿐이야’, ‘입영열차 안에서’ 등의 노래가 히트하면서 가요계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던 김민우라는 가수가 있다. 혜성처럼 등장하며 가요계 차트를 석권했지만, 그는 가수로서 더 이상 성공하지 못했다. 짧은 군 생활 후 가요계에 복귀했을 때는 발라드 장르가 이미 인기를 잃어버린 탓이었다. 계속해서 음반을 출시했으나 연이은 실패를 겪었다. 음악으로 실패한 그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는 데, 그마저 실패해서 신용불량자로까지 내몰렸다.
그런데 가수의 길만 걸어왔던 김민우는 30대 중반에 자동차 영업 세일즈맨으로 변신해 새로운 커리어에 도전했다. 세일즈맨으로서는 내향적인 성격도 마이너스였지만 화려한 가수로서의 경력 역시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역경을 딛고 자동차 판매왕으로까지 성장했다. 자신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담은 책 《나는 희망을 세일즈 한다》를 출간하며 과거 자신처럼 힘들어하고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기도 했다.


결국 어떤 일을 하든 자신이 삶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가 운명을 바꾼다. 진로를 바꾸게 되더라도 너무 두려워하거나 좌절하지 마라. 바른 자세로 삶의 원칙에 충실하면서 꿈을 이루기 위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해나가면 언젠가 빛을 본다. 설령 첫 번째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이후 더 나은 목표들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리라. 진로 변경을 두려워하지 마라.

 

당신은 아직 젊고,
새로 접어드는 길에서 어떤 재미있는 일들이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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